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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1110547 / 212쪽 11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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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잊을 수 없는 시구들을 보들레르만큼 많이 남긴 시인은 없다. 사랑·우울·여행에 대하여, 그만큼 잘 말한 작가도 없다. 그에게 여름은 영원히 끝나버린 계절, 잃어버린 낙원이었고, 그는 그것을 시를 통해 되찾고자 했다.
보들레르는 근대인인 동시에 반反근대인이었다. 오늘날의 우리에겐 추문이 될 수도 있을 몇몇 견해들을 표명하기는 했으나, 그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동시대인으로 남아 있다. 그는 진보를 혐오했고, 예술을 위협하는 사진술의 등장을 지켜보며 그 권위를 떨어트리고자 했다. 신문이 출현하여 대량으로 인쇄되는 것을 보고는 자살을 할 생각까지 했으며, 영원한 ‘악’과 싸웠다. 이 상처 많은 인간의 작품들 ㅡ 운문시와 산문시, 미술 평론과 문학 평론, 일기 같은 단장들, 풍자와 격문 ㅡ 은 발표 당시 선동적 요소들 때문에 유죄 선고를 받았으나, 곧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들라크루아와 마네를 예찬했던 보들레르는 근대 세계에서의 예술의 권위 상실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명철한 관찰자의 한 사람이었다. 댄디를 자처하면서도 넝마주이의 친구이기도 했던 그는 누구보다도 역설적인 존재요 괴짜 중의 괴짜였다.
이 책은 라디오 방송국 <프랑스 앵테르>에서 2014년 여름에 방송된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을 바탕으로 저술되었다. 저자 앙투안 콩파뇽은 보들레르의 작품 세계를 “종횡무진” 마음 가는 대로 헤집고 다니며 우리로 하여금 《악의 꽃》과 《파리의 우울》을 다시 펼쳐 들게 만든다. 서른세 개의 짧은 장章을 통해, 어디에도 분류할 수 없고 어디로도 환원시킬 수 없는 인간 보들레르와의 만남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출판사 리뷰
생이라는 형벌을 살았던 사람,
견디기 힘든 삶의 우울을 황홀한 우울로 만든 시인, 보들레르
작가이자 저명한 문학평론가인 앙투안 콩파뇽은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이라는 제목의 이 책을 시작하며,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보다 터무니없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에게 보들레르는 “그리움과 가을의 시인”이고, “석양과 그림자”를 더 많이 예찬한 시인이었다.
보들레르에게 여름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여름, 영원히 사라져버린 여름이었다. 여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2년 후 어머니가 재혼할 때까지 “어머니의 애정을 맛보았던 그 호시절”에, 보들레르는 “작지만 조용한” 뇌일리의 “하얀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때 이후로, 시인은 태양이 제 마지막 불꽃을 커튼을 통해 식탁 위로 비출 때의 그 “길고도 조용한 식사”를 언제까지나 추억하고 또 추억하게 된다. 그러니 보들레르에게 여름과 태양은 그 어떤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이지만 돌아갈 수 없는 향수의 대상일 뿐이다.
이 책은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인 <프랑스 앵테르>에서 여름을 맞아 야심작으로 기획한
보들레르는 자기 평가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노트·편지 등에서 부단히 자기 평가를 하곤 했다. 특히 어머니에게 편지를 쓸 때 그랬다. 삶을 바꾸겠다, 포도주와 해시시를 끊고 정부情婦와 헤어지겠다, 좀 더 건전하고 좀 더 점잖은 새 삶을 시작하겠다, 스무 살 때의 분별없는 짓들 때문에 그 후 내내 그의 숨통을 조여온 후견인 취소 결정을 얻어내기 위해 “아주” 정착을 하겠다, 등등의 약속을 하곤 했다. _ 42p
생이 피라미드의 돌만큼이나 무겁고, 버겁고, 불균형적이다. 권태와 우울이 시간을 침범해 시간을 영원으로 바꾸어놓는다. 하지만 사막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었으나, 아직 시인은 태양이 멤논의 조상처럼 저녁 어스름 속에서 모습을 감출 때 마지막 노래를 날릴 수 있는 “늙은 스핑크스”에 비유된다. 완전한 고독 속에서, 시인은 아직 노래하고, 그 궁극의 기념물인 이 시가 남는다. 부단히 실존해야만 하는 절망에도 불구하고, 예술 작품을 통한, 시를 통한 생존의 희망은 남아 있다. _ 53p
보들레르가 보기에 위고는 천재와 바보의 유사성을 증명해주는 사람이었다. 아둔함은 자신을 감시하고 자신을 비판하고 자신을 검열하는 일을 망각하게 해주기 때문에 창작을 쉽게 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지만, 자신에게는 그런 아둔함의 함량이 부족함을 보들레르는 잘 알고 있었다. _ 74p
이처럼 《불화살》의 불운한 이야기에서 《파리의 우울》의 풍자적 풍속화로 넘어가면서, 보들레르는 이 산문시를 통해 현대의 예술가가 느끼는 모멸감을 극복할 수 있었고, 그 모멸감을 여전히 시의 권위에 곧잘 속는 동시대 사람들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자기 긍정으로 바꿀 수 있었다. 보들레르는 현대 세계에서 예술이 어떻게 권위를 상실해 가는지를 누구보다 명철하게 관찰한 사람이었다. _ 80p
우리는 그가 당시의 여러 편견의 희생자였다고, 당시의 대다수 사람보다 그가 유난히 더 언어도단의 언행을 한 건 아니라고, 발자크·생트 뵈브·바르베 도레빌리·플로베르·르낭·텐느·공쿠르 형제 등이 쓴 글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끔찍한 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하면서 그를 변호할 수 있을까? 어려운 얘기다. _ 185p
《악의 꽃》에서나 《파리의 우울》에서나, 잔혹과 연민, 냉혹과 자비 둘 중 어느 쪽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참으로 쉽지 않다. 보들레르는 싸구려 감동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냉혹한 산문시에도 더없이 약한 존재들을 살펴보는 시인이 있다. <늙은 곡예사>의 버림받은 희극 배우 앞에서 그러듯이. _ 187p
그 삶은 실패한 끔찍한 삶이었다. 훗날 사르트르는 그 점을 매우 강조하면서도 그의 작품이 성공했다는 사실을 덧붙이는 건 까먹는다. 그의 실패한 삶은 숭고한 작품을 위한 대가였다. 그래서 우리 모두 보들레르의 시구들을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지 않은가. 초등학교 때 배워 우리 작은 뇌의 검은 방 속에 영원히 각인되었기에, 지금도 우리가 암송할 수 있는 그의 시들 말이다. _ 191p
그의 상습적인 아이러니는 어느 쪽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게 한다. 그는 너무 똑똑해서 닳고 닳은 통념은 만들지 못했고 아직도 우리가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역설을 한 보따리 남겼다. _ 193p
“여름은 어제” 7p
01. 오픽 부인 14p
02. 사실주의자 19p
03. 고전파 24p
04. 바다 30p
05. 어두운 전조등 36p
06. 미루는 버릇 42p
07. 우울 49p
08. 혹평에 대하여 54p
09. 거울 60p
10. 파리 65p
11. 천재와 바보 70p
12. 후광의 분실 76p
13. 지나가는 여인 81p
14. 들라크루아 86p
15. 예술과 전쟁 92p
16. 마네 98p
17. 웃음에 대하여 104p
18. 현대성 110p
19. 아름다운, 괴상한, 슬픈 115p
20. 1848년 120p
21. 사회주의자 126p
22. 댄디 131p
23. 여자들 137p
24. 가톨릭 신자 143p
25. 신문 149p
26. “꾸며야 할 멋진 음모” 154p
27. 사진 160p
28. 진창과 황금 165p
29. 환상의 검술 171p
30. 폐기된 그림수수께끼 176p
31. 불쾌한 모럴 182p
32. 상투어들 188p
33. 마리에트 194p
옮긴이의 말 199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