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36438005 / 248쪽 145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박솔뫼, 성혜령, 임솔아, 장희원, 정기현, 황시운
-
윤고은
-
정유정
- 15,300
- 15,300
- 15,120
- 16,200
출판사 리뷰
“살아 있어 다행이다.” 비참한 세계를 두 발로 딛고 버티는 힘 죽은 상태에 있는 「지옥의 형태」의 화자는,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을 계속해서 되풀이한다. 부모님, 친구들, 이후에는 남편과 딸에게까지 버림받았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는 화자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영원히 돌고 도는 불행의 기억 속에 갇힌다. 화자는 학창시절 사랑받지 못한다는 자격지심으로 친한 친구의 안 좋은 소문을 지어내어 결국 친구가 자살을 시도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소설 속 ‘화자’와 ‘친구’는 이어지는 작품 「어제의 일들」에서 ‘율희’와 ‘상현’으로 다시 등장하는데, 이 둘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얻어 잘 살고 있는 듯한 ‘가해자’ 율희는 불안, 질투, 자격지심 등 스스로 만든 지옥 속에 살아가는데, 자살 시도로 몸이 망가져 장애를 얻은 채 비참하게 살고 있는 듯한 ‘피해자’ 상현은 오히려 자신만의 단단한 내면을 갖추었다. 선생님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소문, 그로 인한 따돌림과 자살 시도, 가족들의 외면은 상현에게 이미 지나간, “어제의 일들”일 뿐이다. 그림책 작가가 된 상현은 그림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고 비참해 보이는 현실을 두 발로 딛고 버티며 살아간다. 「엔터 샌드맨」의 지수는 폭발 사고로 건물 잔해에 깔리면서 친구는 죽고 자신만 살아남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폭발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지수와 지훈은 서로를 버팀목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끝내 함께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한다. 지훈의 죽음 이후에야 지수는 비로소 지훈과 함께했던 구체적인 현실, “사고 이후 처음 느낀 아주 명징하고 단단한 고통”을 실감한다. “그러니까, 제발 나 좀 살려줘. 이쁜 내 새끼들아.” 어느날 죽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서늘한 질문 「그 밑, 바로 옆」과 「꾸꾸루 삼촌」은 죽음을 다소 환상적인 방식으로 그린 소설들이다. 도시의 철거민, 노숙자, 실종자들이 모여 있는 땅 밑 마을 ‘개미촌’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견’은, 어느날 할머니의 죽음을 맞닥뜨린다. 죽은 할머니는 견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하고, 그것들을 하나씩 수행하며 견은 태생의 비밀과 할머니의 과거를 알게 된다. 그토록 꿈꾸던 ‘깨끗한 신축 아파트’에서 살 기회를 얻지만, 견은 자신이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존재, 자신이 안심하는 세계를 찾아 죽은 할머니 곁으로 돌아온다. 「꾸꾸루 삼촌」에서는 지하 음악실에서 곡 작업을 하며, 죽은 혼과 흡사한 ‘그것’들을 맞아주는 철완이 등장한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풀이처럼 쏟아놓는 ‘그것’들에게 자신이 만든 음악을 위로삼아 들려주며 지내던 철완은 뜻밖에도 행방불명된 자신의 삼촌을 만나게 된다. 삼촌과 함께 지내면서 철완은 삼촌의 과거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표제작 격인 「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은 삶과 죽음에 대해 가장 서늘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치매를 앓았던 아버지를 겪었던 윤승은 인간다운 죽음을 선택하고 싶어 ‘치매안락사 보험’에 가입한다. 일단 치매 판정이 내려지면 계약을 파기할 수 없는 조건의 보험인데, 치매가 진행될수록 윤승은 더욱 살고 싶어한다. 마침내 “제발 나 좀 살려줘”라고 외치는 윤승을 통해 독자는 윤리적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대면하게 된다. 죽음을 다채롭게 변주하고 유려하게 다루는 『품위 있는 삶』은, “재난과 타자의 죽음을 빈번히 만나게 되는 우리 시대에 삶다운 삶이라는 이상에 우리가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신샛별 해설)를 묻는다.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이지만 가장 난해한 문제, 외면하고 싶지만 결국 우리 곁에 존재하는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자꾸 들추면서 작가는 이 시간과 세계를 함께 견디는 우리에게 작은 손을 내미는 것 같다. 책 속에서 과거의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미래에 대해 무슨 약속을 했건 그건 잘 모르고 한 개소리야. 내가 살아보지도 않은 시간을 어떻게 알고 그랬겠어. 모르니까 무서웠던 거지. 그 알지도 못하는 것 때문에 도대체 난 인생을 얼마나 허비한 거냐. (「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 45-46면) 그리고 이해할 수 없이 복잡했던 날들을 생각했다. 차마 다 기억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그것들은 명백히 지나가버렸고, 기세등등한 위력을 잃은 지 오래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 다행이라 말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어제의 일들」 93면) 비참함은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내게 남겨준 유품 같은 것이었다. (…) 사는 동안 나를 휩쓸고 간 수많은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것이 비참함이었고, 빈방은 그 상징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 빈방을 채우기 위해 늘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맸으나 그것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 (「지옥의 형태」 102면) 지수는 자신의 뺨에 와 닿던 지훈의 솜털과 한참 만에 돌아온 지훈의 땀 냄새, 둘이 함께 나누던 사소한 농담, 둘이 먹던 형편없는 식사, 둘이 앉아서 졸곤 했던 낡은 가죽소파, 그가 좋아했던 부드러운 무릎 담요를 떠올렸다. 그것은 그녀가 유일하게 속해 있던 아주 사소하고 구체적인 세계였다. 지수는 그 세계가 정말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동시에 영원히 잃어버렸다. (「엔터 샌드맨」 191면) 젠장, 왜 이렇게 안 풀리는 거야. 정말 열심히 했는데, 큰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내 이름값을 하고 싶은 건데, 왜 이렇게 운이 없는 거냐고. 사는 게 너무 무서워. 여기서 나가면 죽을 것 같아. 사실은 여기도 무서워. (「꾸꾸루 삼촌」 221면)
과거의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미래에 대해 무슨 약속을 했건 그건 잘 모르고 한 개소리야. 내가 살아보지도 않은 시간을 어떻게 알고 그랬겠어. 모르니까 무서웠던 거지. 그 알지도 못하는 것 때문에 도대체 난 인생을 얼마나 허비한 거냐. (「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 45-46면)
그리고 이해할 수 없이 복잡했던 날들을 생각했다. 차마 다 기억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그것들은 명백히 지나가버렸고, 기세등등한 위력을 잃은 지 오래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 다행이라 말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어제의 일들」 93면)
비참함은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내게 남겨준 유품 같은 것이었다. (…) 사는 동안 나를 휩쓸고 간 수많은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것이 비참함이었고, 빈방은 그 상징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 빈방을 채우기 위해 늘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맸으나 그것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 (「지옥의 형태」 102면)
지수는 자신의 뺨에 와 닿던 지훈의 솜털과 한참 만에 돌아온 지훈의 땀 냄새, 둘이 함께 나누던 사소한 농담, 둘이 먹던 형편없는 식사, 둘이 앉아서 졸곤 했던 낡은 가죽소파, 그가 좋아했던 부드러운 무릎 담요를 떠올렸다. 그것은 그녀가 유일하게 속해 있던 아주 사소하고 구체적인 세계였다. 지수는 그 세계가 정말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동시에 영원히 잃어버렸다. (「엔터 샌드맨」 191면)
젠장, 왜 이렇게 안 풀리는 거야. 정말 열심히 했는데, 큰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내 이름값을 하고 싶은 건데, 왜 이렇게 운이 없는 거냐고. 사는 게 너무 무서워. 여기서 나가면 죽을 것 같아. 사실은 여기도 무서워. (「꾸꾸루 삼촌」 221면)
품위 있는 삶, 110세 보험
어제의 일들
지옥의 형태
그 밑, 바로 옆
엔터 샌드맨
꾸꾸루 삼촌
해설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