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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Die Suche

샤를로테 링크 저 | 강명순 역 | 밝은세상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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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3천만 부 판매! 독일 스릴러의 여왕 새를로테 링크 신장 소설! 짜음새 있는 구성, 세밀한 심리묘사, 팽팽한 긴장감이 살아있는 놀라운 흡입력으로 올 여름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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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4374010 / 600쪽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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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어수룩해 보이는 그녀의 특별한 수사가 시작된다! 샤를로테 링크는 독일 작가이지만 주로 영국을 무대로 하는 작품을 많이 쓰는데, 《수사》 역시 영국의 스카보로가 주요 배경이다. 스카보로에서 열네 살짜리 소녀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헐에 사는 할머니 집에 갔다가 스카보로의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기차를 놓친 이후 종적이 묘연해진 한나 캐스웰 실종사건을 시작으로 고원지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스키아 모리스 사건, 엄마와 마트에 갔다가 주차장에 세워진 차에서 기다리던 중 돌연 사라진 아멜리 골즈비 사건은 스카보로 지역사회를 큰 혼란과 공포에 빠뜨린다. 엄마가 잠시 장을 보러 간 사이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기다리다 사라진 아멜리 골즈비 사건은 가출일까, 누군가에게 납치된 걸까? 고원지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스키아 모리스 사건과 아멜리 골즈비 사건은 별개의 사건일까, 동일범이 저지른 연쇄납치사건일까? 4년 전 최초로 발생한 한나 캐스웰 사건과 두 사건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연쇄실종사건의 공통점은 범인이 열네 살짜리 아이만을 노린다는 것이다. 스카보로경찰서 강력반의 케일럽 헤일 반장이 동료 형사들과 수사에 나서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언론에서는 연쇄납치범에게 ‘고원지대 살인마’라는 말을 붙여주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변변한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는 경찰 수사를 압박한다. 개인적인 이유로 고향인 스카보로에 내려와 있던 런던경찰국 소속 형사 케이트 린빌이 비공식적인 단독수사에 착수한다. 케일럽 헤일 반장과 케이트 린빌은 샤를로테 링크의 전작 《속임수》에도 등장했던 형사 콤비이다. 원칙적으로 하자면 관할이 아니라서 수사에 개입할 권한이 없는 케이트 린빌은 공식적인 수사팀과 다른 시각과 방향에서 수사를 펼친다. 공식적인 수사 책임자 케일럽 헤일과 비공식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케이트 린빌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견제하면서 사건 해결을 위해 매진한다. 수사선상에 오른 용의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천차만별의 경험과 이력을 가진 인물들이 다양한 에피소드와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대부분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속물근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지질한 인물들이다. 《수사》에서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심리기제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과 집착이다. 누구나 사랑을 한다고 믿는다. 스토커도, 사이코패스도, 정신질환자도 나름 사랑을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욕망과 집착은 사랑의 변이인가? 《수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구조에서 각자의 욕망과 집착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샤를로테 링크의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수사》 역시 분량이 많지만 일단 책을 손에 들면 흥미진진한 전개에 끝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된다. 사건 자체보다는 작중인물들의 심리변화에 천착하는 작가의 깊이 있고 섬세한 묘사는 독자들이 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감정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작중인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 의심과 시기, 절망과 분노 등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이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전개되는 스토리의 끝에서 독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반전을 접하며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영국 북부 해안도시 스카보로를 배경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 주변사람들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상처와 증오심이 어떤 비극을 낳을 수 있는지 그리고 있는 《수사》는 샤를로테 링크가 빚어낸 또 하나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1963년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태어났다. 작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10대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1985년《크롬웰의 꿈, 또는 아름다운 헬레나Cromwells Traum oder Die schöne Helena 》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현재까지 독일 내에서만 2,4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다수의 소설이 드라마로 제작되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사회와 인간의 이면에 감추어진 허위와 모순을 날카롭게 포착해내며, 인간심리의 미세한 변화와 움직임들을 따라잡는 탁월한 심리묘사,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절묘한 플롯과 반전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 근교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폭스 밸리》는 출간하자마자 슈피겔 지 베스트셀러 집계 1위에 등재됐으며, 그해 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라이언은 빚을 청산하기 위해 바네사를 납치해 폭스 밸리 동굴에 가둔다. 미처 몸값 협상에 돌입하기도 라이언은 폭행상해 혐의로 체포되고, 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까봐 두려워 납치 사실을 비밀에 붙인다. 동굴에 갇힌 바네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주요 작품으로 《다른 아이》,《숭배자》,《착각》,《침묵의 끝》,《낯선 손님》,《섬》,《죄의 메아리》 등이 있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향수》 《유리병 편지》 《사랑을 생각하다》 《사포》 《살인의 마을 탄뇌드》 《악마의 성경》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사스키아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면서도 비명을 지르거나 내 정강이를 걷어차지는 않는다. 예의범절이 몸에 배어 있다. 평소 사람들을 대할 때는 예의바른 태도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는 오히려 독이 된다.
아마도 사스키아는 부모로부터 결코 낯선 사람의 차에 타서는 안 된다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랐을 것이다. 낯선 사람이 눈앞에 있고, 상대와의 거리가 불과 30센티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어느 모로 보나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아이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아마도 그런 상황에서는 무조건 달아나야 한다고 배웠을 텐데 그냥 체념한 얼굴이다.
“제발…….”
사스키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애원한다.
“차에 타.”
나는 위압적인 목소리로 명령한다.
급기야 아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내가 팔을 붙잡았지만 아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어른에 대한 예의가 몸에 배어있는 아이다. 아마도 집에서는 다들 예의바른 아이라고 자랑스러워하겠지만 위기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건 불찰이다.
-본문 40~41p


에드워드는 소변을 보기에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웃자란 풀숲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소변을 보기 위해 바지춤을 내리던 그는 반짝거리는 뭔가를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갔다. 허리를 숙이고 가까이에서 보니 화장품을 담는 파우치였다.
“누가 이 한적한 숲 속에 파우치를 떨어뜨렸을까?”
파우치를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립스틱과 마스카라가 들어있었다.
에드워드는 파우치를 들고 가 메건에게 보여주었다.
메건이 놀란 눈으로 반짝거리는 핑크색 파우치를 살폈다.
“요즘 여자아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파우치야.”
“어떤 여자아이가 이 깊은 숲에 파우치를 떨어뜨렸을까?”
메건이 어깨를 으쓱했다.
“부모와 함께 피크닉을 왔다가 떨어뜨렸을 거야.”
“하필이면 왜 풀숲에 떨어뜨렸지?”
“당신처럼 소변을 보러 갔다가 실수로 떨어뜨렸겠지. 내려갈 때 분실물보관센터에 맡겨야겠어.”
“혹시 주변에 뭔가 더 떨어져 있는지 살펴봐야겠어.”
풀숲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 다른 물건이 또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여학생용 가방이었다. 열어보니 1파운드짜리 지폐 서너 장을 넣어둔 돈지갑, 여행용휴지, 버스카드, 학생증 따위가 들어 있었다.
학생증에 나와 있는 여학생의 이름은 아멜리 골즈비였다.
-본문 67~68p


케일럽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 변변한 단서 하나 찾아내지 못했다. 아멜리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목숨을 살리려면 최대한 빨리 찾아내야만 했다. 범인이 수개월 동안 사스키아를 감금해두었음에도 찾아내지 못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범인의 은신처가 있다는 뜻이었다. 만일 수사가 늦어져 아멜리가 시체로 발견될 경우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게 될 테고, 수사책임자인 케일럽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큰 중압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을지 짐작되었다.
“언론이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며 매일 관련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제보자가 나타나리라고 봐요. 사스키아는 저녁 무렵에 어두운 주택가에서 납치되었지만 아멜리는 환한 대낮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마트 주차장에서 사라졌어요. 주말이라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이었으니 분명 어딘가에 목격자가 있을 거예요.”
“그렇잖아도 아침부터 아멜리를 보았다는 목격자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개중에는 오히려 수사방향에 혼선을 주는 장난전화도 있더군. 수사에 진척이 없을 경우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고 있는 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경찰의 무능을 질타하는 기사를 써댈 거야.”
케일럽이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본문 95~96p

“언제 집에 갈 수 있어요?”
갈수록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다. 도무지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다. 못된 년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걸 가까스로 억제했다. 나는 그 아이가 내 사랑을 받아주길 원했기에 화가 치밀어도 끝까지 참아가며 다정하고 부드럽게 대한다.
10주가 지나도록 사스키아는 나만 보면 언제 집에 갈 수 있는지 묻는다. 더는 참기 힘들다.
“여기가 바로 너의 집이야. 넌 내 곁에 있어야 해. 예전 너의 가족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여기서 사는 데 익숙해져야 해.”
사스키아는 좀처럼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 잠시도 울음을 그치지 않고, 내가 가까이 다가가면 서럽게 흐느끼며 제발 집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한다.
제발! 제발! 제발!
수많은 날들이 지났지만 사스키아는 똑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내가 문을 쾅 소리가 나도록 닫고 떠날 때까지 그 말을 멈추지 않는다. 나는 그제야 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리라는 걸 예감한다. 사스키아는 끝내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아이는 내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
-본문 104p


바다로부터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알라드의 집은 창문틀이 낡고 오래 되어 외풍이 심했다. 캐롤은 주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어찌나 공기가 차가운지 화들짝 놀랐다. 팻시는 짜증난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고, 말론은 식탁 의자에 앉아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우린 아무것도 몰라요.”
팻시가 가스레인지에 기댄 자세로 말했다. 그녀는 절대로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제발 오래 머물지 말고 돌아가 달라는 나름의 압박이었다.
“저도 상담하면서 알게 된 맨디의 몇몇 지인들을 찾아가봤는데 다들 행방을 모르더군요. 맨디는 분명 누군가의 집에 있을 거예요. 날씨도 몹시 추운데 몇 주 동안이나 길거리에서 노숙할 수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수중에 남아 있는 돈도 없을 테고, 팔에 화상까지 입었어요.”
“뜨거운 물이 좀 튀었을 뿐인데 화상이라니요?”
팻시가 즉각 반박했다.
캐롤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당신은 딸이 걱정도 안 되나 봐요?”
“대체 내가 뭘 어쩌라고요? 맨디는 제 발로 걸어 나갔어요. 우리 집 현관문은 항상 열려있으니까 원한다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어요.”
캐롤이 생각하기에 맨디는 집으로 돌아오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할 것 같았다. “사스키아 모리스라는 아이가 납치됐다가 피살됐어요. 아멜리 골즈비는 납치됐다고 겨우 도망쳤고요. 납치범이 어딘가에서 계속 활보하고 있는데 어쩜 이리 무심하죠?”
“맨디는 영악한 아이라서 절대로 납치범을 따라가지 않아요.”
-본문 186~187p


알렉스가 어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게 데보라의 생각이었다. 행색이 단정해야 일자리를 구하는데 도움이 될 듯해 옷을 사주었다. 무슨 수를 쓰든 그를 취직시켜야 했다. 그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계속 기대려고 할 테니까.
알렉스는 오후 늦게 헐에서 면접이 예정돼 있었다.
“건축회사 사무직 일자리인데 그런 분야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문외한이긴 하지만 그냥 면접을 보기로 했어요.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나오길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헐은 스카보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조금 망설여지긴 하네요.”
데보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알렉스가 그 일자리를 얻게 되면 헐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차를 구입하더라도 날마다 헐까지 출퇴근하는 건 불가능했다. 알렉스가 이번에는 제발 취직해 멀리 사라져주길 간절히 바랐다.
“내가 헐까지 데려다줄게요.”
그런 다음 알렉스를 미용실에 데려가 머리를 손질하게 하고, 상가를 몇 바퀴나 돌며 비싼 옷을 사주었다. 알렉스는 번번이 분에 넘치는 호의를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며 거부의사를 표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거절하지 않은 셈이었다. 데보라는 왠지 그가 입 꼬리를 올리고 비웃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는 잔뜩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지만 내심 이 상황을 즐기는 눈치였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새 옷을 구입하게 되어 기분이 좋은 건가?
제이슨의 예상대로 상대의 부담감을 이용해 얹혀살기로 작정한 게 분명했다. 알렉스의 요구는 앞으로도 끝이 없을 것이다.
-본문 225p


케이트는 노트북을 켜고 이름을 적었다.
라이언 캐스웰과 데이비드 채플랜드.
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몰랐지만 만약 수사 담당자라면 그 두 사람에게 승부를 걸고 싶었다. 왠지 그 두 사람을 면밀히 수사해볼 필요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케이트는 아멜리가 납치된 직후 케일럽과 대화할 때 한나 캐스웰 사건과 사스키아 모리스 사건, 아멜리 골즈비 사건은 서로 연관되어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동일범이 저지른 납치사건일 수도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케일럽은 시간적으로 너무 차이가 크다며 그녀의 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케일럽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동일범이 저지른 범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일련의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이라면 한나 캐스웰 사건이 시작이었을 수도 있었다.
케이트는 수사할 때 최초의 발단 지점으로 돌아가는 걸 선호했다. 그래야만 수사에 일종의 구조가 형성되었다. 최초의 범행은 범인의 범행동기를 알아내는 데 용이했다.
-본문 238~239p


“실종됐다가 몇 달 뒤 시신으로 발견된 여자아이,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여자아이, 자발적으로 가출해 몇 주 동안 길거리를 배회한 여자아이를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있을까요? 맨디 알라드의 경우에는 납치사건으로 보이지 않아요. 그 아이는 고원지대 살인마의 피해자 명단에서 빼야 마땅해요. 앞으로 날씨가 더 추워지면 집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매년 가정폭력에 시달리거나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치기어린 모험심에 사로잡혀 스스로 집을 나가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죠. 물론 경찰은 가출 청소년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지만 아시다시피 모든 가출사건에 일일이 관여할 수 있을 만큼 인력이 충분하지 않잖아요. 일반적인 가출사건과 납치살해사건을 아무런 기준이나 원칙도 없이 뒤섞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으흠.”
케일럽이 신음소리를 발했다.
“우리가 맨디 알라드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유는 그 아이가 지난날 성범죄에 연루된 적이 있는 남자 집에서 도망치는 장면을 보았다는 목격자의 신고가 접수되었기 때문이죠. 막상 그 남자를 조사해본 결과 강력범죄와는 거리가 먼 인물로 판명되었고요.”
“자네 말대로야.”
케일럽도 그 부분은 순순히 인정했다.
“저는 브랜든이 범죄자라기보다는 피해자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가 청소년 시절 한때 불량한 패거리들과 어울려 다닌 건 맞지만 이후로는 줄곧 인연을 끊고 지내왔어요. 그는 제 발로 가출한 맨디를 집에 데려가 숙식을 제공했고요. 맨디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감금돼 있을 거라고 추정할 근거는 전혀 없죠.”
케일럽이 두 손으로 턱을 괴었다.
“자네 말대로 지금 우리 수사는 장벽에 부딪쳤어. 뭔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 거라 기대한 인물들을 조사해봤지만 결국 쭉정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어. 자욱한 안개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야. 당장은 수사를 어떻게 진척시킬지 뚜렷한 계획도 없고, 그럴싸한 아이디어도 없어. 정말이지 지금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어.”
로버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현실을 대변하는 말이었으니까.
-본문 293p

목차

제 1 부 - 26p
제 2 부 - 199p
옮긴이의 말 - 5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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