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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1526 / 460쪽 128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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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대의 고전, 환대의 서사들
필자는 익히 잘 알고 있는 동화 『어린왕자』 『몽실언니』부터 시대의 고전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까지, 석가모니의 이야기 『수대나태자경』부터 구약의 『창세기』와 『판관기』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부터 최근 한국 문학을 이끌어가는 신예 최은영의 단편 「씬짜오, 씬짜오」까지, ‘트래지컬리 힙’의 리드보컬인 고드 다우니의 음반이자 그래픽 소설인 『비밀의 길』부터 흥행 영화 「타인의 삶」까지, 환대의 서사들을 종횡무진 경계 없이 찾아 소개하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환대,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 있다.
구약 성서 『창세기』와 『판관기』의 일화를 바탕으로 몇천 년 전에 행해진 ‘무조건적 환대’가 가진 절대적 의미와 거기에서 파생된 이면의 폭력과 희생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이상적 환대의 예를 제시한다.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아이들을 달라는 바라문에게 피눈물을 흘리면서 제 자식들을 내주는 희생과 보시를 실천한 수대나태자의 일생을 그린 『수대나태자경』을 소개하면서,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주는 것, 더 이상 내줄 것이 없을 때까지 행하는 보시가 곧 환대임을 역설한다.
비천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낮은 자’들을 품고 그들을 위해 희생해온 한 여인의 삶을 그린 권정생의 『몽실 언니』는 작품의 내용뿐 아니라 작가 권정생이 인생의 마지막까지 추구했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미한 모든 생명에 대한 환대와 연민으로 가득했던 권정생과 몽실 언니의 선한 태도는 마치 한 사람의 것처럼 느껴진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나의 삶에 다른 사람의 삶을 얻는 삶”보다 더 큰 환대가 없음을, 이 소설의 초가족적 “환대의 계보”를 통해 그 본질을 탐색한다. 이 작품이 시대의 고전으로 남은 이유이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 『경험의 노래』에 나오는 「타인의 슬픔」을 통해, 오에 겐자부로의 평생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환대의 본질에 대해 설명한다. 연작소설?『새로운?사람이여?눈을?떠라』에 수록된 오에 겐자부로의 진솔한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의 삶, 그리고 그 소수자를 껴안고 살아가는 가족으로서의 삶을 다시 한 번 심고하게 한다.
2016년 캐나다의 록 가수 고드 다우니의 시에 제프 르마이어가 그림을 그린 그래픽 소설 『비밀의 길 』은 한 번도 만난 적 없으나 억울하고 안타깝게 죽어간 인디언 소년 차니 웬작을 향한 가수의 진정성 있는 환대의 노래이며, 그 한 명의 노래가 모두의 합창으로 확장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영어권 작가’라 일컬어지는 J. M 쿳시Coetzee의 『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는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환대를 행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내적 결핍, 윤리적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궁극적인 정신 활동이 환대의 진정한 정신이며, 더불어 환대의 수혜자는 행하는 자가 될 수도 있음을 역설한다.
존 보인의 소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에서 철조망을 가운데에 두고 우정을 쌓게 된 두 소년이 죽음까지 이르게 되는, 인간 내부의 “윤리적 존재”가 지시하는 순진하고도 무모한 모험적 형태의 환대를 보여준다.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 왕자』에 그려진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를 통해, 타자에 대한 인내심 있는 접근과 그로 인해 서로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책임감 있는 관계 형성이야말로 진정한 환대임을 강조한다.
작가 한강의 사적인 경험을 다룬 에세이이자 소설인 『흰』과 80년 5월의 아픔을 다룬 장편 『소년이 온다』가 교차하는 지점에 주목하면서 애도 역시 환대의 한 형식이며, 따라서 애도에 실패하는 것은 환대에 실패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환대는 타자의 “이름이 무엇이든, 언어가 무엇이든, 성별이 무엇이든, 종種이 무엇이든, 인간이든 동물이든 혹은 신적인” 존재이든,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환대할 수 있는 대상을 환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환대할 수 없는 대상을 환대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적인 환대일 것이다. 바로 이것이 데리다가 말하는 “무조건적 환대”의 개념이다. 어쩌면 그러한 환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윤리적 삶의 나침반이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P. 23 지난 20여 년을 돌아보면 환대가, 아니 환대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세계는 난민이나 이민자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지금 이 순간도 그러하다. 많은 나라들은 그들이 자신들의 나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기들이 조금만 잘살면 못사는 나라의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차단하는 게 세상이다. (……) 메르켈 독일 총리가 칭송을 받은 것은 자꾸만 벽을 쌓으려 드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여 (……) 100만 명 이상의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위대한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 메르켈은 타자에 대한 적대가 기승을 부리는 이 지독한 냉소와 무관심의 시대에도 환대가 존재할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아쉽게도 메르켈보다는 트럼프가 더 많다.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것은 환대가 아니라 그것의 부재이다.
P. 69 인간이 가진 놀라운 능력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기 것처럼 느낄 줄 아는 능력, 즉 공감 능력이다. (……) 이웃에 대한 사랑도, 타자에 대한 환대도 여기에서 나온다. 문학 역시 그러한 공감 능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거나, 존재하더라도 자기 얘기만 반복하는 자기중심적인 몸짓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문학은 타자에 관한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
P. 93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는 낮은 자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이 문학이라면, 그것이야말로 환대다. 우리가 배고픈 사람에게 음식을 ‘주는’ 것처럼, 작가는 세상의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 즉 짓밟히고 억눌린 타자들에게 목소리를 ‘준다’. 음식이 물질인 것처럼 언어도, 목소리도, 스토리도 물질이다.
책머리에
“내 딸을 내줄 테니 손님에게는 아무 짓도 하지 마시오”
―환대의 두 얼굴
“제가 보시를 이전보다 더하게 해주십시오”
―수대나태자의 무조건적 환대
“생을 사랑함은 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타자로서의 나환자, 그 목소리
“서러운 사람에겐…… 서러운 이야기를”
―몽실 언니의 환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용기”
―디아스포라 작가의 한숨과 향수
“나는 존재한다 따라서 사랑한다”
―환대의 계보
“HGWXX/7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적대적인 타자의 환대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내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타자로서의 장애인
“아무것도 몰랐던 거, 미안해”
―타자에 대한 낙관과 긍정
“신명껏 돕겠습니다. 아니 강제라도 하겠습니다”
―우리가 아닌 당신들의 천국
“나는 그를 몰랐지만,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타자에게서 불어오는 윤리의 바람
“그들이 당신에게 용서하지 않을 권한을 주었나요?”
―얼굴 없는 타자의 환대
“사랑하는 힘은 죽어가고 있다”
―예루살렘의 우울한 사랑
“조국이여, 진창에 빠져버려라”
―팔레스타인의 눈물
“이렇게 빵을 잘 굽다니 어디서 배운 거니?”
―환대의 최종적인 수혜자
“우리 위에, ‘그’ 위에 다른 존재가 있는 것 같아요”
―밤비의 환대
“나도 네 이름이 마음에 들어”
―철조망 안으로 들어간 소년
“안 하고 싶습니다”
―박해의 트라우마와 바틀비
“나는 내 꽃에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와 ‘길들임’의 윤리
“죽지 말아요. 살아가요”
―환대로서의 애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