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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이나 저녁때

황인숙 저 | 현대문학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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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1144 / 92쪽 104 x 182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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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황인숙 시집 『아무 날이나 저녁때』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의 시인들은 황인숙, 박정대, 김이듬, 박연준, 문보영, 정다연 6인이다. 한국 시 문학의 한복판에서 그 역량을 빛낸 지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에 이어 네 번째 컬렉션은 다양한 감수성을 선보이며 한국 시 문학의 무한하고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려준다. 『아무 날이나 저녁때』는 1984년 『경향신문』으로 등단한 이래 일곱 권의 시집을 출간하며 ‘황인숙풍’이라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낸 시인의 소시집이다. 등단 초기부터 “한국 문단에서 가장 뛰어난 감수성을 지닌 시인”(시인 오규원)이라 불렸던 황인숙은 이번 시집에 사소한 일상에 숨겨진 비애, 그럼에도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선량한 사랑이 묻어나는 시 스무 편을 특유의 명랑함과 절제된 표현, 속도감 있는 리듬, 넘치는 유머로 녹여냈다. 타인의 시간, 미물의 생을 허투루 지나치지 못하는 시인의 다정한 태도에서 탄생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시인 조은)을 가진 작품들은 시를 읽는 온전한 기쁨과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섯 시인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테마를 정해 자신만의 시론 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점이다. 황인숙 시인은 40여 년 동안 그리워하던 한 노래를 다시 찾아 들을 수 있게 된 과정을 들여다보며, 사소하고도 심상하게 여기던 무엇이 문득 영혼을 흔드는, 그렇게 예고 없이 시가 찾아오는 그 순간을 묘사한다. 더불어 시가 삶과 다른 곳에 있다고 믿었던 젊은 날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일상의 안온함에 감사하는 마음, 생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을 전하는 이 글은 믿고 찾아 읽는 에세이스트로서의 황인숙의 매력을 상기시켜준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경현수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경현수(b. 1969) 중앙대 서양화과와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순수미술 석사 과정 졸업. 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부산비엔날레, 플라토미술관, 이유진갤러리 등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 참여.

저자 소개

  • 저자 : 황인숙
저자 : 황인숙
1984년 『경향신문』으로 등단, 시집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자명한 산책』 『리스본行 야간열차』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가 있으며 동서문학상,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머리말

내 시가 제일인 줄 알고 자만심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시를 지금 읽으면 어떤 건 풋내로 가득하고 잘도 이런 걸 시랍시고 묶었네 싶게 미숙함이 한눈에 띈다. 분명 전보다 시를 보는 안목은 높아졌는데 그렇다고 시를 더 잘 쓰게 되는 건 아니다. 최고의 시, 비수 같은 시를 쓰고 싶다. 욕심은 그득하건만 정진하는 능력이 부족한 나. 그래도 시는 영감과 우연의 소산이라는 미신을 벗은 게 어딘가. 아니,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정진해야 영감이 생기든 말든 한다는 건 알겠다.에세이 「그이들이 초록 외투를 입혀줬네, 나는 시를 써야 하리」 중에서

책 속에서

벼룩만큼도 희망이 없는 인간에게,
에게는, 에게나, 에게도,
―「벼룩」 전문


너희 매미들아, 쉬어가며 울렴
숨 막히겠다
―「망중한」부분


저 사람은 왜
개줄을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개줄을 끌고 있기 때문이지
때로 그는
식당이나 어떤 공원
앞에서 발을 멈추고
발길을 돌리리
개줄 끝에 개가
있거나 없거나

어딘가 한 조각이
오려져 나간
혹은
빗금이 그어진 풍경처럼
관리가 안 된
생의
민얼굴로
―「개줄을 끄는 사람」 전문 


간발의 차이 중요하여라
시가 되는지 안 되는지도 간발의 차이
간발의 차이로 말이 많아지고, 할 말이 없어지고

떠올렸던 시상이 간발 차이로 날아가고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길을 놓치고 날짜를 놓치고 사람을 놓치고

간발의 차이로 슬픔을 놓치고
슬픔을 표할 타이밍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네
(…)

간발의 차이에 놓치기만 했을까
잡기도 했겠지, 생기기도 했겠지
간발의 차이로 내 목숨 태어나고

숱한 간발 차이로 지금 내가 이러고 있겠지
간발의 차이로
―「간발」 부분 


지난여름에는
명랑이가 없었다
그랬구나, 그랬네
명랑이가 없었네
란아, 우리,
열 여름을 산 거 같은 지난여름
지난여름,
열 여름을 죽은 거 같은
―「어쩐지 지난여름」 전문

목차

뭐라도 썼다
온열 미라클 DH5001의 詩
오늘은 긴 날
한밤의 어른들
우리 명랑이랑 둘이
너는 숙제를 마치고, 나는
꼬르륵
번아웃
나비는 없네
벼룩
한밤의 일을 누가 알겠어요
개줄을 끄는 사람
목숨값
한국인 조르바
간발
어쩐지 지난여름
망중한
소낙비 왔다 가고
문어와 라일락
옛이야기
슬픔의 레미콘
아무 날이나 저녁때
결락

에세이 : 그이들이 초록 외투를 입혀줬네, 나는 시를 써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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