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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불능

마샤 웰스 저 | 고호관 역 | 알마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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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922657 / 220쪽 121 x 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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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살인을 할까 드라마를 볼까 전대미문의 매력덩어리 안드로이드가 펼치는 스페이스 오페라 ‘살인봇’의 일기는 연속극에 푹 빠져 지내는 생활을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살인봇은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지배모듈을 해킹한 뒤로 대량 학살자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곧 위성으로부터 연속극과 음악, 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인간 학살 대신 문화생활을 선택한다. 자의식을 가졌다는 사실을 숨긴 채 외계 행성 탐사대와 보안 계약을 맺어 일은 하고 있지만, 임무는 지루하고 정신은 딴 데 팔려 있다. 그러나 빈둥거리던 날들도 잠시뿐, 갑작스럽게 나타난 괴생물체와 사투를 벌인 뒤로 과학자들과 살인봇은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언가와 이 행성에 함께 있다는 걸 깨닫는다. 행성의 위험 보고서에 등재되지 않은 괴생물체, 그들이 가진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은 위험 지역, 갑작스러운 통신 위성의 고장, 급기야 대륙 반대편의 또 다른 탐사대와는 연락이 두절되는데. 연속극 속 영웅과는 거리가 먼 과학자들과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안드로이드로 구성된 이 탐사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인봇은 이 외계 행성에서 두 개의 전선을 마주해야 한다. 그 상대는, 하나는 육탄전을 벌여 싸워야 하는 외부의 적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의 갑을 관계로서 복종해야 하는 내부의 인간이다. 외부의 적이 기발하고 치밀한 전략과 무자비한 육탄전으로 제압해야 할 상대라면, 살인봇에게 인간이란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지 않고 긴장을 유지해야 할 갑이자 고객이다. 두 종류의 싸움은 보이지 않는 적을 추적하는 긴박한 스릴러와 미묘한 신경전 사이를 오가며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긴장의 순간들 사이사이에는 기업이 지배하는 우주 시대를 조소하는 유머가 툭툭 튀어나오는데 살인봇의 이런 소심한 항의는 그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자본에 소외된 존재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염치가 있는 안드로이드라 부끄러워할 줄 알고, 괜한 마음 씀씀이에 어쩔 줄 모른 성격 탓에 살인봇과 인간 사이의 갈등은 실소와 연민을 자아낸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은 살인봇이다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게 만드는 살인봇의 일기 “나는 가능한 한 가전제품처럼 있으려고 노력하면서 인간들이 가리키는 상처 부위를 잡아주었고, 점점 떨어지는 내 체온으로 바라다지를 따뜻하게 유지하려고 애썼고, 인간들이 나를 보지 못하도록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18쪽) “나는 고객이 내게 무슨 짓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두어야 한다. (…) 나는 자리에서 빠져나와 호퍼 뒤쪽으로 갔다.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서 보급품 상자를 마주한 채 뚜껑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건 실수였다. 지배모듈이 멀쩡히 있는 보안유닛이 할 만한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들은 눈치채지 못했다.”(73쪽) “나는 혼란스러워하는 하나의 완전한 존재였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무엇이 필요한지도 전혀 모르는.”(146쪽)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이후 인간보다 인간다운 비인간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조건을 묻는 안드로이드의 계보가 있다면, 웰스가 그려낸 ‘살인봇’은 새로운 유형의 안드로이드라 할 만하다. 필립 K. 딕이 그린 50여 년 전의 안드로이드가 생의 의지를 강렬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인간성의 본질을 묻는다면, 마샤 웰스는 자본화된 사회에서 두꺼운 헬멧(혹은 페르소나) 안에 자신을 숨기고 냉소로 일관하며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안드로이드를 통해 이 시대의 인간상을 보여준다. 멀티태스킹도 잘 안 되고 남사스러운 질문이나 해댄다며 인간을 냉소하지만, 한편으로 드라마를 많이 본 탓에 위기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할 줄 알고, 필요할 땐 인간에게 따듯한 농담을 건넬 줄도 알기에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살인봇. 이 매력적인 안드로이드와 함께하는 장대한 우주 모험이 《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불능》으로 시작된다. 총 4부작의 시리즈는 2020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불가능하고도 가능한 세계, 포비든 플래닛(FORBIDDEN PLANET, FoP)! 2019년, 알마의 새로운 소설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현실과 이상이 결합하는 낯선 행성, 견고한 일상의 궤도에 틈입하는 새로운 문학. 마침내 한국소설의 미완의 조각을 채워 넣는다.

저자 소개

SF, 판타지 소설 작가다. ‘머더봇 다이어리The Murderbot Diaries’ 시리즈로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SF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텍사스A&M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했다. 현실 사회의 복잡성을 세심하게 묘파해내는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인류학을 전공한 작가의 학문적 배경 덕분이라는 평가가 있다. 2017년 월드판타지컨벤션World Fantasy Convention에서 발표한 SF, 판타지, 영화 등 미디어의 소외된 창작자에 대한 연설이 호응을 얻으며 이와 관련한 광범위한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1993년 첫 책 《불의 요소The Element of Fire》를 출간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오른 세 번째 소설 《네크로멘서의 죽음The Death of the Necromancer》 이후 ‘라크수라의 책Books of the Raksura’ 시리즈를 비롯해, 《마법사 사냥꾼The Wizard Hunters》 《무한의 바퀴Wheels of the Infinite》 등 다수의 소설과 논픽션을 펴냈고, SF 영화에 바탕을 둔 미디어 타이인 소설 《스타게이트: 아틀란티스Stargate: Atlantis》 《스타워즈: 면도날Star Wars: Razor’s Edge》을 출간하기도 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를 마쳤고, 현재 동아사이언스에서 「과학동아」 기자로 일하고 있다. SF, 특히 우주여행이 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해, 많은 사람들과 우주에 대한 꿈을 공유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저서로 아동서 《술술 읽는 물리 소설책》1, 2를 썼으며, 옮긴 책으로는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과 《SF 명예의 전당》, 《링월드 프리퀄 1, 2》등이 있다.

책 속에서

나는 놈의 입속에서 바라다지를 끄집어내고 대신 들어간 뒤에 목구멍을 향해 무기를 발사했다. 그리고 조금 위로 올려 뇌가 있을 만한 곳을 향해서도 쏘았다. 순서는 약간 헷갈린다. 내 현장카메라 피드를 다시 돌려봐야 할 것 같다. 확실한 건 내게 바라다지가 있었고, 놈에게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 녀석은 다시 굴속으로 사라졌다.
바라다지는 의식이 없었다. 오른쪽 다리와 옆구리의 큰 상처에서 난 피가 보호복 밖으로 흘러나왔다. 나는 무기를 다시 등 뒤에 고정한 뒤 양손으로 그 여성을 들어 올렸다. 난 이미 왼팔의 장갑과 그 밑에 있던 살을 상당 부분 잃어버렸지만 비유기체 부분은 아직 작동하고 있었다. 지배모듈에서 명령이 쏟아졌지만 나는 해독하지도 않고 나중으로 미루어두었다. 지금은 비유기체 부분도 없고 나처럼 수리하기도 쉽지 않은 바라다지가 확실한 우선순위였다. 나는 긴급 피드에서 의료시스템이 내게 뭐라고 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바라다지를 크레이터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했다.
_10~11쪽

아라다가 구급상자를 꺼내 와서 바라다지의 출혈을 막고 그녀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나는 가능한 한 가전제품처럼 있으려고 노력하면서 인간들이 가리키는 상처 부위를 잡아주었고, 점점 떨어지는 내 체온으로 바라다지를 따뜻하게 유지하려고 애썼고, 인간들이 나를 보지 못하도록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_18쪽

나는 내 고객이 어떤 인간인지, 무슨 일을 하려는 건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이 단체가 자유보유권을 인정하는 행성에서 왔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자유보유권이 있다는 말은 그 행성이 테라포밍과 개척 과정을 거쳤지만, 어떤 기업 연합에도 속해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자유보유권이라는 말은 대체로 개판이라는 뜻으로 통하기에 나는 그 인간들에게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은 함께 일하기 쉬운 부류였다.
나는 새로 돋아난 피부에 묻은 액체를 씻어낸 뒤 칸막이방 밖으로 나왔다. 문득 다시 조립하지 않은 장갑이 내 몸에서 나온 체액과 바라다지의 피를 뒤집어쓴 채 바닥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멘사가 칸막이방 안을 들여다본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아마 내가 그 안에서 죽어 있다고 생각했겠지. 나는 수리를 위해 장갑을 전부 재생기의 각 슬롯에 다시 넣었다.
_30~31쪽

멘사와 아라다가 그에 대해 내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던 인간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세상에, 살인봇에게 어떻게 느끼냐고 묻는다니. 그런 생각만으로도 너무 고통스러워서 효율이 97퍼센트로 떨어졌다. 차라리 제1위협의 입속으로 다시 기어 들어가는 게 나을 지경이었다.
_49~50쪽

“이건 역겨운 관습이야. 끔찍해. 노예제도라고. 이건 구라틴보다 더 기계라고 할 수도 없…”
오버스가 화를 내며 말했다.
“넌 그게 모를 거라고 생각해?”
나는 고객이 내게 무슨 짓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두어야 한다. 지배모듈이 온전했다면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회사를 제외하고는 고객을 밀고할 수도 없었다. 그게 아니면 해치 밖으로 뛰어내리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나는 그 대화에 태그를 달아 멘사에게 보냈다.
조종실에서 멘사가 외쳤다.
“라티! 이미 얘기 끝났잖아!”
나는 자리에서 빠져나와 호퍼 뒤쪽으로 갔다.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서 보급품 상자를 마주한 채 뚜껑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건 실수였다. 지배모듈이 멀쩡히 있는 보안유닛이 할 만한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_72~73쪽

“저를 죽이셔야 합니다.”
인간들이 내 말을 이해하는 데, 그러니까 현장카메라로 본 내용을 종합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 영겁의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을 측정하는 내 능력도 온전치가 않았다.
“안 돼.”
라티가 말했다. 나를 내려다보며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 돼. 그렇게는 못—”
멘사가 말했다.
“그러지 않을 거야. 핀-리가—”
오버스가 수리 도구를 떨어뜨리고 좌석 두 열을 넘어가며 핀-리를 불렀다. 자신이 조종간을 잡고 핀-리에게 나를 고치도록 할 생각이었다. 나는 핀-리가 나를 고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엉덩이 관절이 날아간 채로 한쪽 팔만으로도 호퍼에 탄 모든 인간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좌석 위에 놓여 있던 소형 무기를 집어 들고 내 가슴을 향해 돌린 뒤 방아쇠를 당겼다.
_103~104쪽

구성체를 반은 봇, 반은 인간으로 생각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그러면 마치 두 절반이 별개인 것처럼 들린다. 봇 부분은 명령에 따라 일을 하려 하고, 인간 부분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도망치려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나는 혼란스러워하는 하나의 완전한 존재였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무엇이 필요한지도 전혀 모르는.
어쩌면 인간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둘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라다나 라티가 폭주한 보안유닛에게 잡히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속이 뒤틀렸다. 현실에 대해 감정을 느끼는 건 싫었다. 그런 건 <거룩한 위성>을 보고 느끼는 편이 훨씬 나았다.
그러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텅 빈 행성을 떠나 배터리가 다 닳을 때까지 그냥 살아가기? 만약 그럴 생각이라면 좀 더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서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 자료를 다운로드받았어야 했다. 그래도 배터리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볼 수 있을 만큼 받을 수는 없었겠지만. 내 사양에 따르면 내게는 앞으로 수십만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내가 보기에도 바보 같은 짓 같았다.
_146~147쪽

목차

1..7
2..29
3..48
4..70
5..106
6..144
7..176
8..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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