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유빙이 녹기까지

권미호 저 | 아시아 | 2019년 10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24.00
판매가
$13.2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6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91156624172 / 240쪽 146 x 206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2018년 심훈문학상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권미호의 첫 소설집. "상처 입은 자들의 연대를 통하여 자아내는 따뜻함", "의도하는 분위기를 창출해 내는 능력과 차분한 문체"(김인숙, 방현석 소설가, 홍기돈 평론가)가 장점이라는 평을 받은 등단작 '유빙이 녹기까지'를 비롯해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원하는 바는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줄을 서는 알바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오늘 줄서기'), 직장 동료와 불륜 관계에 있으며('공항 옆 영화관'), 자신의 이름 대신 일란성 쌍둥이였던 동생의 이름을 빌어 살아간다('잡토피아'). 마약에 취해 가짜 세계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사람들('관람객')과 마주치기도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위치가 없이 위태로운 일상을 하루하루 버티는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것이지만 권미호는 그들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간다.

출판사 리뷰

가짜 사건들로 가득한 진짜 세계를 살아가는 법 권미호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 2018년 심훈문학상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권미호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상처 입은 자들의 연대를 통하여 자아내는 따뜻함”, “의도하는 분위기를 창출해 내는 능력과 차분한 문체”(김인숙, 방현석 소설가, 홍기돈 평론가)가 장점이라는 평을 받은 등단작 「유빙이 녹기까지」를 비롯해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등단작을 제외하면 소설 속에서 따뜻함을 찾기란 쉽지 않다. 소설 속 인물들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원하는 바는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줄을 서는 알바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오늘 줄서기」), 직장 동료와 불륜 관계에 있으며(「공항 옆 영화관」), 자신의 이름 대신 일란성 쌍둥이였던 동생의 이름을 빌어 살아간다(「잡토피아」). 마약에 취해 가짜 세계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사람들(「관람객」)과 마주치기도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위치가 없이 위태로운 일상을 하루하루 버티는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것이지만 권미호는 그들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간다. “이 도시는 어떻게 되려는 것일까” 법칙으로 가득한 세계를 탈주하려는 사람들 「오늘 줄서기」의 대학원생 화자에게는 두 가지 중요한 줄서기가 있다. 실제로 용돈벌이가 되는 줄을 서는 아르바이트와 학부 교수에게 잘 보이는 일이 그것이다. 그 두 가지를 잘 해내면 원하는 삶에 가까워질 것만 같지만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느라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까마득해질 뿐이다. 결국 “이 청년 세대들은 닿을 수 없는 실재에 도달하기 위해 가짜-사건을 연기(演技)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연기(延期)하고 유예해야만 하는 형벌을 사는 중이다.”(김영삼 문학평론가) 「잡토피아」에서는 욕망을 유예하다 가짜 삶에 몰두하기에 이른다. ‘세호’는 죽은 쌍둥이 동생 ‘재호’의 이름으로 살아간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데다 자신이 써보지도 못한 많은 빚이 있는 세호에게 평범한 삶이란 요원”했기 때문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한 재호의 뒷바라지를 하며 좋은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세호는 동생이 죽자 그의 이력서를 가지고 취업을 한다. 아이들에게 직업 체험을 제공하는 회사 ‘잡토피아’는 그에게도 삶을 체험해볼 수 있는 장소다. 세호는 잡토피아 내에 CCTV가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을 정확하게 확인해 두고 자신의 모습은 남기지 않으려 애쓰면서 동시에 자신의 세계를 침범하는 사람은 빠르게 포착해 추방하고자 한다. 세호는 이 모든 것이 불가피한 생존 방식이었다고 여긴다. 「골목길의 란다」에서의 ‘란다’에게도 불가피한 삶은 있다. 네 자매 중 막내인 란다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려서 언니들과 뿔뿔이 흩어졌다 다시 재회한다. 하지만 함께 모여 사는 것이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도망만 쳐서는 삶을 살아낼 수가 없다.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를 끝없이 골몰해 하며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름 뒤로 숨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란다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간다. 그 길 끝에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도착하기 전까지는 도무지 알 수 없다. “우리를 둘러싼 끝도 시작도 없는 원형의 트랙처럼, 슬픔도 그렇지.“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애도의 일기 소설 속 세계에서 한 개인이 고통받지 않고 살아가기란 완전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건 실제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이 세계에 완전히 절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라르손의 침대」에서는 뜻밖의 선물을 보내며 화해의 인사를 건네며, 「유빙이 녹기까지」에서는 상처 입은 자들 사이에 가능한 연대와 공감의 세계를 보여준다. 소설 속 인물들은 시스템에 맞서, 또 시스템을 내면화한 자들에 맞서 저항하면서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진다. 그것으로 모든 고통이 완전히 사라진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시도들은 끊이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각자가 지닌 ‘한기’와 ‘온기’를 얼마간 나누어 가지면서 따뜻함이 점점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을 소설을 읽으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전라남도 광주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8년 심훈문학상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책 속에서

잠잘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뛰는 지금의 상황이 언제인가부터 벅차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웃을 당하지 않기 위해 타석에 서서 늘 안타를 쳐내야 했다. 학부생인 내가 선배에게 딱 붙어 교수 서포터를 지원한 것은 내 나름대로 배팅을 한 셈이었다. 우수한 성적을 받아 선발대 후보 중 한 사람이 되는 것을 택하는 것보다 영향력 있는 교수의 눈에 드는 것, 그것이 더 빠르고 정확한 길이라 생각했다.
_ 「오늘 줄서기」

“나도 자주 그래.”
어느새 송이 은설의 뒤에 서 있었다.
“딱히 뭘 마시고 싶은지 모르겠어. 그래도 홍차는 아니야, 그렇지?”
송은 은설이 넣어 놓은 홍차 티백이 담긴 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호로록 소리를 내며 들이마시더니 캔의 커피 가루 두 스푼을 떠서 종이컵에 담았다.
“그런데 누가 권하면 흔쾌히 마실 수 있게 되지, 설탕은 안 넣지?”
_ 「공항 옆 영화관」

세호는 잡토피아에 오기 전 사회에서 투명인간과 다름없었다. 신문과 택배, 각종 심부름을 배달하거나 대행하며 그는 사시사철 후드티를 뒤집어쓰거나, 모자, 헬멧을 쓰고 다녔다. 아파트 비상 계단으로만 다니다 보니 자신과 같은 이들을 자주 마주쳤다. 뜨거운 햇빛과 차가운 공기에서 몸을 보호하고자 온갖 패브릭들로 중무장한 동종 업계의 청장년들, 모자를 뒤집어쓰고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뒷길로 다니며 청소를 하던 이들. 세호는 ‘이봐’라거나 ‘김씨’라거나 ‘저이’라고 불리었다. 세호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고 얼굴을 기억해 주는 이들은 없었다.
_ 「잡토피아」

란다는 평범을 가장했다. 솔직한 불우함보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함이 신상에 이롭다는 것을 빨리 깨우쳤다. 사람들은 겉으로는 동정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부담스럽고 불편해 했다.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결국 마찬가지였다. 불우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란다는 말수를 줄였다. 표정을 지우면 자연스레 말수가 줄었고, 버릇과 기호를 감추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을 수 있었다.
_ 「골목길의 란다」

시간이 지나면 그 일을 정말 자신이 겪었었는지 자문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타국에서의 이런 경험이, 무료하고 퍽퍽한 삶을 살아가는 데 오히려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마치 신기루처럼. 나는 그가 진심으로 다른 문제를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겪었으나 겪지 않은 것 같아 반추하게 된다……. 거기에서 오는 감정들도 더 이상 지금과는 같지 않을 것이었다.
_ 「관람객」

나는 바람을 막기 위해 안의 오른쪽으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안의 어깨를 감쌌다. 윤도 안의 옆으로 한 칸 자리를 옮겨 앉았다. 안의 열기가 느껴졌으므로 내 체온이 더 낮다는 것을 알았다. 나의 한기가 안의 열기를 내릴 수 있을까. 아닌가. 나의 한기와 안의 열기가 만나 정상체온이 되는가. 나는 그런 생각을 두서없이 했다.
_ 「유빙이 녹기까지」

목차

오늘 줄서기
공항 옆 영화관
잡토피아
골목길의 란다
관람객
라르손의 침대
유빙이 녹기까지

해설|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란다. 몽상을 깨부수는,_김영삼
작가의 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