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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941384 / 264쪽 137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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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고글을 쓰고 체리 씨를 내뱉는 개와 발에 치이는 부엉이,
그리고 소년의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화양연화
다양한 동물들과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쾌하게 그려낸 순수한 기쁨의 순간
이 책에 등장하는, 소년 팔리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동물들은 아주 특별하고도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다. 그것은 팔리의 감성적이고 예리한 관찰 덕분에,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이해하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려는 순수한 마음이 깃들어 있기에 찾아낸 것들이다.
내키지 않는 일은 누가 뭐라고 해도 꼼짝하지 않지만 자기 마음에 들면 어떻게든 해내고야 마는 개 머트. 관심조차 없던 사냥에 눈을 뜨더니 동부에서 서부까지 최고의 새 사냥개로 명성을 떨치는가 하면, 나무와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기술을 익혀 단숨에 이웃 개들과 고양이들의 기를 꺾어버리고 사람들까지 놀라게 하는 사건을 일으킨다. 그뿐인가. 팔리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소원했던 항해에 나설 때는 뱃머리에 서서 항해사의 임무를 수행하고, 자동차 뒷좌석에 앉을 때면 고글을 쓰고, 산이 보이면 반드시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등산에다 가재잡기 취미까지 생김으로써 팔리와 그 가족을 곤경에 빠뜨리곤 한다.
팔리의 집에 들어온 동물들은 모두 자신을 인간과 똑같이 여겼고, 수리부엉이 올도 마찬가지다. 아주 어릴 때부터 올은 나머지 가족이 날 수도 없고 날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자신도 땅바닥 생활을 받아들이지만 잘 적응하지는 못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는데 보행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다가 비키지 않으면 올과 충돌하곤 했다. 그렇게 함께한 3년간 자주 발에 치었지만 부엉이들의 운명은 비극적으로 끝나고 만다.
이외에도 팔리의 첫사랑의 꿈을 앗아간 스컹크를 비롯해 뱀, 다람쥐, 거북 등 많은 동물이 팔리와 함께했다. 이토록 팔리가 동물들과 가까이한 것은 독수리 알부터 공룡 뼈까지 자연의 모든 것은 집에 둘 가치가 있다고 믿는 자연주의자이자 수집가인 할아버지의 영향이었다. 또한 동물을 알 방법은 같이 살아보는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며 숲과 들판에서 동물과 살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동물을 집에 데려와 같이 살아야 된다는 인식을 팔리에게 심어주었다. 팔리는 그러한 할아버지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비록 이 책의 배경은 물질적인 가치와 자연을 대하는 인식이 크게 변화된 오늘날과 다를지 모르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에게 은유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또렷하다. 동물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인간의 욕망이 동물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이 책을 통해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어릴 때 머트는 개로 살면 미래가 없다고 결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행동을 고집스레 하면서 개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개로 믿지 않았지만, 멍청한 개들이 흔히 그러듯 자기를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머트는 개와 사람, 양쪽 모두에 가까워 보였지만 또한 그 어느 쪽도 아님을 보여주었다.
태도가 독특했다면 외모 또한 특이했다. 보통 세터 종과 전혀 다른 체격이었지만, 모든 면에서 알려진 어떤 종과도 달랐다. 뒷다리를 포함한 후반신이 전반신보다 몇 인치 높았고, 동시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확실히 기울었다. 그 결과 걸을 때면 세 다리가 오른쪽으로 기운 채 떠가는 것 같으면서 급속 잠항하는 잠수함 같은 으스스한 인상을 주었다. 머트를 아주 잘 알지 않으면, 머트가 어디로 가는지, 당장의 목적이 뭔지 가늠되지 않았다. 머트의 눈이 한데 몰려서 시선을 봐도 알 수가 없었다. 사팔뜨기처럼 보였거나, 사실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외형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됐다. 머트에게 쫓기는 땅다람쥐와 고양이는 머트가 어디를 겨냥하는지 판단할 수가 없었고 그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어서 공격당하고 말았으니까. 「2 살아 있는 탈곡기」에서
반시간 후 작은 섬에 도착한 우린 환상적인 상황을 목격했다. 거기에 머트가 있었고 청둥오리 다섯 마리가 있었지만 모두 움직이고 있었다. 한 번에 한 마리나 두 마리, 세 마리가 물가로 걸어가면 머트가 달려들어 새들을 다시 높은 지대로 몰아냈다. 그런 다음 한 마리의 날개를 낚아채고 다른 새 위에 (문자 그대로) 앉아서 나머지 두 발로 다른 두 마리를 짓누르고, 배로 마지막 새를 제압하려 애썼다. 하지만 다섯 번째 새가 가까스로 빠져나가 부지런히 걸어갔다. 머트는 나머지 포로들을 포기해야 했고, 모든 과정이 다시 시작되었다. 머트가 한계에 도달한 즈음 우리가 나타나 구제했고, 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리 개가 진짜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애초에 버둥대는 다섯 마리를 어떻게 작은 섬에 가져갔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6 머트, 족적을 남기다」에서
머트의 독특한 두상 때문에 고글의 끈을 특별하게 만들어야 했지만 제법 잘 맞았고 녀석도 만족했다. 고글을 쓰지 않을 때는 우리가 불룩한 눈썹 위로 올려주었는데, 며칠 지나자 머트는 고글 올리는 방법을 터득했고 필요할 때 다시 내릴 줄도 알았다. 고글은 본래 목적 외에도 상상력이 부족한 행인들을 속이는 데 아주 그만이었다. 하지만 코를 보호해주지는 않아서 어느 날 머트는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려드는 벌을 만났다. 안 그래도 불룩한 콧방울의 왼쪽이 크게 부풀었다. 이 일이 아주 심하게 괴롭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머트는 그저 차의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운이 따르지 않아 곧 다른 벌과 마주쳤고 이번에는 말벌이었다. 두 방 쏘인 결과는 기이했다. 이제 고글을 내리면 머트는 귀상어와 심해 다이버의 중간쯤으로 보였다. 「11 여행의 단편들」에서
내가 집에서 세 블록 떨어진 구멍가게에 갈 때면 대부분 올이 동행했고 걸어서 갔다. 올을 모르는 사람들(새스커툰에 그런 사람은 별로 없었다)은 이런 마을 가는 길에서 마주치면 까무러치게 놀라곤 했다. 평생의 알코올중독자처럼 둔하게 흔들흔들 걷는 올의 걸음걸이 때문이었다. 더욱이 올은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보행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다가 비키지 않으면 올과 충돌했다. 이 충돌의 충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여름 아침, 새로 온 집배원이 편지 뭉치를 들고 낯선 주소를 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올과 부딪힌 일이 기억난다. 그는 일에 몰두해서, 앞을 막아선 게 뭔지 내려다보지도 않고 한쪽으로 걷어차버렸다. 올은 이것을 고의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수리부엉이는 자신의 엄청난 위엄을 지키려고 찌를 듯이 쉬쉬 소리를 내면서, 강력한 날개로 집배원의 정강이를 가격했다(가벼운 형태의 보복이 아니었다). 날카로운 딱 소리가 났다. 집배원은 난데없는 통증에 비명을 지르면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다가 더 크게 소리치면서(이번에는 고음의 애처로운 비명) 동네에서 달아났다. 나는 흩어진 편지를 모아 들고, 나름대로 사과하면서 그를 쫓아갔다. 「13 발에 치이는 부엉이들」에서
이제 발자취는 늪지 뒤편, 넓은 들녘의 끄트머리로 나를 이끌었다. 여기서 근래 2년간 쓰지 않은 마멋의 굴 때문에 발길은 머뭇거렸다. 그래도 얼핏 냄새가 남아 머트는 관심을 갖고 불룩한 주둥이를 움찔대고 엉긴 풀밭을 뭉툭한 발로 긁어댔다.
머트는 오래 지체하지 않았다. 토끼가 지나가서 아침 바람에 토끼 냄새가 실려 왔다. 머트의 발길은 갑자기 옆으로 빠져, 10월에 경작한 푸석해서 잘 무너지는 이랑들 위를 조심성 없이 달리다가 서리 낀 고랑에서 미끄러졌다. 나는 더 침착하게 따라갔고, 갑자기 가시덤불에서 발자취가 끊겼다. 머트는 오래 멈추지 않았다. 가시에 머트의 자랑인 털이 아직 걸려 있었다. 「16 4월의 길」에서
머트, 집에 오다
2 살아 있는 탈곡기
3 파란색을 입다
4 오리떼
5 머트의 청둥오리 늪
6 머트, 족적을 남기다
7 고독한 ‘걷는 자’
8 고양이와 사다리
9 아버지의 배
10 검둥오리호의 항해
11 여행의 단편들
12 다람쥐, 스코틀랜드인, 그리고 다른 동물들
13 발에 치이는 부엉이들
14 난장판 스컹크들
15 항해와 해안
16 4월의 길
옮기고 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