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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데려가

원제 : Människohamn
시리즈 : 문학동네 블랙펜 클럽 시리즈 [59]

욘 A. 린드크비스트 저 | 남명성 역 | 문학동네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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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2849 / 608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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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우리는 더이상 바다에 사람을 바치지 않지만, 어쨌든 바다는 사람들을 데려가. 이야기의 무대는 스웨덴의 외딴 군도 도마뢰. 해도에서도 찾기 힘든 이곳에서는 먼 옛날, 어획량에 대한 미신 때문에 주기적으로 바다에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왔다. 당국의 단속과 조치로 인신공양 풍습이 사라지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과거를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현재, 마치 바다가 스스로 제물을 데려가려는 듯, 사람들이 또다시 소리 없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등대가 있는 무인도로 가족 소풍을 나갔다가 어린 딸 마야가 실종되는 사건을 겪은 안데르스는 당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홀몸으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옛집에서 딸이 가지고 놀던 구슬들을 밤늦게까지 들여다보다 잠든 다음날 아침, 그는 식탁에 ‘날 데려가’라는 문장이 서툰 글씨체로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딸의 혼이 주위에 떠돌고 있다는 환영에 시달린다. 마야가 즐겨 읽던 그림책과 무서워하던 아이스크림 가게 마스코트, 무리에서 따돌림당하고 쫓겨나다시피 한 채 죽음을 맞은 옛 친구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도와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팔다가 목격한 기이한 풍경 등도 잇따라 유령처럼 떠올라 그를 괴롭힌다. 한편 젊은 시절 유명한 마술사와 친분을 맺었던 안데르스의 할아버지 시몬은 항구에서 ‘스피리터스’라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생물체와 조우하고, 그를 통해 물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을 발견한다. 안데르스의 할머니 안나그레타와 오랫동안 사실혼 관계로 지내왔지만 도마뢰에서는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는 그는 자연의 지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군도 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느끼면서 최근 들어 바다에 일어나는 심상치 않은 변화를 감지하고 경계한다. 바다 위 땅이 위태롭게 간직해온 어두운 과거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하나둘 터져나오는 가운데 바다의 분노는 점점 쌓여가고, 마침내 온 섬을 집어삼킬 거대한 해일이 몰아닥친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북유럽의 천재적인 스토리텔러 거대한 자연에 대한 오랜 공포를 환상적인 호러로 풀어내다! 『나를 데려가』에서 호러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것은 사악한 유령도 끔찍한 크리처도 아닌, 사방을 둘러싼 망막하고 드넓은 바다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군도 사람들에게 풍부한 물자를 제공하며 삶의 터전으로 기능하지만 필연적으로 마을 공동체의 폐쇄성을 강화시키는 바다는 때로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무자비한 힘을 발휘하며 경외와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태풍에 휩쓸려서, 물에 빠져서, 혹은 그저 이유 없이 바다에서 사라져간 이들은 마을 사람 각자의 기억에 들러붙어 있다. 린드크비스트는 이러한 자연의 이중성에서 느껴지는 본능적인 공포를 소설 내내 끌고 가되, ‘스피리터스’라는 미스터리한 생물체와 그것의 초현실적인 능력을 견인차 삼아 색다른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때로 설명할 수 없이 거칠어지는 바다의 힘과 그 앞에서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 군상을 오컬트적 요소를 빌려 묘사해내는 대목에서는 그만의 개성과 전복적인 장르 문법이 빛을 발한다. 곳곳에 등장하는 대중문화 기호와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설정도 눈길을 끄는데, 1980년대 인디 신을 사로잡았던 영국 밴드 ‘더 스미스’의 시적인 가사가 등장인물의 우울한 정서와 맞물려 묘한 시너지를 낳고, 시몬의 과거 이야기로 등장하는 마술사의 활약상은 한때 거리의 마술사로 활동했던 작가의 경력을 연상시킨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스티그 라르손, 『스노우맨』의 요 네스뵈, 『저체온증』의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 등 북유럽 스릴러를 대표하는 작가들은 이제 국내에도 익숙한 이름으로 자리잡았다. 정통 형사 미스터리에서 발휘되는 냉철한 현실감과 치밀한 플롯만큼이나, 지리적 요건으로 인한 고립감과 신비로운 분위기 역시 특유의 스산함으로 장르 독자들을 유혹한다. 올여름 얼음과 신화의 땅에서 태어난 이 호러 스릴러를 만나봐야 할 이유다.

저자 소개

1968년 스웨덴 블라케베리에서 태어났다. 무시무시하고 환상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 십대 시절부터 거리 마술쇼를 선보였고, 마술사로 활동하며 북유럽 카드 트릭 챔피언십에서 2등에 입상하기도 했다. 그후 십이 년 동안 스탠드업 코미디언, 텔레비전 코미디쇼와 드라마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블라케베리에 사는 뱀파이어를 그린 자전적 작품 『렛미인』을 완성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괴상하다는 이유로 여덟 군데의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다. 결국 2004년 우드프론트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듬해 노르웨이에서 ‘최고 번역소설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또한 스웨덴, 독일, 미국 등지에서 영화화 제안이 밀려들어 그중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린드크비스트 본인이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영화 <렛미인>은 트라이베카 영화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고, 2010년 할리우드 버전으로도 다시 만들어졌다. 2005년 발표한 두번째 장편소설 『언데드 다루는 법』은 시체들이 깨어난 스톡홀름 전역에서 혼란에 빠진 인간 군상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출간되어 호평을 받았다.
그밖의 작품으로 『종이 벽』 『인간 항구』(문학동네 출간 예정) 『작은 별』 『묵은 꿈들은 흘려보내길』 『우리의 살, 우리의 피, 우리의 뼈』 등이 있고, 『인간 항구』는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인 셸마라겔뢰프 상과 예테보리 포스텐 문학상을 수상했다.

역자 소개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PD와 인터넷 기획자로 일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보헤미아 우주인》 《아르테미스》 《나이트 이터널》 《거인들의 몰락》 《세계의 겨울》 《영원의 끝》 《우리들의 반역자》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 《본 슈프리머시》 《높은 성의 사내》 《남겨진 자들》 《스노크래시》 《셜록 홈즈: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바스커빌 가문의 개》 《로빈슨 크루소》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닻 모양 조형물의 눈높이에는 명판이 달려 있다. 명판에는 ‘바다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기억하며’라고 쓰여 있다. 그러니까 닻은 땅에 묻히지 못한 시신들과 나무 밑에 뿌려지지 못한 유골들을 위한 추모비인 셈이다. 집을 나섰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59~60쪽)

매년 치르는 희생은 사람들의 영혼에 손상을 입혔다. 희생자를 뽑을 때 여자들과 아이들을 제외하는 제도는 오래가지 않아 사라졌다. 투표는 여전히 남자들만 할 수 있었기에, 부끄럽게도 가장 선택될 위험이 높은 건 여자들과 아이들이었다.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어린아이를 묶어 뱃전에서 던지고 물에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을 즐거워할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랬다. 관습이었기에 그래왔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을 갉아먹었다. (245~246쪽)

“우리는 더이상 바다에 사람을 바치지 않지만, 어쨌든 바다는 사람들을 데려가. 어쩌면 이제 일 년에 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 여름이든 겨울이든 가리지 않을 수도.” (252쪽)

마야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소멸해버렸다. 마치……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자신이 원했기에 딸이 사라졌다는 설명도 논리적이지 못할 것은 없었다. 안데르스는 계속 그런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어떤 식으로 보든 그는 늘 같은 결론에 다다랐다. 그는 자신의 아이를 죽인 것이다. (472쪽)

목차

1 사라지다 11
2 사로잡히다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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