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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꽃이 내게 이르기를

정기복 저 | 천년의시작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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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4675 / 144쪽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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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정기복
저자 : 정기복
충북 단양 출생.
1994년 『실천문학』 겨울호로 등단.
1999년 시집 『어떤 청혼』 출간.

머리말

시인의 말


어린 시절 자다 깬 한낮 대청마루에, 봉당에, 마당가에, 싸리울에, 초가지붕에 쏟아지던 햇살은 살을 베듯 눈이 부신데 엄마도 누나도 뵈지 않고 낯설고 외롭고 슬퍼지고 막막하여 왈칵 울음을 터뜨렸던 기억.

시를 쓸 때나 시를 읽을 때 가끔은 낯설고 먹먹한 그때의 마음이 찾아온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스무 해 만에 두 번째 시집을 엮는다. 눈이 내려 쌓이면 배낭 메고 북한산 숨은벽 올라 아무도 찾지 못하는 바위 틈새 시집 한 권 숨겨 두고 백운대, 인수봉 지나는 바람에게나 읽혀야겠다.

2019년 다시 겨울

책 속에서

나리꽃이 내게 이르기를


손짓하지 않았다. 측백나무 울타리 곁에 서서 비바람에 흔들리었다고 네게 떠나라 이른 것은 아니었다. 네가 집을 나선 것은 시리고 아린 나날 새벽 기차의 기적을 못 견디어 한다 추측할 뿐 빗방울 맺힌 잎새와 고개 숙여 핀 꽃잎의 가련함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 나는 다만 갈라진 손마디로 휘저어 붙잡는 네 어미의 젖은 소매와 휑한 눈을 바라보았을 뿐, 마당 한 귀퉁이 장독대 정화수 흰 사발 바라보았을 뿐…… 하늘거리며 서서.

맨 처음 그날 철둑 넘어 산비탈에 선 내게 왔다 네 마당가에 나를 데려간 일은 네 여린 성정 탓이겠으나 유혹하지는 않았다. 보드라운 꽃술로도 어지러운 향과 색으로도 너를 부여잡고자 하지 않았다. 우연이나 인연조차도 내 바람과는 관계없는 일. 뿌리가 뽑힐지라도 대가 꺾일지라도 줄기가 잘릴지라도 검게 빛나는 주아가 눈물처럼 달려 있는 한 새벽이슬 네 마당가에서 그러하듯 나 아니어도 꽃은 네 발길 지나는 곳 어디라도 피어났을 테니. 떠나고 돌아옴을 지고 다시 피움으로 마냥 우두커니 지켜보고 있었을 뿐.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지나온 길은 가늘어지고 길어져 아득하기만 한데\t11

천마산 그리기 13
노랑제비꽃 14
백운대행, 의상봉 16
백운대행, 원효봉 18
백운대행, 숨은벽 20
백운대행, 삼천사 21
백운대행, 문수봉 22
백운대행, 진관사 24
백운대행, 의상능선 26
백운대행, 삼각산 여성봉 28
백운대행, 노적봉 30
겨울, 송추폭포 31
불암산 간다 32
다시, 겨울 송추폭포 34

제2부 오래된 문장들을 바퀴 아래 깔며\t35

강촌 삼악산 37
바퀴와 매미 38
일침 39
와불 40
죄의 뿌리 43
도토리를 털다 44
민달팽이 46
지상의 별 47
그와 함께 말라가고 있다 48
발가락을 찧다 50
명징의 시간 52
명성산에서 54
불혹의 사랑 56
늦가을 행주강에서 58
동정童貞의 본적지 60

제3부 시대와 불화한 자의 초상\t63

삼 년이면 65
그 일 66
스라소니 68
리영희 70
김광석 72
시대와 불화한 자의 초상 74
모란공원, 사계 75
볍씨 한 가마 보리 서 말 76
신원의 유월 78
고로쇠나무가 인간에게 80
내가 불리고픈 이름은 82
꽃과 불 84
물수제비뜨는 손이 아니라면 86
숯불과 돼지갈비 87
빛의 환쟁이 88
도토리와 시집 90

제4부 이 강에는 다리도 참 많다\t91

나리꽃이 내게 이르기를 93
용부원리 강신대네 사과밭에는 94
참꽃술 95
두릅 96
한강에는 다리가 많다 98
흰 나방 100
싸리 다래끼 102
어머니와 미역국 104
상처의 향기 105
금수산 106
내 가거든 두 아들에게 108
이 땅의 시시포스 110
콜 하시라 112
자유로와 통일로를 달리며 114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에 가고 싶다 116

해설
방민호 ‘숨은벽’을 오르는 바퀴 운전사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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