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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보는 남자

김원작 저 | 마음세상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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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363538 / 140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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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김원작
저자 : 김원작
그 섬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어려서부터 그 섬 소리를, 그 바다 파도 소리를 좋아했습니다. 그 섬, 해변 자갈밭에 밀려와 부딪쳐 부서지고, 곧이어 다시 밀려오곤 하는, 그 잔잔한 파도 소리를 좋아했습니다. 그 소년은 그 해변 자갈밭에 누워 파도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파도 소리에 눈을 감고 어머니를, 아버지를, 나의 유년을, 그리고 나의 고향을 만납니다. 눈 뜨면 도시의 가장자리. 그러나 그 어느 계절이든 마음은 파도가 밀려드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나'를 만나고, 거기서 본 나를 종종 글자로 그립니다. 그렇게 나를 쓰고, 그 푸른 파도를 쓰고, 그 섬을 쓰는 사람입니다. 그 섬을 떠나온 지 오래지만, 항상 몇 년 묶은 비릿한 멸치 젓갈 냄새가 몸에 배어 있는, 그렇게 나는 섬 냄새가 나는 '섬사람'입니다.

머리말

▶ 출판소감문


부끄럽습니다

"삼촌이 부럽네요."

 팔십을 눈앞에 둔, 한 살 많은 조카의 말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삼촌이 부럽네요.>의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책을 낸다는 일이 부러움을 살 만한 가치 있는 일인지, 혹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지, 아직 가늠이 안 됩니다.
 글 내용이나 글을 다듬는 솜씨에 대한 칭찬은 아닐 것입니다.
 잡념과 시간만이 늘어나 짐이 되는 그 노후(老後)에, 아직도 글 짓는 일로, 그 끈을 놓아 버리지 않고, 그 노년을 지탱하고 있는 삼촌의 의지가 가상하다는 뜻일 것 같습니다.

 책을 낸다는 사실이 처음엔 뿌듯하고 흐뭇했습니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쩐지 쑥스럽고 부끄럽고……. 이게 과연 글인가. 이것을 글이라고 남 앞에 드러내 놓으려 하는가. 그런 회의(懷疑)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는 글 짓는 일에서 손을 뗄 수가 없습니다.
 막걸리 마시듯 술술 넘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무당거미의 몸에서 끝없이 줄줄 나오는 거미줄처럼 글이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그 짓은 살점을 오려 내는 아픔과 오랜 인고의 기다림 끝에 나타나는 것들의 결정체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렇게 그 일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누군가 내 등 뒤에서 수군수군하든, 그들이 어떤 미소를 내게 보내든 나는 또 써야 합니다. 나를 지탱하는 유일한 길이 이 길입니다.

이 책이 출판되면, 나는 또 후회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 조카는 또 <삼촌이 부럽네요.> 장문의 편지를 보내올 것입니다.


 

책 속에서

노인의 이야기입니다.

노망기(老妄氣)가 있는 노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노망기가 찾아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애써 외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노인의 이야기가 아름다워야 할 이유는 결코 없습니다.

그 노인의 무딘 감성(感性)에 한 줄기,

어느 깊은 산골에 흐르는 시냇물 같은 서정(抒情)이 그곳에 흐르고 있으면,

그것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_6

 

 

이번 겨울 김장김치는

땅을 깊이 파고 흙 속에 묻은 김칫독 김치처럼

상큼하고 맛깔스럽고,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로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간이 잘 된 김치이어야 할 텐데. 

오늘도 나는

간을 보며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_17

 

 

아침 식사를 끝낸 아내가, 아침 드라마를 보기 위해 텔레비전을 켜면,

나는 노상 늘 하는 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그런 다음, 뜨끈한 아침 커피를 끓여 쟁반에 들고 아내에게로 갑니다.

“따끈한 커피 마시면서 드라마 보셔.”_36

 

어느 날,

아내가 외출하고 나 홀로 집에 남겨졌을 때,

나는 가끔 어린애처럼 안절부절못할 때가 있습니다.

나이를 먹은 노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불안 증상인 것 같습니다._36

 

잠 못 이루는 밤이 오늘 밤만은 아닐 거구먼.

그래도 잠 못 이루는 밤을 사랑해야지_81

 

 

두 집 건너 한 집꼴로,

결혼하지 않은 삼십 넘은 처녀, 총각이 한 명 정도는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누구네 집, 누구네 집 하면,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중에 우리 집 이야기도 있습니다._94

 

 

 

어느 지하철역, 간이 휴게실에 혼자 앉아서

 김밥을 먹고 있는 나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날, 지하철 노인석에 앉아서 심하게 코를 골면서 자고 있는 나를 보았다

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대형 매장에서,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싣고 마누라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나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냥, 그렇게 훌훌 털고 하늘을 한번 힐끔 쳐다보면, 아름다운 석양 노을을

볼 수 있습니다.

 광택 나는 양피 구두에, 깔끔하게 신사복을 입은 그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

고 당신다워 보입니다.

_111

 

 

구멍 난 냄비를 땜질하여 사용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폐품 처리를 해도 무방할 노구(老軀)를 이끌고,

나는  머지않은 가까운 시일에, 날을 잡아,

노안 수술을 받기 위해 안과를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남은 세월 그렇게 몸을 땜질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나는 다시 배낭을 메고 어디론가 길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따금 그 길에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배낭을 다시 둘러멥니다. _138

 

 

목차

첫 페이지를 열면서_글쎄요 … 6
아버지 글을 추천합니다 … 8

제1부 간 보는 남자
간 보는 남자 … 13
머리 염색 소고(小考) … 18
호상(好喪)입니다 … 20
푸른 이별 … 22
꿈이었습니다 … 24
해동(解凍) … 26
백옥(白玉) … 28
상견례(相見禮) 후 … 30
그작저작 살다가 … 32
나는 을(乙)입니다 … 35
노인과 낙엽과 … 38
노인이 되면 어린애가 된다고 했던가 … 41
뚱이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 44
당신 언제 철이 들래요 … 46

제2부 그 겨울, 아버지는 그 섬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겨울, 아버지는 그 섬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 52
일흔다섯을 사는 사람들 … 56
고향 가슴앓이 … 59
심심해서 손톱을 깎고 있습니다 … 61
비정(非情) … 65
일흔여섯의 나이를 빛바랜 민증(住民登錄證)처럼 목에 걸고 … 67
이제 이별에 익숙해져야 할 나이입니다 … 69
할 일 없으면 낮잠이나 주무세요 … 71
돋보기나, 색안경이나 … 74
그것은 선택 사항일 수 없는가 … 77
그래도 잠 못 이루는 밤을 사랑해야지 … 80
장마와 노인 … 82
쇠똥구리 할머니 … 85
유훈(遺訓) … 88
아버지, 저에게 변명할 시간을 주세요 … 91

제3부 객쩍은 소리입니다
두 집 건너 한 집꼴로 … 94
쌍둥이의 성(城) 1 … 97
쌍둥이의 성(城) 2 … 100
쌍둥이의 성(城) 3 … 103
노변정담(爐邊情談) … 106
나는 졸장부(拙丈夫)입니다 … 109
2016년 8월, 그 여름 … 112
이제 자네도 슬슬 바보가 되어 가는군 … 115
아, 그 섬으로 … 118
저 노인네 행동거지가 … 122
객쩍은 소리입니다 … 124
딸들의 강(江) … 127
육감에 의한 착각으로 … 129

에세이1_그 비뇨기과(泌尿器科) 이야기 … 132

마지막 페이지를 접으며_ 그곳에 노인은 없었습니다 …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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