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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4790142 / 360쪽 133 x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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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015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일곱 명의 소년을 죽인 연쇄살인마 색맨이 체포되었다. 색맨의 변호사로 나선 ‘나’는 30년 전 색맨과 중학생 시절을 함께한 친구 사이다. 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나’는 변호사가, ‘그’는 색맨이 된다. 그리고 그가 색맨이 된 것에 죄책감을 느낀 또 다른 친구는 나에게 색맨의 변호를 의뢰한다. 색맨을 만나러 가는 길, 나는 황폐한 디트로이트를 바라보며 1984년을 떠올렸다. 우리는 열세 살이었다. 사고로 형을 잃은 윈. 큰아들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빠진 아내를 치료하기 위해 윈의 아버지는 미국행을 택하고, 홀로 남겨진 윈은 아강과 다다 형제 집에 얹혀살게 된다. 아강 형제의 아버지 아홍은 친구의 아들이자 공부 잘하고 가게 일도 열심히 돕는 윈을 기꺼이 맡아주었다. 아강의 친구였던 제이와 윈도 어느 새인가 가까워져, 네 명은 자연스레 함께 어울리게 되었다. 그 또래가 흔히 그러듯 서로 주먹다짐을 하고 싸우다 화해하기를 되풀이했으며, 함께 나이키 신발을 훔치고, 춤 연습을 하고, 쓰러진 할아버지 대신 공연을 하고, 의형제까지 맺을 정도로 가까워져만 갔다. 그러던 중, 아강과 다다의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형제를 데리고 경제력 있는 새 남자의 집으로 떠나고, 버려진 아버지는 소고기국숫집을 닫은 채 반 폐인이 되어 괴로워한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과, 윤택해진 생활에 만족해하는 동생 다다를 보며 아강은 방황한다. 제이는 자신이 동성(同姓)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민하던 중,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계부에게 죽도록 맞고 입원하게 된다. 이전부터 계속된 계부의 폭력에서 제이를 구하기 위해, 소년들은 마침내 살인 계획을 공모하게 되는데……. 나오키상 수상작 《류》이후, 2년 만에 쓴 필생의 역작! 《류》가 ‘빛’이라면 이 소설은 ‘그림자’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은 2015년, 대만을 무대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려 제153회 나오키상을 받은 《류》와 같은 시간대와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류》가 과거를 긴 포물선으로 그리며 현재에 도달하는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이중 나선구조 형태로 함께 전개한다. 1984년 소년들의 일상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갑자기 끝나버리는데 그 진상이 드러남으로써 2015년의 사건에도 새로운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20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걸작”이라는 평을 들은 《류》로부터 2년. 나오키상을 받은 후 너무 바빠 글을 쓰지 못하다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써서 완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류》가 ‘빛’이라면 이 작품은 ‘그림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그림자가 존재한다면 그 이면에는 반드시 빛이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문단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대만 국적의 일본 작가 혼돈과 경계에 선 우리 자신의 모습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 지금 일본 문단의 집중 조명을 받는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이력은 매우 독특하다. 1968년, 중국인 부모님 아래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살다가 히로시마의 한 대학원에서 공부 중이던 부모님이 있는 히로시마로 왔던 그는, 아홉 살 때 다시 대만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일본으로 돌아와 후쿠오카에서 쭉 자랐다. 그런데도 일본에 귀화하지 않고 중화민국 대만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필명에도 그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히가시야마(東山)는 항일 전사였던 할아버지의 출신지인 중국 산둥(山東)에서 따온 것이며, 아키라(彰良) 역시 아버지가 살았던 곳이자 어머니의 출신지인 대만의 장화(彰化)에서 따왔다. 일본에서 생활하며 오랫동안 중국어 강사로 여러 대학을 전전했던 그는, 후쿠오카 현경에서 중국인 용의자 통역을 맡기도 하고 출입국관리소에서도 일하며 중국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경계와 혼돈이라는 정서가 가득하다. 중국 본토에서 건너와 대만이라는 땅에서 뿌리를 내린 외지인, 중국인과 대만인의 혼혈, 그리고 미국에서 생활하는 아시아인, 그리고 성적 소수자라는 경계. 정치, 경제적으로 혼란한 가치 속에 있는 현대 대만과 기울어가는 디트로이트의 시내, 모든 게 뒤죽박죽인 세상사는 주인공의 세계관을 규정하고 그들의 머릿속은 혼란과 폭력, 절망과 희망이 뒤범벅되어 새로운 이야기의 실을 자아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극이 시작되었다. 공포와 절망을 극복한 과거의 아름다운 동경 모든 것의 본질은 숨김 없는 것, 남김 없는 것 곳곳에 범죄의 냄새가 나지만 작가는 범행 동기 같은 것에 애당초 관심이 없다. 객관적 사실로 독자를 설득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다. 작가는 사실이 아니라 본질을 그리며, 그에 기초해 등장인물들이 짊어진 죄와 생각들을 남김없이 밝혀나가고 있다. 문장은 시적이고 상징적이다. 그러나 무겁지 않다. 오히려 가볍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어리석으면서도 감정적인 행위로 가득한 청춘의 날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어서, 독자들도 자신의 추억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만지면 아플 것 같은 기억의 바늘, 죄와 후회라는 마음을 다시 불러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색맨의 정체를 묻는 미스터리는 과거의 아름다웠던 동경으로 이어지고, 이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현실과의 간극은 작가의 절절한 문장들로 메어진다. 그의 문장을 따라 독자 역시 나를 규정했던 기반들, 부모와 환경, 우정을 떠올리고 그 안에서 겪었던 질투와 동경, 절망과 희망을 소환하고 다시금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폭력과 평화, 사랑을 환기하게 된다. 아주 특수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우리 모두의 보편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