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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기도

원제 : Plegarias nocturnas(2012)

산티아고 감보아 저 | 김병선 역 | 현대문학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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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9997 / 516쪽 140 x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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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의문의 실종이 일어나던 21세기 초 콜롬비아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을 찾아 세계의 절반을 돈 청년 그리고 그의 비극에서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 『밤 기도』 소개 소설은 태국 방콕에서 한 남자가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작가인 그는 몇 해 전 인도 델리에서 영사로 있던 당시, 방콕에서 콜롬비아 청년이 대량의 마약을 소지한 죄로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태국에 콜롬비아 대사관이 없는 까닭에 델리의 영사인 그가 이 문제를 담당하게 되면서, 방콕 교도소의 뜨겁고 더러운 공기 속에서 청년 마누엘과 처음 만난다. 그리고 국립대학 출신의 젊은 철학자인 청년이 누나 후아나를 찾아 이곳까지 흘러온 긴 사연을 듣게 된다. “이것은 탐정소설류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놀라고 싶으신가요? 이것은 사랑의 소설이 될 것입니다” ― 하드보일드 추리 기법으로 쓴 여행 소설과 가족 이야기 총 3부와 에필로그로 구성된 이 소설은 영사와 마누엘, 그리고 후아나의 이야기가 중첩되면서 서술된다. 보고타의 위태로운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마누엘은 어릴 적 자신을 “사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집의 나이 어린 유령”이었다고 고백한다. 빠듯한 벌이와 직장 상사들에게 무시당하는 삶에 지쳐 분노로 가득 찼던 아버지와, 그런 남편을 내심 경멸한 어머니로부터 관심받지 못했던 소년 마누엘에게 누나 후아나는 처음으로 “영혼을 드러낸 거울”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당시 수많은 중산층 가정과 마찬가지로, 극우주의자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부모 아래서 남매는 함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다른 세상을 들여다보고, 언젠가 보고타를 탈출하는 날을 꿈꾸며 성장한다. 그러나 후아나가 대학에 들어간 이후 차츰 집에 오는 날이 뜸해지더니, 정확히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사라진다. 마누엘은 정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소리 소문 없이 죽임을 당하는 이 나라 어딘가에 후아나가 묻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녀를 찾아 도시를 헤매지만, 3년 만에야 발견한 단서에서 뜻밖에도 그녀가 도쿄에 있을 가능성을 포착한다. 마누엘이 방콕에 오게 되기까지의 전말을 알게 된 영사는 한편, 그가 체포됐을 당시 상황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고 변호사에게 자세한 조사를 부탁한다. 그리고 후아나가 왜 사라졌는지, 살아 있었다면 왜 한 번도 동생에게 연락하지 않았는지 수많은 궁금증을 품은 채 마누엘을 대신해 후아나의 행적을 조용히 추적해나간다. 마누엘과 영사가 후아나를 찾아 나서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은 보고타와 방콕, 델리, 그리고 도쿄와 테헤란을 넘나들며 전환된다. 하나하나의 의문점이 풀리는 과정이 추리소설처럼 전개되는 가운데, 소설은 서로를 위해 각자 먼 길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두 남매가 전하는 가슴 깊은 사랑의 기도를 들려준다. “이 나라는 무덤 위에 건설되어 있어요. 바닥을 파기만 하면 뼈가 나오는 곳이에요” ― 암울했던 알바로 우리베 시대의 초상 감보아는 차가운 분노가 깃든 문체로 콜롬비아 현대사를 건조하고도 냉정하게 분석하고 말하는 한편으로, 조국에 대한 떨칠 수 없는 애정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빌려 담아낸다. 정부군과 게릴라가 수십 년째 내전을 벌이고, 경제는 점점 악화 일로를 걷는 시대에 메시아처럼 등장한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2002~2012년 재임)은, 마누엘 부모에게 “게릴라와 싸워 총탄 세례를 퍼붓겠다고 말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애국자 우리베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그들은 “이 나라가 이제 살았다”며 감격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자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던 도시는 이내 다시 희망을 잃고 무기력에 빠진다. 우리베 대통령이 퇴임한 해인 2012년 4월에 발표된 이 소설은 콜롬비아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로 꼽히는 우리베 정권 시절에 대한 기록이자, ‘폭력 시기’라고 불린 반세기를 살아낸 콜롬비아 국민들과 실종자들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정부에 반대하는 청년들이 ‘사회 청소’라는 명목을 내건 우익 민병대에게 살해당하고, 그 뒤에는 정부가 개입했다는 소문을 두고 당시 대부분의 중산층은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리 없다고 믿었지만, 정권이 끝나자 이 모든 것이 진실이었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내 화면 앞에서 사는 법을 배웠어요. 이것이 나의 진정한 가정家庭이에요” ― 21세기의 언어로 그리는 마술적 사실주의와 그리스 비극 『밤 기도』에는 영사와 마누엘, 후아나 이외에 ‘인테르 네타’라는 또 한 명의 화자가 출현한다. 저자가 한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인테르 네타는 그리스 비극에서처럼 일종의 코러스”로서, 「인테르 네타의 독백」이라는 부제목이 붙은 여덟 개의 장은 소설 중간중간 삽입되어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암시하고,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상징하는 ‘인테르 네타Inter-neta’는 과거부터 현재의 역사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겪은 역사적 사실과 원시 토착 신화의 마술 같은 상상력을 결합해 라틴아메리카의 슬픈 운명과 고독을 그려냈다면, 감보아는 실제적, 가상적 공간을 넘나들며 허구와 현실의 요소를 뒤섞어서 시대의 혼란과 현대인의 실존적 불안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감보아에 따르면, 이 소설 전반에는 ‘불가능한 사랑amor imposible’이라는 고전적 주제가 담겨 있는데, 그것은 결코 근친상간의 의미가 아닌,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놓이는 온갖 방해 요소와 시련을 뜻한다고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서로를 그리며 헤매는 마누엘과 후아나, 그리고 해외를 전전하는 영사의 방랑은 신이 허락하기 전까지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그리스 고전 주인공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감보아는 이들과 함께 여러 도시를 돌면서 진정한 낙원과 행복의 의미를 탐색한다.

저자 소개

Santiago Gamboa 1965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태어나 하베리아나 대학에서 문학을,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스페인 어문학을, 그리고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쿠바 문학을 전공했다. 30년 동안 콜롬비아를 떠나 약 70개국을 돌아다니며 소설을 쓰는 동시에 기자,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했고, 2008년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추천으로 인도 델리에서 외무 영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1995년 첫 장편소설 『귀향 페이지Páginas de vuelta』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감보아는 지금까지 열 권의 소설을 비롯해 단편집과 에세이집을 각각 한 권씩 냈고, 세 권의 여행기를 발표했다. 소설과 에세이를 통해 끊임없이 현 정치사회와 평화의 문제를 파고드는 그는 “우리가 항상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문학이다”라고 목소리를 낸다. 그의 작품들은 영어, 프랑스어, 그리스어, 아랍어 등 17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됐으며, 특히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에서 각광받고 있다. 대표작으로 『밤 기도』를 포함해, 2004년 세르지오 카브레라 감독이 영화화한 『패배는 방법의 문제Perder es cuestión de método』, 2007년 로물로가예고스문학상 및 메디치외국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른 『율리시스 증후군El síndrome de Ulises』과 『매장지Necrópolis』 『어두운 계곡으로Volver al oscuro valle』 등이 있다.
감보아는 이주와 망명의 은유를 사용해 작품을 구성하면서 ‘여행과 문학을 통해 세상을 이야기하는 작가’라고 불린다. 그의 소설은 보고타뿐 아니라 마드리드, 베이징, 예루살렘 등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삼으며, 이런 점에서 ‘대도시의 아들들’이라고 명명되는 동시대 다른 콜롬비아 작가들과도 차이를 보인다.
2014년, 30여 년간의 긴 방랑 생활을 마치고 콜롬비아로 돌아와 현재 칼리에서 살고 있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카로 이 쿠에르보 연구소에서 석사를 학위를, 하베리아나 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베리아나 대학교 전임교수를 역임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외국어대, 단국대, 경희대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울산대학교 스페인ㆍ중남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보르헤스의 미로에 빠지기』, 『영화 속의 문학 읽기』, 『‘붐소설’을 넘어서』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미 여인의 키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칠 일 밤』, 『부에노스아이레스 어페어』,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꿈을 빌려드립니다』, 『피델 카스트로 : 마이 라이프』, 『매드 무비』,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데지레 클럽, 9월 여름』, 『루시아, 거짓말의 기억』, 『나쁜 소녀의 짓궂음』,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등이 있다.

머리말

『밤 기도』에서는 감보아의 특징인 여행 소설과 현대 콜롬비아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의 문제가 중요하게 등장한다. 여행 소설답게 이 작품의 무대는 방콕, 뉴델리, 보고타, 도쿄와 테헤란이 주를 이룬다. 감보아는 이런 도시들의 냄새와 소리, 그리고 교통체증을 서술하며, 어떻게 한 나라의 사건이 전 세계와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사람들이 국경을 건너는 것처럼, 그들의 두려움과 고통과 꿈도 함께 여행하면서 지정학적 경계를 넘나든다.
_송병선(「작품 해설」에서)

책 속에서

나는 처음 몇 년을 혼자 보냈습니다. 사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집의 나이 어린 유령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세상과 삶은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때때로 내가 주인공이 아니었던 사랑의 장면을 목격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누군가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내 눈높이에 맞추고 나를 안아주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있었습니다. 내 세상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일곱 살 때였거나 조금 더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은 우리 부모님이 아니라 내 누나였습니다.
_제1부 2장, 23쪽에서

나는 그가 발을 질질 끌면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그가 말랐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구스타보가 정확하게 묘사했던 것처럼, 그는 엘 그레코의 어느 인물과 같았다.
그가 다가오자, 몹시 불안해하는 표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교도관이 팔을 풀어줄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소개했고, 그는 나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작가인가요?”
나는 다소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어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에게 말해주지요. 이것은 탐정소설류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놀라고 싶으신가요? 이것은 사랑의 소설이 될 것입니다. 나중에 그 이유에 관해 설명해주지요.”
_제1부 9장, 116쪽에서

너무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느 일요일에 아버지는 아침 일찍 나를 깨웠어요. 어서 옷 입고 나와 함께 가자, 마누엘, 네 어머니는 나와 함께 가려고 하지 않아. 나는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자리에서 일어났고, 내 일생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종자들을 위한 시위에 가려는 것이었어요! 아버지는 <그들은 어디에?>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후아나의 컬러사진이 붙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어요. 영사님, 내가 찍어준 사진이었는데, 가장 잘 나온 사진 중의 하나였습니다. 담배를 피우기 직전에 웃는 모습이었어요. 마치 누군가에게서 즐겁게 눈을 떼지 않는 것처럼 곁눈질로 쳐다보면서 와인 잔을 드는 모습이었어요. 아버지는 그 사진을 골라서 그 아래에 검은 글씨로 이렇게 썼습니다. <후아나 만리케, 24세, 2008년 11월에 실종>.
_제1부 14장, 192~193쪽에서

보고타에서 비는 항상 부적절한 순간이나 아주 슬픈 순간에 내립니다.
우리는 7번로를 따라 걸어서 돌아갔습니다. 그러면서 북쪽으로 가는 교통편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시위 때문에 거리가 봉쇄되었고, 우리는 물웅덩이와 비를 피해 이 처마 저 처마로 옮겨 다니면서 걸었습니다. 아버지는 젖는 것에 개의치 않았지만, 플래카드와 후아나의 사진만은 젖지 않게 보존하려고 있는 힘을 다했습니다. 아마도 그는 그녀를 지켜주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우리는 나란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귀신과 같은 도시를 걸어갔습니다. 비가 내릴 때 보고타는 항상 그런 모습이지요.
_제1부 14장, 195쪽에서

때때로 나는 후아나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그녀 역시 집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아이를 품에 안고서 세심한 눈으로 어둠 속에서 보살피면서 자장가를 부르고 있는 듯했다. 그 목소리는 희미한 중얼거림에 불과했다. 힌두스탄의 하늘을 가로질러 마누엘의 귀에 이르고자 하는 부드럽고 조그만 숨소리였다. 아마도 마누엘은 그 시간에 이미 그녀가 올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청년은 방콕의 더럽고 축축한 감방에 있고, 그의 누나는 테헤란에서 사랑하지 않는 남자 옆에 누워 자는 척한다.
말, 말, 말.
밤 기도.
그들이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생각하는 이 기도. 그것은 마음속에서 울리는 가슴이 찢길 듯한 비명과 고통과 사랑의 외침이다. 그것은 두 개의 조용한 기도이다. 나는 그 이상한 폭풍우 속에, 그들이 만들었지만 한 번도 살아보지 못했던 행성과 가까운 곳에 있다. 이 두 연약한 인간은 함께 있으면서 잊히기를 염원하지만, 삶은 마치 벽처럼 그들 사이로 끼어든다.
_제2부 2장, 280쪽

목차

한국어판 서문

제1부
제2부
제3부
에필로그

작품 해설 | 산티아고 감보아의 여행 소설과 탈영토화의 의미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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