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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242211 / 152쪽 135 x 195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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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할아버지는 성을 내며 소리를 질렀다. 고분고분하고 차분하게 해 줄 알약들은 퉤 뱉어 냈다. 간호보조원에게는 호통을 쳤다.
“난 여기에 짐승처럼 갇혀 있소!”
할아버지가 소리쳤다.
“댁들은 날 뭘로 생각하는 거요? 원숭이?”
얼굴이 시뻘게진 할아버지가 욕을 퍼부어 대서, 아빠는 나한테 귀를 막으라고 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을 테지.
-본문 10쪽에서
나는 답하고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털어놨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마치 입이 저 혼자 움직이는 것 같았다. 여름마다 우리가 같이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할아버지 코골이에 잠이 들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를. 그리고 할아버지가 모든 일에 얼마나 능한지를. 커다란 돌을 파내는 일처럼, 변소 지붕에 아스팔트 바른 새 방수포를 얹는 일처럼.
이야기하면 할수록 할아버지는 더욱 젊어지고 더욱 힘세졌다.
-본문 19쪽 중에서
할아버지는 주황빛이 도는 금속으로 된 기관실 문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표지판에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적혀 있었지만, 나는 문을 조금 열어 놓았다. 할아버지가 엔진 소리를 듣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느끼며 멋진 기름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할아버지는 창밖으로 우리가 지나는 섬들을, 바다에 솟아 있는 암석들을, 이런 특별한 날이라 조금 더 각별하게 빛나는 소나무들과 전나무들과 활엽수들을 바라보았다.
-본문 52쪽 중에서
“할머니가 거기 있었어요. 발코니에서 우리한테 손짓했고요. 할아버지랑 진작 갔어야죠. 할아버지가 거기 가고 싶어 하는 거 몰랐어요? 아빠는 할아버지를 눈곱만큼도 신경 안 쓰죠. 아빠는 할아버지 병문안도 더럽게 가기 싫어하잖아요!”
그 말들은 나에게서 세차게 흘러나왔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말하는지도. 할아버지의 말과 할아버지의 분노가 나왔다. 나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빠가 진실을 들었으면 했다. 그럼 아빠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다.
-본문 109~110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