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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진심

조해진 저 | 민음사 | 2019년 07월

수상도서 당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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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41943 / 268쪽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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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단순한 진심]의 주인공 ‘나나’가 임신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행을 결심한 데에는 그의 오랜 결핍을 건드린 한국의 대학생 ‘서영’의 메일이 있었다. 서영은 나나의 입양 전 이름인 ‘문주’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다. 그리하여 한국에 온 나나는 자신의 이름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만난 타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에도 몰두한다. 만나는 이들의 이름을 묻고, 거쳐 간 서울 곳곳의 지명을 묻고, 그 의미를 묻는다. [단순한 진심]에서 먼 시공간을 지나 우연히 마주치게 된 이들은 서로의 이름을 알기 위해 애쓴다. 한 인터뷰에서 조해진은 “시공간적으로 떨어진 사람들이 소통하고 유대하는 이야기가 저에게는 제가 가닿을 수 있는 희망의 종착지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독자들의 두 손에는 작가가 다다른 희망의 종착지가 만져질 것이다. 체온보다 1도쯤 더 높은, 미세하지만 분명히 따뜻한 희망의 온도가 전해질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증인이 되는 [단순한 진심]의 인물들은 기꺼이 서로에게 연루된다. 서영은 나나가 버려지고 또 구해진 청량리역의 철로, ‘문주’라는 이름으로 살던 기관사의 집, ‘에스더’라는 이름으로 살던 인천의 보육원을 빠짐없이 되짚으며 나나의 삶을 자신의 영화에 담는다. 나나는 머물게 된 건물 1층의 ‘복희 식당’ 주인 할머니로부터 “아기 가졌을 땐 무거운 거 드는 거 아니야.”라는 환대와 보호의 말을 듣고, 생면부지였던 노인의 삶을 상상한다. 나나가 배 속에 아기를 품은 채 한국에 온 몇 달, 그 여름 동안 이들은 어떤 관계보다 끈끈하게 얽힌다. 타인이 일러준 한 마디에 자신이 내내 지니고 있던 뿌리 깊은 오해와 증오를 차츰 해소하기도 한다. [단순한 진심]의 타인들은 그렇게 서로의 삶에 스며든다. 조해진의 소설에는 줄곧 자신을 향한 탐색과 타자를 향한 응시의 시선이 공존해 왔다. 혼자만의 절망으로 빠지지 않고, 타인의 삶 쪽으로 손을 뻗는 마음은 조해진 소설의 힘이자 조해진이 믿는 인간성이다.

저자 소개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에서 공부했다.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있다.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제5회, 제8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머리말

어느 날 거리를 걷다가 저를 스쳐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저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는 또 어떤 생을 살게 될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저마다 다른 그들의 근원과 살아온 과정과 먼 미래를 생각하니 생명만큼 위대한 것은 없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그날, 생명이 화두인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도 시작되었습니다. 어쩌면 하나의 온전한 우주가 되기도 전에 사라진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게 조금이나마 자격이 있다면, 『단순한 진심』은 이 세상 모든 생명에 바치는 저의 헌사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책 속에서

이름은 집이니까요.

서영의 두 번째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이랄지 존재감이 거주하는 집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는 뭐든지 너무 빨리 잊고, 저는 이름 하나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예의라고 믿습니다.
-17쪽

그 기관사는 철로에서 나를 구한 사람이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그는 자신이 운전하던 기차를 급정거하여 그 기차에 치일 뻔한 나를 구했다. 멈춰 선 기차 앞에서 겁에 질려 울고 있던 신원 미상의 여자아이를 그는 무슨 이유에선지 경찰서나 고아원에 바로 보내지 않았고, 대신 어머니와 살던 집으로 데려가 문주라고 부르며 보호해 주었다. 서영의 말대로 이름이 집이라면, 나는 그 이름 안에서 1년 가까이 거주한 셈이다.
-20쪽

내 삶의 바깥엔 문주가 있었다. 프랑스로 떠난 나와 달리 한국에 남은 문주가 한국에서 살며 나와 같은 속도를 나이를 먹어 왔을 거라고 가정하면 평행하는 두 개의 삶이 불가능할 것도 없었다. 특별한 날, 기분이 좋은 날, 기분 좋은 상태를 의심하다가 결국 비참한 기억에까지 가닿는 날, 아무런 근거나 맥락도 없이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으리란 예감이 드는 날, 나는 비상약을 찾듯 스크린의 바깥에 있는 문주를 소환하곤 했다. 문주를 상상하는 게 나는 좋았다.
-58쪽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시야가 닿는 모든 곳에서 여름 햇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작은 질그릇 안에 퍼지는 녹색의 잉크처럼 당분간 내 몸속으로 번져 들어오는 여름은 그 농도가 더더욱 짙어질 터였다. 그건, 우주의 뼈와 피, 장기와 피부가 열매처럼 익어 간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68쪽

목차

단순한 진심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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