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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교육 부모의 합리적 선택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가?

마티아스 도프케, 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저 | 김승진 역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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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061921 / 512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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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왜 오바마는 한국식 교육을 극찬했을까?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한국 교육 예찬은 익히 알려진 바다. 그는 교육 예산을 삭감하려는 공화당을 공격하거나 정부의 교육 혁신 정책을 알릴 때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과 그들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을 빠지지 않고 언급하곤 했다. 정작 한국은 과열된 사교육 시장과 그로 인한 교육 불평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지만 말이다. 비슷한 시기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는 《타이거 마더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라는 책에서 중국계 미국인 부모의 성취 지향적이고 때로는 강압적인 교육 방식의 장점을 나열하며 이 책을 일약 베스트셀러로 만든다. 어쩌면 오바마의 한국 교육 예찬은 미국 부모의 양육 방식에 생기기 시작한 변화를 보여주는 징후였는지도 모른다. 독일과 이탈리아 출신의 두 젊은 경제학자가 쓴 《기울어진 교육》은 미국을 휩쓸고 있는 ‘타이거 맘’과 ‘헬리콥터 부모’의 출현을 양육을 둘러싼 경제적 인센티브의 변화로 설명하려는 시도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아이들을 기르며 자신들이 1970년대 자신들의 부모 세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양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아이들이 낙제만 하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던 부모 세대와 달리, 오늘날 저자 또래의 부모들은 음악 교습부터 스포츠 활동까지 온갖 교육에 아이를 등록시키고, 숙제는 제대로 했는지 검사하며, 꼬박꼬박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의 놀이 약속까지 대신 잡아 준다. 느긋하고 때로는 방임적이기까지 했던 부모 아래서 자란 자신들이 대체 어쩌다 헬리콥터 부모가 되어버린 것일까? 두 사람은 소득 불평등 지수의 나라별 차이와 시대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면서 이와 부모들이 택하는 전반적인 양육 방식 사이에 놀라운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밖에도 소득 재분배율과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 같은 경제적 여건, 그리고 그 변화가 ‘좋은 양육’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각종 실증 자료들로 입증하고 있다. 멀쩡한 사람도 자녀의 교육 문제에서만큼은 맹목적이 되는 현실, 그리고 대치동과 스카이캐슬로 대변되는 한국 교육의 지나친 과열 현상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앞으로는 이 책을 경유해야 할 것이다. 소득 불평등이 클수록 부모는 아이에게 권위적이 된다 모든 부모는 자녀들이 행복하고 잘 지내길 바란다. 즉, 부모의 의사 결정을 추동하는 주요 동기는 자녀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다. 하지만 같은 목적 아래에서라도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은 엄청나게 다양하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부모들은 점점 더 권위적이 되는 반면 스칸디나비아의 부모들은 좀 더 관대한 경향이 있다. 왜일까? 《기울어진 교육》에서 두 저자는 사회의 증대하는 불평등과 돈, 능력, 시간 같은 부모의 제약 조건이 상호작용하여 양육 태도를 결정한다고 본다. 중세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두 저자는 자녀 양육을 둘러싼 경제적 인센티브와 제약의 변화가 부모노릇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양한 나라에서 좋은 부모노릇을 각각 어떻게 다르게 규정하게 만드는지를 살핀다. 대학원 진학을 앞둔 자녀와 함께 ‘학교 방문의 날’에 참석하고 대학원 입학 사정관에게 전화를 해서 미팅을 잡는 미국 부모들, 스물다섯 살 아들에게 더운밥을 먹이기 위해 군 복무를 하는 곳 근처 마을에 아파트를 얻는 이탈리아 부모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저자들은 발달 심리학 분야의 구분을 따라 부모의 양육에 대한 태도를 방임형, 허용형, 권위형, 독재형으로 나누고, 지난 30년간 일부 국가에서 ‘집약적 양육’이 확산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집약적 양육은 아이에게 복종과 엄격한 통제력을 요구하는 독재형과 논리적인 설득을 통해 아이의 가치관을 구성하는 권위형이 결합된 양육 방식을 일컫는다. 이는 단순히 아이를 감독하고 보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가 학교에서 잘 생활해 나가는지, 어떤 활동을 선택하고, 어떤 친구를 만나는지까지 포함해 온갖 측면에 깊이 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집약적 양육’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나라는 공통적으로 불평등 정도가 높고,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이 높은 나라였다. 미국에서는 불평등이 급격히 증가한 1995년에서 2011년 사이 권위형 부모 비중이 39%에서 53%로 증가했다. 이는 같은 시기 불평등이 증가하긴 했으나 그 격차는 여전히 미국의 197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스웨덴과 같은 나라에서 허용형 양육이 지배적인 것과 대조된다. 두 사람은 집약적 양육이 자녀의 학업 성취에 미치는 효과, 부모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증가, 그리고 양육에서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 등을 통해 오늘날 양육이 어떻게 점차 강도 높고 시간 집약적이며 통제적인 노동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교육 이전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있다 - 교육 불평등의 경제적 토대를 찾아서 이 책의 1부에서는 1960~1970년대를 지배한 느긋한 양육이 오늘날 광란에 가까운 계획적 실천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을 살핀다. 보수주의적인 반反혁명의 영향권에 들어선 1970년대 말 이래 소득 불평등은 계속 증가해 미국은 1974년에서 2014년 사이 가장 부유한 10%와 가장 가난한 10%의 소득 비율이 9.1에서 18.9로 두 배가 되었고, 같은 기간 영국에서는 6.6에서 11.2로 증가했다. 이 사이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의 평균 임금과 고졸자 평균 임금 비율은 1.5에서 2로 증가했다. 학력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는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이 그만큼 증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평등과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의 증대는 어떤 방식으로 양육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장래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부모들로 하여금 개입의 강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문제는 이러한 양육 태도가 시간, 돈, 역량 등 제약 조건이 다른 부모들 사이에 ‘양육 격차’를 벌려놓았고, 이는 계층별 주거지 분리와 더불어 사회의 이동성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소외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의 기회까지 줄이는 악순환을 낳게 되었다는 것이다. 1부에서 나라별 불평등 지수의 비교를 통해 왜 어떤 나라에서는 허용형 양육이 지배적인 데 비해 다른 나라에서는 권위적이고 때로는 독재적인 양육이 나타나는지를 설명했다면 2부에서는 시대별로 표준적인 양육 방식이 변화해온 과정을 따라간다. 과거 수세기 동안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양육이 일반적이었는데 왜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가 잘못해도 가혹한 훈육을 피하려 하는가? 아동노동에 대한 부모의 태도를 변화시킨 것은 무엇인가? 아들과 딸에 대한 양육 방식의 차이는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가? 경제 발전과 가족 규모의 변화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오늘날 선진국이 직면한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저자들은 이와 같은 질문들에도 경제적 인센티브와 제약 조건이라는 동일한 렌즈를 적용해 분석하고 답을 제시함으로써 현대 세계에서 가족의 경제를 들여다볼 창을 제공한다. 이어 3부에서는 미래를 전망하며 교육 제도와 정책의 변화가 앞으로 양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알아본다. 특히 ‘한방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입시 제도의 존재가 나라별 부모의 양육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아이들 사이에 기회의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양육 격차를 좁히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책적 개입의 가능성을 논한다. 불평등한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필독서! - 교육 사다리를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주목하다 이 책의 저자인 파브리지오는 스웨덴에서 아이를 기르며 겪은 당혹스러운 경험을 털어놓는다. 딸 노라를 일 년 일찍 학교에 입학시키려다가 교사에게 “내 딸이라면 그렇게 기르지 않을 것”이라는 핀잔을 들었고, 피아노 교습을 받은 딸이 재능을 보여 지인들에게 자랑했더니 대체 아이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냐는 식의 눈총을 받았던 일도 있었다. 아이들을 미국에 있는 독일국제학교에 보낸 마티아스 역시 아이들을 방치하듯 하는 독일 교사와 학교에서 입은 작은 상처 하나에도 경위서를 요구하는 미국 부모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흔히들 ‘문화적 차이’로 보아 넘기는 이러한 사소한 사례들을 모아서 자녀의 미래에 대한 부모의 전망이 소득 불평등과 같은 경제적 조건과 상호작용한 결과 특정한 방식의 양육 태도를 낳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 과도한 사교육 문제를 성토할 때마다 우리는 핀란드와 스웨덴 같은 스칸디나비아의 모델을 모범적인 사례로 언급하곤 한다. 《기울어진 교육》은 우리가 스칸디나비아에서 본받아야 할 것이 과연 교육인지, 아니면 그 교육이 서 있는 토대인지를 질문하게 한다. 교육은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지만 현실에서는 더 완벽한 ‘스펙’을 만들기 위한 끝없는 경쟁으로 나타날 뿐이다. 이기적인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을 탓하거나 학종을 폐지한다고 해서 우리가 바라는 교육 개혁을 성취할 수 있을까? 그러면 다섯 살 난 아이의 커리어를 걱정하며 입시 매니저를 자처하는 부모의 개별적 불안과 욕망을 다스릴 수 있을까? 《기울어진 교육》은 경제적 불평등에 직면해 부모들이 사랑과 돈, 그리고 자녀 교육의 관계를 어떻게 구성해나가는지, 그리고 경제적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부모들의 합리적 선택이 어떻게 기존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줌으로써 교육 사다리를 흔들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에 주목하게 한다. 각종 실증 자료와 개인적인 일화, 그리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 각국의 흥미로운 양육 사례를 풍부하게 담은 이 독창적인 ‘양육의 경제학’은 불평등한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필독서라 할 만하다. 본문 가운데 경제적 요인에는 평균 소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양육 방식과 관련해서는 그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수준(소득 수준)보다 소득의 불평등 정도가 더 중요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한편으로는 장래에 아이가 갖게 될 경제적 전망이 교육과 얼마나 많이 관련되는지,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 기회가 얼마나 불평등한지가 양육 방식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5쪽 우리 부모의 어린 시절과 우리의 어린 시절에 이런 차이가 있었다면, 우리의 어린 시절과 우리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비교해볼 때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우리가 우리 부모는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아이의 일상에 개입하고 간섭한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아이를 갖기 전에는 당연히 우리가 매우 느긋한 부모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8쪽 반권위주의적 문화가 지배적이던 19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권위에 도전하고 물질주의를 경멸하도록 독려받으며 자랐던 사람들이 왜 성인이 되어서는 매우 집약적인 양육을 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되었는가? 88쪽 동아시아 국가인 한국을 보자. 한국은 PISA 점수가 매우 상위인 편에 속한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554점인데 미국은 481점, OECD 평균은 494점이다(OECD는 산업화된 고소득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2.4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학생들 가운데 비집약적 양육에 노출된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540점, 집약적 양육에 노출된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563점으로, 23점이나 차이가 났다. 읽기 점수와 과학 점수도 비슷하게 각각 24점과 22점의 차이를 보였다. 23점은 매우 큰 차이다. 120쪽 세계가치관조사 데이터는 경제적 불평등이 더 허용적인 양육을 할 것이냐 더 집약적인 양육을 할 것이냐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불평등이 낮은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의 부모는 아이가 독립성과 상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경향이 크며, 이는 허용형 양육과 관련이 있다. 반면 불평등이 심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부모는 근면성을 높이 평가한다. 143쪽 <타임>에 독일로 이사한 미국인 엄마의 사연이 실린 적이 있다. “독일 부모는 자기들끼리 모여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이들이 모래 구덩이 위 20피트 높이의 정글짐에 매달려 있는데도 말이다. 안전 매트는 어디에 있는가? 책임 소재에 대한 공지는 어디에 붙어 있는가? 개인 상해 변호사는 어디에 있는가?” 152쪽 브렉시트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기 불과 몇 개월 전인 2016년 1월에 당시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은 런던 북부 즐링턴의 부모들에게 한 연설에서, 부모와 교육자 들이 타이거 맘의 정신으로 아이들에게 근면의 가치를 심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도덕적 가치를 역설한 이 열정적인 연설에서 캐머런은 ‘헤더다운 프렙 스쿨’이나 ‘이튼 칼리지’ 같은 명문 사립학교 입학의 중요성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156, 157쪽 이 장에서 우리는 상이한 인구 집단들 사이에 소득, 부, 교육의 불평등이 존재할 뿐 아니라 양육 격차도 벌어지고 있음을 알아보았다. 만약 이 격차가 어떤 가정에서는 번영에서 번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 역할을 하는 반면, 어떤 가정에서는 빈곤에서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 역할을 한다면 양육 격차는 양육의 덫으로 이어질 수 있다. 219쪽 불평등이 증가하면 어떤 방식으로 양육을 하느냐에 아이의 장래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장래에 계층 사다리의 어디에 있게 될지 더 많이 걱정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양육에 더 많이 투자하려는 인센티브를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경제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집약형 양육이 증가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집약형 양육이 증가한 추세와 별도로, 집단 간 양육 격차와 관련한 핵심 질문은 불평등이 증가할 때 상이한 계층의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하는 바[부모의 목적]가 동일한 방식으로 달라질 것인가다. 225쪽 딸과 아들의 상이한 경제적 가치는 부모가 내리는 의사 결정에 반영된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최근 몇 십 년 동안 남아를 선호하는 나라에서 태아 성감별로 낙태를 하는 경우가 많았던 현상을 들 수 있다. 인도, 중국 등에서는 남아가 여아보다 많이 태어나며 최근에는 이 차이가 10% 이상에 달하기도 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은 이 현상을 ‘사라진 여성missing woman’이라고 부른다. 303쪽 산업화된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초저출산율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사실, 산업화된 국가들의 현재 출산율 통계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점은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이 여성 노동 참여율도 더 높은 나라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림 7.14는 선진 산업국가들의 합계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이 둘이 양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여성이 더 일을 많이 하는 나라에서 여성이 아이도 더 많이 낳는다. 354쪽 현 시스템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가오카오가 근면성과 탁월함을 촉진할 뿐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위한 수단이 된다고 주장한다. 원칙적으로 가오카오는 어느 계층 학생이건, 어느 고등학교에 다녔건, 농촌에 살건 도시에 살건, 부모가 가난하건 부유하건 상관없이 명문 대학에 갈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가오카오가 기회의 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한다는 개념은 과장이다. 404, 405쪽 에스컬레이터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은 일본 가정에 커다란 스트레스 요인이다. <재팬 타임스>는 5세 아동이 원하는 학교에 가기 위해 ‘주켄受?’을 치르는 모습을 묘사했다. “이 아이는 과일 사진을 보고 과일 이름 말하기 테스트를 했고, 곧 판다 이야기를 듣고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의 결말을 제시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느냐가 어느 대학에 가느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옆방에서 면접을 보고 있는 부모보다 이 순간 더 초조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409, 410쪽 우리는 좋은 부모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제안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우리는 어떤 양육 방식이 다른 양육 방식보다 내재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보지 않는다. 경제학자로서 우리는 모든 양육 방식이 상충적 교환관계를 갖는다고 본다. 독재형 양육은 계층 이동성이 낮은 사회, 즉 전통적 역할에 엄격하게 순응해야 성공할 수 있고, 순응하지 않는 태도는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르는 사회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434, 435쪽 앞에서 우리는 양육 격차가 양육의 덫으로 바뀔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가난한 가정은, 특히 농촌의 가난한 가정은 자녀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단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공립학교의 재원이 지역적으로 조달되는 경우, 가난한 지역에서는 학교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가 없다. 그러면 중산층 가정이 점점 더 가난한 동네를 떠나게 되어 계층별 주거지 분리를 한층 더 심화하게 된다. 주거지 분리가 심화된다는 말은 가난한 아이들이 사회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희망이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444쪽

저자 소개

  • 저자 : 마티아스 도프케, 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저자 : 마티아스 도프케 Matthias Doepke, 파브리지오 질리보티Fabrizio Zilibotti
마티아스 도프케는 노스웨스턴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일리노이주 에반스턴에 살고 있으며, 파브리지오 질리보티는 예일 대학 국제개발 경제학과 교수로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살고 있다.
독일 출신의 마티아스와 이탈리아 출신의 파브리지오는 미국에서 아이들을 기르며 자신들이 1970년대 각자의 부모 세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양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느긋하고 때로는 방임적이기까지 했던 부모 아래서 자란 우리들이 대체 어쩌다 헬리콥터 부모가 되어버린 것일까?
두 사람은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까지 독일과 이탈리아 외에도 스페인, 스웨덴, 영국, 스위스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또 터키와 한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부모들의 양육 방식이 시대별로 다를 뿐 아니라 국가별로도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이러한 양육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경제적 요인에 천착했다. 그리고 부모들이 특정한 양육 방식을 선택하는 데 ‘불평등’이 다른 무엇보다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요인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처럼 개인적인 일화와 독창적인 학술 연구가 결합된 ‘양육의 경제학’을 만날 수 있다.

역자 : 김승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경제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20 vs 80의 사회》 《건강 격차》 《친절한 파시즘》 《계몽주의 2.0》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김승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경제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20 vs 80의 사회》 《건강 격차》 《친절한 파시즘》 《계몽주의 2.0》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경제적 요인에는 평균 소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양육 방식과 관련해서는 그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수준(소득 수준)보다 소득의 불평등 정도가 더 중요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한편으로는 장래에 아이가 갖게 될 경제적 전망이 교육과 얼마나 많이 관련되는지,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 기회가 얼마나 불평등한지가 양육 방식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5쪽

우리 부모의 어린 시절과 우리의 어린 시절에 이런 차이가 있었다면, 우리의 어린 시절과 우리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비교해볼 때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우리가 우리 부모는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아이의 일상에 개입하고 간섭한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아이를 갖기 전에는 당연히 우리가 매우 느긋한 부모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8쪽

반권위주의적 문화가 지배적이던 19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권위에 도전하고 물질주의를 경멸하도록 독려받으며 자랐던 사람들이 왜 성인이 되어서는 매우 집약적인 양육을 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되었는가? 88쪽

동아시아 국가인 한국을 보자. 한국은 PISA 점수가 매우 상위인 편에 속한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554점인데 미국은 481점, OECD 평균은 494점이다(OECD는 산업화된 고소득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2.4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학생들 가운데 비집약적 양육에 노출된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540점, 집약적 양육에 노출된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563점으로, 23점이나 차이가 났다. 읽기 점수와 과학 점수도 비슷하게 각각 24점과 22점의 차이를 보였다. 23점은 매우 큰 차이다. 120쪽

세계가치관조사 데이터는 경제적 불평등이 더 허용적인 양육을 할 것이냐 더 집약적인 양육을 할 것이냐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불평등이 낮은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의 부모는 아이가 독립성과 상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경향이 크며, 이는 허용형 양육과 관련이 있다. 반면 불평등이 심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부모는 근면성을 높이 평가한다. 143쪽

<타임>에 독일로 이사한 미국인 엄마의 사연이 실린 적이 있다. “독일 부모는 자기들끼리 모여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이들이 모래 구덩이 위 20피트 높이의 정글짐에 매달려 있는데도 말이다. 안전 매트는 어디에 있는가? 책임 소재에 대한 공지는 어디에 붙어 있는가? 개인 상해 변호사는 어디에 있는가?” 152쪽

브렉시트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기 불과 몇 개월 전인 2016년 1월에 당시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은 런던 북부 즐링턴의 부모들에게 한 연설에서, 부모와 교육자 들이 타이거 맘의 정신으로 아이들에게 근면의 가치를 심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도덕적 가치를 역설한 이 열정적인 연설에서 캐머런은 ‘헤더다운 프렙 스쿨’이나 ‘이튼 칼리지’ 같은 명문 사립학교 입학의 중요성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156, 157쪽

이 장에서 우리는 상이한 인구 집단들 사이에 소득, 부, 교육의 불평등이 존재할 뿐 아니라 양육 격차도 벌어지고 있음을 알아보았다. 만약 이 격차가 어떤 가정에서는 번영에서 번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 역할을 하는 반면, 어떤 가정에서는 빈곤에서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 역할을 한다면 양육 격차는 양육의 덫으로 이어질 수 있다. 219쪽

불평등이 증가하면 어떤 방식으로 양육을 하느냐에 아이의 장래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장래에 계층 사다리의 어디에 있게 될지 더 많이 걱정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양육에 더 많이 투자하려는 인센티브를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경제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집약형 양육이 증가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집약형 양육이 증가한 추세와 별도로, 집단 간 양육 격차와 관련한 핵심 질문은 불평등이 증가할 때 상이한 계층의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하는 바[부모의 목적]가 동일한 방식으로 달라질 것인가다. 225쪽

딸과 아들의 상이한 경제적 가치는 부모가 내리는 의사 결정에 반영된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최근 몇 십 년 동안 남아를 선호하는 나라에서 태아 성감별로 낙태를 하는 경우가 많았던 현상을 들 수 있다. 인도, 중국 등에서는 남아가 여아보다 많이 태어나며 최근에는 이 차이가 10% 이상에 달하기도 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은 이 현상을 ‘사라진 여성missing woman’이라고 부른다. 303쪽

산업화된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초저출산율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사실, 산업화된 국가들의 현재 출산율 통계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점은 출산율이 높은 나라들이 여성 노동 참여율도 더 높은 나라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림 7.14는 선진 산업국가들의 합계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이 둘이 양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여성이 더 일을 많이 하는 나라에서 여성이 아이도 더 많이 낳는다. 354쪽

현 시스템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가오카오가 근면성과 탁월함을 촉진할 뿐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위한 수단이 된다고 주장한다. 원칙적으로 가오카오는 어느 계층 학생이건, 어느 고등학교에 다녔건, 농촌에 살건 도시에 살건, 부모가 가난하건 부유하건 상관없이 명문 대학에 갈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가오카오가 기회의 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한다는 개념은 과장이다. 404, 405쪽

에스컬레이터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은 일본 가정에 커다란 스트레스 요인이다. <재팬 타임스>는 5세 아동이 원하는 학교에 가기 위해 ‘주켄受験’을 치르는 모습을 묘사했다. “이 아이는 과일 사진을 보고 과일 이름 말하기 테스트를 했고, 곧 판다 이야기를 듣고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의 결말을 제시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느냐가 어느 대학에 가느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옆방에서 면접을 보고 있는 부모보다 이 순간 더 초조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409, 410쪽

우리는 좋은 부모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제안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우리는 어떤 양육 방식이 다른 양육 방식보다 내재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보지 않는다. 경제학자로서 우리는 모든 양육 방식이 상충적 교환관계를 갖는다고 본다. 독재형 양육은 계층 이동성이 낮은 사회, 즉 전통적 역할에 엄격하게 순응해야 성공할 수 있고, 순응하지 않는 태도는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르는 사회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434, 435쪽

앞에서 우리는 양육 격차가 양육의 덫으로 바뀔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가난한 가정은, 특히 농촌의 가난한 가정은 자녀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단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공립학교의 재원이 지역적으로 조달되는 경우, 가난한 지역에서는 학교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가 없다. 그러면 중산층 가정이 점점 더 가난한 동네를 떠나게 되어 계층별 주거지 분리를 한층 더 심화하게 된다. 주거지 분리가 심화된다는 말은 가난한 아이들이 사회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희망이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444쪽

목차

서문과 감사의 글
들어가는 글

1부 불평등한 세상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1장 양육 방식의 경제학
2장 우리는 어쩌다 헬리콥터 부모가 되었을까?
3장 스웨덴 부모와 미국 부모는 왜 다른 선택을 할까?
4장 흔들리는 교육 사다리

2부 이상적인 양육의 과거와 현재
5장 채찍에서 당근으로: 독재형 양육의 쇠퇴
6장 아들 키우기와 딸 키우기: 성역할의 변화
7장 출산의 경제학: 가족 규모가 줄어든다
8장 귀족의 가치와 중산층의 가치

3부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9장 학교 시스템이 미치는 영향
10장 양육의 덫과 양육의 미래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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