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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소녀 1

시리즈 : 마녀의 소녀 [2]

김종일 저 | 황금가지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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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886738 / 480쪽 12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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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제3회 황금드래곤문학상에서 『몸』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장르 문학계의 무서운 신인으로 떠올랐다. 2006년부터 척박한 공포문학의 발전을 위해 ‘매드클럽’ 멤버들과 함께 매년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을 기획, 현재까지 매년 출간하고 있으며 2008년 장편소설 『손톱』으로 책을 덮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긴장감과 흡입력으로 독자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2009년, 2010년 네이버 오늘의 문학을 통해 소개된 단편 「도둑놈의 갈고리」와 「놋쇠황소」가 각기 네이버 조회수 10만을 넘으며 그 이름을 알렸다. 시종일관 긴장을 높을 수 없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거침없는 필력으로 고정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장르문학계의 한축을 맡고 있는 작가로서, 2011년 현재 ‘김종일의 경계문학’ 카페(http://cafe.naver.com/kimjongil)를 운영하고 있다.

책 속에서


본문 중에서

“자, 이제 소원을 정하셨습니까, 안나린 씨?”
진희가 재차 물었다.
어차피 잠이나 깨라고 하는 농담 따먹기인데 맞장구를 못 쳐줄 법도 없었다. 진희의 귓가에 대고 나직이 속삭였다.
“내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
그 애의 눈이 반짝 빛났다.
“그래? 좋아, 딱 사흘 후면 그 소원, 이루어질 거야.”
진희가 말했다. 평범한 일상을 전하는 심상한 투였다. 사흘 후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니……? 에이, 농담이겠지. 그런데 진희가 정색하고 나직이 속삭였다.
“단, 대가가 있어. 나도 책임 못 지는 대가. 그래도 해 볼래?”
============
“넌…… 왜 날 감싸?”
잠시 뜸을 들이던 녀석이 대답했다.
“나쁜 애 아닌 거 아니까.”
여태껏 들어본 중 가장 빠른 대답이었다. 쓴웃음이 나왔다. 옆구리가 찌르는 듯 아픈 게 갈비뼈에 금이라도 갔나 보다. 현민이가 교복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한동안 화면을 들여다보며 터치하던 녀석이 내게 전화기를 들이댔다. 전화기 액정에 내 SNS가 떠 있었다. 계정을 아예 삭제하고 탈퇴하려고 했는데 정신이 하도 없어서 버려두기만 했다. 통수녀 사건이 터진 후로는 아예 전화기를 끄고 살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라떼 인증 샷에 오혜정이 연달아 남긴 댓글이 보였다.

라떼 JMT ㅋㅋㅋ
먹어도 먹어도 안 물림 ㄹㅇ~ ㅋㅋㅋ
죽고 못 사는 커플로 잘 사귈 거지, 너네?
내년까지... 내후년까지... 아니, 영원히...
수없이 많은 추억 쌓으며 행복하길...
온통 축복으로 가득한 사랑하길... 빠이륑! ㅋㅋㅋ

다시 봐도 울화가 치미는 글이었다. 진심이라고는 한 치도 담기지 않은 가식의 결정체. 이 글을 왜 또 보여 주나 싶어 현민이를 올려다보니, 녀석이 그 댓글을 맨 밑줄부터 손끝으로 가리키며 삐뚤빼뚤 지그재그로 선을 그어 올라갔다.
“봐 봐.”
내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리지 못하자, 녀석이 다시금 맨 밑 댓줄에서부터 위로 선을 그어 보였다.
라
어
죽
년
수
통
“이런 걸 ‘역세로드립’이라고 해. 그중에서도 ‘지그재그형 역세로드립’이지.”
현민이 설명했다. 이 추리가 맞는다면 오혜정이 저 댓글들로 내게 보낸 메시지는 응원이 아닌 저주가 분명했다.
============
“쟤들이 널 도와줄 거 같아? 안 도와줘. 내가 너한테 황산을 뿌리면 신나게 찍어다 개미처럼 열심히 지들 SNS에 올릴걸? ‘좋아요’나 ‘대박 소오름’ 같은 댓글이나 기대하면서.”
그렇게 말하며 마스크맨은 제 발치에서 오그라든 개미를 내려다보았다.
“쟤들은 관중이야. 마녀재판 구경하는 관중.”
마녀재판. 그 단어가 돌팔매처럼 날아와 가슴팍에 명중했다.
“마녀를 불태워라! 독 있는 뱀처럼 박살내 버려라!”
환청이 머릿속을 꿰뚫었다. 전에도 들은 적 있었던 환청이었다. 돌아보지 않아도 내 등 뒤의 광경은 뻔했다. 창가에 다닥다닥 붙어서 여기를 내다보는 아이들. 더러 스마트폰으로 여기를 찍거나 마스크맨처럼 히죽댈 몇몇. 영락없이 마녀재판에 동참하는 관중이었다.
저중에 딱 한 명이라도 내가 손을 내밀면 나를 구하러 달려올 사람이 있을까. 애석하게도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내가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해도 저들은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돌을 던질 듯했다.
“거리도 딱 적당해. 네가 도와 달라고 소리쳐서 누가 퀵 실버처럼 튀어나온들 걔가 널 구해주는 것보단 내가 널 해치우는 게 빠르지.”

목차

프롤로그━ 9
1. 소원━ 13
2. 불안━ 40
3. 저주━ 67
4. 괴물들━ 86
5. 호루스의 눈━ 117
6. 사투━ 146
7. 마녀━ 182
8. 두 번째 이상한 나라━ 212
9. 죽은 사람 소원━ 240
10. 미노타우로스━ 270
11. 아리아드네의 명주실━ 304
12. 기시감━ 340
13. 호주 토끼━ 376
14. 득템━ 407
15. 증식━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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