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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어느 날 기댈 곳 없는 사람과 갈 곳 없는 고양이가 만나 시작된 작은 기적

11월 저 | 아라크네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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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746620 / 312쪽 150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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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운명처럼 찾아온 작은 기적에 관한 이야기 “불행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음악과 고양이이다.” _알베르트 슈바이처 저자는 2013년 8월, 여름밤의 도로 끝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병원에 데려다주면 누군가 알아서 보호자를 찾아 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납작한 얼굴을 한 작고 부스스한 고양이 감자와 같이 살게 되었다. 감자의 동생으로 입양한 보리까지 함께 조용하면서도 다사다난한 가족을 이루게 된 것은 조금 더 후의 일이다. 그런데 혹시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고양이 에세이를 기대했다면,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다소 실망할지도 모른다. 물론, 감자와 보리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가지고 있지만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감자와 보리의 부드러운 털처럼 마냥 따듯하고 상냥하지만은 않다. 저자는 말한다. 누군가의 역사가 “그 사람의 책상 서랍 속 물건이나 커튼의 주름, 혹은 오래된 옷과 냉장고 문을 빼곡히 채운 자석, 뒤축이 닳은 구두 같은 것”이거나 “해마다 남긴 사진이라든가 무슨무슨 대회에 나가 받은 상장” 또는 “어느 한 시절을 함께한 이들과의 편지나 엽서 같은 흔적”이라면 “나에겐 역사라 부를 만한 것이 없다”고. 어린 나이에 결혼해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믿을 수 없는 폭력에 시달리다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는 까마득한 과거가 되었지만, 이후로도 시간이 흐르는 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저자는 불행이 너무 익숙해서 불행한지조차 몰랐던 그 시절에 감자를 만났다.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아는 체를 해 오는 부스스한 고양이를 거리에 그냥 두고 오기엔 마음이 영 불편했다. 뜻하지 않게 작은 생명 하나를 구하게 되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정작 구원을 받은 건 자신이었다. 감자를 거두고 돌보면서, 그리고 보리를 키우면서, 아무런 의심 없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로 살아가던 사람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채 버려진 고양이들을 만나 서로를 구원하고 진정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 작은 기적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둠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처럼 세상에서 가장 고요하고 따듯한 위로가 있다면 고양이라는 존재, 그 자체가 아닐까. _본문 중에서 또한 이 책은 절망에 빠진 사람이 어떻게 살아남아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말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감동적인 생존기인 동시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 주는 증거물이기도 하다. 살아가는 것은 곧 상처를 안고 가야 하는 일이고,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열렬히 사랑한다는 것은 기쁨만큼이나 큰 슬픔이 함께하는 일이라는 걸 느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담담한 고백에 큰 위안을 받게 될 것이다. 감자를 만난 저자의 삶이 한순간에 기적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씩 많은 것이 변했다. 안락한 집이 생겼고, 깊고 편하게 잠들 수 있는 밤이 찾아왔다. 즐거움을 느끼는 날이 늘었고, 세상의 모든 사랑스럽고 따듯한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행복을 말하고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자는 “엉망진창인 채로 망가져 버린 내 인생에서 감자는 유일하게 온전히 반짝이는 작은 등불이었다”고 말한다. 어둠이 깊을수록 반짝이는 작은 불빛 하나가 더 위대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막막한 시절에 느닷없이 나타나 맹목적인 애정과 조용한 응원을 보내 준 고양이는 저자에게 용기이자 희망 그 자체였다. 어둠 속에서 길을 비추는 유일한 별이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도무지 무뎌지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슬픔이 조금씩 희석되는 순간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삶을 견뎌내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어둠 속에서 빛나는 작은 불빛처럼 큰 위로로 남을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11월
저자 : 11월
프리랜서 영상작가이자 평범한 트잉여
특징 : 동물애호가, 편애주의자
장래 희망 : 웃기고 귀여운 건물주

책 속에서

차마 보호소로는 보낼 수 없어 데려왔으나 그것은 연민과 비슷한 그 무엇이었을 뿐 사랑이라 부를 만한 마음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가운데 그저 내가 좋아서 내 옆에 있고 싶어서 다가와 몸을 기대는 작은 고양이를 나는 자꾸만 자꾸만 밀어내고 피하기만 했는데, 그 고양이가 내 목을 꼭 끌어안았다. 마치 이 우주에 자신이 기댈 곳은 나 하나뿐이라는 듯.
그 순간 감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만 같았다.
_41쪽


행복이란 42.195킬로미터 마라톤의 결승 지점 같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저기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놀라운 어떤 순간일 것이라고. 그러나 감자를 만나고 알게 되었다. 행복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어느 날의 하늘이, 바람이, 나무가. 햇살 좋은 오후, 거실에 드리운 나뭇가지의 작은 그림자가. 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하루가 행복이고 기쁨이었다.
_65~66쪽


어느 새벽엔 보리가 자고 있는 내 머리맡에 앉아 베란다 쪽을 바라보며 자꾸만 “애옹애옹” “우왕” 하며 깨우기에 밖에서 뭔가 무서운 소리라도 들리는 건가 싶어 일어나 보리를 따라가 보니 떠오르는 태양이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물론 해가 뜨고 있다고, 하늘이 끝내준다고, 혼자 보기 아깝다고 보리가 날 깨웠을 리야 없겠지만 보리 덕에 그렇게 끝내주는 하늘을 봤으니 아무렴 어때.

나를 깨워 한참을 함께 해가 떠오르는 하늘을 바라보던 보리는 어느새 유유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 잠이 들었다.

행복이 이렇게나 사소하다.
_112쪽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감자와 보리는 내게 문진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온갖 감정의 풍파가 나를 흔들고 금세라도 휩쓸려 어디론가 영영 떠내려가 버릴 것만 같은 그런 날에도 감자와 보리는 그저 조용히 눈 한번 마주치는 것으로, 곁에 와 몸을 대고 앉는 것으로, 나를 다시 일상으로 데려다 놓는다. 책장이나 종이쪽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눌러두는
것처럼.
너희는 나의 영원한 문진.
_296쪽

목차

프롤로그


1장 우주를 건너 나에게 온

반드시 너여야만 하는
어쩌다 보니
아무도 모르는 마음
명아주
트위터 세상
갈 곳 없는 고양이
우리의 시간
책상 아래 너의 집
우리 집
나에겐 역사가 없다
믿거나 말거나
이 영광을 너에게
조용히 살고 싶어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그리하여 어느 날


2장 너와 나의 작은 세계

빨간 코의 고양이
시시한 이유
곤히 잠든 얼굴을 보며
수다쟁이 고양이
개미 궁둥이
아무렴 어때
내가 뭘 몰라서
밥 짓는 냄새
괜찮아, 꿈이야
그렁그렁
날아라, 고양이
내 사랑하는 애
나도 좋아!
비로소 가족


3장 이런 사랑

봉봉이의 봄
만수무강
깊고 튼튼하게 뿌리 내린 나무처럼
이름 없는 고양이
사랑받지 못한 증거
보영이의 새로운 세상
유산균보다 이로운
사랑에 빠진 사람들
마지막 식사
안녕, 고양이
네 덕분에
우리 모모
사랑하는 마음
나의 한계
괜찮은가요?
3만 원입니다
고양이 키우세요?
나는 믿고 있다


4장 감자·보리와 살고 있습니다

다녀올게
새해 다짐
고양이의 말
나는 너의 엄마
창문 TV
멸치 탈취 사건
너무 귀여워
작은 등불
그래도 좋아
우리 집 상전
아무리 천재라도
보고 싶어, 보고 있어
최선의 차이
상상만으로도
평범한 행복
사랑이란
나의 영원한 문진
우리의 세계
너의 다정한 그늘에서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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