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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255328 / 328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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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인류세(人類稅)’의 개념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인류세(人類世)’를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시민이기 때문에 시민세(주민세)를 내고, 또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내가 서울에 살 수 있는 권리는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다. 세금을 내야만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이것은 지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는 지구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에 한 번도 세금을 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미납된 세금이 얼마나 될까? _15쪽
인류세의 인류가 남성이라는 주장은 남성이 자연을 개척하고 착취했다는 사실로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남성이 자연에게만 폭력을 행사했던 것은 아니었다. 여성도 남성 폭력의 대상이었다. 가부장제도는 여성을 자연과 동급으로 취급했다. 남성이 세상을 무대로 활동하는 문명의 주인공이었다면 여성은 가정에 머물면서 출산과 양육, 가사를 책임져야 했다. 남성의 영역이 문화와 문명이었다면 여성의 영역은 출산과 양육이라는 자연적 활동이었다. _35쪽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인 홀로세는 1만2000여 년 전 가장 최근의 빙하기가 끝나면서 시작되었다. 홀로세에서 인류세라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의 주요한 근거 중 하나는 인간이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대기 중 탄소량이 급증했고, 이로 인하여 대기의 화학적 조성과 지구의 환경 조건이 돌이킬 수 없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류세가 시작된 기점을 화석 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산업혁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 그쯤으로 잡는다 해도 수백 년 전이다. 하지만 그 정도 시간은 전체 지구 역사에서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 다. 46억 년에 달하는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의 역사는 고작 24만 년 전 시작되었다. 지구 역사를 24시간으로 잡는다면 인간이 출현한 시간은 밤 11시 58분경이다. _87쪽
최근 브뤼노 라투르 (Bruno Latour)는 ‘가이아 2.0’을 통해 가이아의 세속화와 가이아 정치를 주장했다. 가이아에 묶여 있는 모든 것들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이 글은 가이아 이론의 특징을 탐색하고, 인류세와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을 사유함으로써 ‘어스바운드(earthbound, 지구에 묶여 있는 것들)’의 새로운 삶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_188쪽
『타임』지를 장식하는 그레타 툰베리의 표지사진을 보자. 하얀 물보라가 부서져 내리는 암석 위에 서서, 온 몸으로 파도를 맞으며 저 먼 곳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뒤로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지평선이 펼쳐져 있으며 지평선 언저리에는 옅은 노을의 기운이 번져 있다. 툰베리의 짙은 고동색 바지는 암석의 색깔과 닮아 있으며 툰베리의 옅은 분홍색 점퍼는 지평선을 수놓은 노을의 색깔로 금세 녹아들고 만다. 툰베리가 내딛고 있는 발걸음은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인간의 오만함이 아니라, 자연 속 자연으로서의 인간의 겸허함과 용기의 상징이다. 그레타 툰베리의 『타임』지 표지 사진에서 인간 존재는 단독적이며 자족적 존재가 아니라, 수권, 대기권, 암석권이라는 지구 경관의 일부이자 다양한 비인간 행위자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_263~26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