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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4385 / 104쪽 / 175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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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란, 권희,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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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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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해설을 쓴 문종필 문학평론가의 말을 빌리면, 연민이란 “유사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발동되지 않는” 것이며 “유사성이 끊기면 이 감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지”는 어떤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시인이 자신의 주변부부터 중심부에 이르기까지 대상과 나 사이의 긴밀한 정서적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대를 맺으려 함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시인에게 있어 대상과의 정서적 합일이 곧 시의 출발점이자 궁극적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연민의 대상은 자신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인들부터 생사를 함께하는 가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시인은 선대와 후대 사이의 연결 고리로서 변모 혹은 해체된 가족 공동체의 현재를 그리움과 쓸쓸함의 정서로 노래하며, 잊히거나 잃어버린 가족 간의 유대감을 회복하고자 하는 소망을 시적 상상력을 통해 드러낸다. 가령 시 안에서 부재하는 부모를 일상의 자리로 불러와 존재의 현현顯現을 체험하거나 멀리 떨어져 사는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을 시적 상상력을 통해 극복하려 한다. 이처럼 타자와의 유대를 형성하기 위해 시인은 주로 시적 상상력을 동원하는데, 이보다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차茶를 택한다. 표4를 쓴 구광렬 시인의 말처럼 박순례의 시에는 “차향이 배어있”고 차향엔 또 “고독이 배어있”다. 더불어 외로움과 그리움을 차로 다스리며 언제나 곡진한 마음으로 차를 따르는 시인의 마음은 늘 연민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시편들에서 풍겨오는 외로운 차향은 어쩌면 오랜 침묵과 견딤이 우려낸 시의 향기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연유로 박순례 시인의 첫 시집 『침묵이 풍경이 되는 시간』은 외롭고 쓸쓸한 존재들을 위로해 주는 향기로운 작설차雀舌茶 한 잔과 같다. 추천사 박순례의 시에는 차향이 배어있다. 그 차향엔 또 고독이 배어있고. 홀로 마시는 차茶는 신神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차라리 시인은 둘이 마시며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 하지만 좀처럼 만나지지 않는 사람들: 콘돔을 벗어 던지며 진짜 사랑이라고 우기는 샘. 진짜 사랑이 어디 있냐고 조롱하며 샐렘껌을 씹어대는 써니. 머리가 걸려 좀처럼 거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부모님들. 시인은 그들과의 조우 비법을 풀어내려 애쓴다: 심호흡 후, 버선을 벗고 저고리를 풀고 치마를 내리고…… 차를 따른다. 마침내 가까워지는 그림자들. 하지만 그 그림자들의 표정을 엿보려 들지만 바랜 이미저리들뿐. 그렇게 그의 시편들에는 외로운 차향이 배어있다. ―구광렬(시인, 실천문학 주간, 울산대 교수) 책 속에서 쫄바지와 누비저고리 먹을 것을 찾아요 군고구마 먹던 것이 소쿠리에 남아있어요 고구마 커피 참 잘 어울려요 쫄바지와 누비저고리를 입은 맛이라고나 할까요 누비저고리의 포근함과 쫄바지의 팽팽함이 하루를 풀었다 당겼다 해요 커피 한 모금 고구마 한 입 하얗게 지워진 추억까지 모두 불러놓고 혼자 수다를 떨어요 침묵이 풍경이 되는 시간 멀미가 나려 해요 커피 향이 점점 흐려지고 하루도 꼬리를 감추네요
쫄바지와 누비저고리
먹을 것을 찾아요
군고구마 먹던 것이 소쿠리에 남아있어요
고구마 커피 참 잘 어울려요
쫄바지와 누비저고리를 입은 맛이라고나 할까요
누비저고리의 포근함과 쫄바지의 팽팽함이
하루를 풀었다 당겼다 해요
커피 한 모금 고구마 한 입
하얗게 지워진 추억까지 모두 불러놓고 혼자 수다를 떨어요
침묵이 풍경이 되는 시간
멀미가 나려 해요 커피 향이 점점 흐려지고
하루도 꼬리를 감추네요
시인의 말
헛소리 11
엿보기 12
하늘 아래 하늘 14
풍문 16
웹 서핑 유전流轉 18
껌딱지는 써니의 글 없는 일기장이다 20
염화 구피의 미소 21
얼음은 뜨거울수록 좋았다 22
목련은 달빛으로 핀다 23
분재에게 사계절을 주다 24
절뚝발이 페달질 25
삼산동엔 26
소문 한마당 29
꽃상여를 본다 30
주전 앞바다 32
그물 33
단풍도 명퇴를 한다 34
마지막 차 36
갈치 맛 38
사과 장수 김 씨 40
제주 산굼부리 42
팔리거래이 43
복숭아 통조림 44
빈혈 46
그림자 어머니 47
꽃 진 당신 48
약도도 없는 약도 50
안심 거울 52
다선茶?으로 산을 그려 54
49제 55
우물 56
신발 점 57
작설과, 흐르다 58
꽃바람으로 오다 59
오랜 벗 60
우리 집 남자 62
서랍 안에 잠드신 아버지 63
오래된 사진 64
가족 66
사하라의 소금 67
쫄바지와 누비저고리 68
동해의 태양 69
노숙자 70
연잎은 향으로 덕을 짓는다 71
곱사등이 72
시나브로 73
낮잠 74
샘골 76
소리 없는 말 77
물잔은 7부 능선을 지킨다 78
덫은 닻이다 79
밤의 신부 80
동자승 82
벚꽃 연정 84
연두에 스며든 밤 85
손톱 밑 하늘 86
가을 예감 88
피에로의 하늘 89
아버지 90
해??설
문종필 작설차雀舌茶 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