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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기억할 것이 있다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한국현대사 인권기행

박래군 저 | 클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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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555159 / 28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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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인권운동가. (재)인권재단 사람 부설 인권중심 사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1988년 광주 학살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분신하여 세상을 떠난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을 하다가 인권운동을 하게 됐다. 그 뒤 국가에 의한 억압과 범죄에 맞서는 현장 활동을 중심으로 인권운동을 지속해왔다.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사무국장, 인권운동사랑방 사무국장 등 상임활동가,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 이사, 인권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과장, 재단법인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서울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 4·16재단 운영위원장, 4.9통일평화재단 이사, 용산참사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 집행위원장,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대표,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잡고(손잡고) 운영위원, 생명안전시민넷(안전넷) 공동대표 등을 함께 맡고 있다. 
들불상, NCCK 인권상, 임창순상 등을 수상했고, 저서로는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아! 
대추리―대추리 주민들의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 기록』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북촌마을에서는 ‘아이고 사건’이 있었다.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도 이런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제주 전역에서 마찬가지였다. 당시의 학살을 대놓고 얘기하는 건 금기였다. 억울하게 죽고도 말하지 못하게 한 폭력이 엄연하던 시절이었다. 1952년 어느 날 군에 나갔던 청년이 전사해서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이 청년을 마을에서 장례를 치르다가 어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아이고, 아이고” 울었단다. 그동안 울고 싶어도 울 수 없었던 온갖 설움이 그 청년의 장례에서 터져나왔다. 사람들이 모두 통곡했던 사건이었다. 그 일로 마을 신승빈 이장이며 사람들이 끌려가서 곤혹을 치르고 시말서를 쓰고야 풀려났다. 그런 시절을 살아온 것이었다. ― ‘제주 4·3 현장’ 중에서 


5·18항쟁 이후에 여성들은 부상당한 남성들을 치료했다. 폭도로 몰릴까봐 병원에 가기도 두렵던 시절이었다. 정신이 나간 남편을 보살피느라 정작 자신의 트라우마는 꾹꾹 눌러두어야 했다. 다친 남자들 대신 생계도 책임져야 했고, 부모와 아이들도 부양해야 했다.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했던 여성들에게 이후 광주는 그리고 세상은 제대로 평가라도 해준 것일까. 당시 여성들의 증언들을 듣다보면, 한국전쟁 때 여성들이 감당해야 했던 것과 같은 엄청난 삶의 무게를 그들은 견디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광주 5·18 현장 (2)’ 중에서 


지금은 고문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정치상황이 바뀌고 독재 권력이 들어서게 되면, 고문이 가장 유용한 반정부 활동가들의 신문 방법으로 채택될지 모른다. 언제나 경계해야 할 일이다. 유대인의 학살이나 한국전쟁 시기의 끔찍한 학살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고문이 횡행하는 그런 세상으로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과거 고문이 자행되었던 역사를 알아야 하고, 그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현장에 가서 듣고 보고 느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고통스럽더라도 그곳을 찾는다. ― ‘남산 안기부 터와 남영동 대공분실’ 중에서 


세월호 앞에 선다. 받침대 위에 22미터 높이, 150미터 길이의 거대한 여객선이 놓여 있다. 목포대교 방향이 선미다. 항만 끝에 세워진 배. 정면에 보이는 부분은 시뻘건 녹이 4분의 3 정도를 덮고 있다. 3년 동안 바다 밑에 가라앉아서 뻘에 묻혀 있던 탓이다. 배는 처참하다. 곳곳에 크고 작은 구멍들이 보인다. 인양 작업을 한다고 뚫고, 수색 작업을 한다고 잘라내서다. 선수 쪽으로 깊게 파인 자국은 인양할 때 걸었던 와이어가 선체를 파고든 흔적이다. 일행 중 한 명이 실제로 처음 본 배의 크기에, 참사의 규모에 압도된 눈치다. 수십 층짜리 건물 하나가 바다 아래 가라앉았다 건져져서 이렇게 쓰러져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내 눈에는 고철 덩어리 세월호가 깊은 상처를 입고 누워 있는 고래처럼 보였다.
선수 끝 위에 ‘SEWOL’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로 배의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앞에 서면 세월世越이 세월歲月 같다. 녹슨 쇳조각들이 후두둑 떨어지기도 하고 바람에 날리기도 한다. 배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하게 낡아가는 듯하다. ― ‘세월호 참사 현장’ 중에서 

 

목차

머리말: 역사의 현장에서 사람을 생각하다

학살과 해원의 섬
제주 4·3 현장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
전쟁기념관

외딴섬에 살았던 사람들
소록도

처벌받지 않는 자들의 나라
광주 5·18 현장 (1)

모두가 우리였던 그날
광주 5·18 현장 (2)

좁은 창, 작은 방, 비밀계단
남산 안기부 터와 남영동 대공분실

감옥에서도 지워진 얼굴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봄을 찾아가는 세 갈래 길
마석 모란공원

다르게 흐르는 시간들
세월호 참사 현장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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