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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걷는 소년

이순원 저 | 다림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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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771979 / 140쪽 143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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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이순원
저자 : 이순원
1957년 강릉에서 태어나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와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소설 「낮달」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남촌문학상, 녹색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작가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그 여름의 꽃게』『얼굴』『은비령』『말을 찾아서』『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첫눈』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우리들의 석기시대』『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수색 그 물빛 무늬』『아들과 함께 걷는 길』『19세』『그대 정동진에 가면』『순수』『첫사랑』『나무』『워낭』『삿포로의 여인』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그런데, 산이 부르고 강이 부를 때는 안 그런데, 어릴 때 내가 나를 부르면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아.”
“자묘야.”
“응…….”
“다 괜찮다. 다…….”
“…….”
“너는 너를 지켜 주는 사람이 많아서 다 괜찮아…….”
어머니는 소년을 꼭 안아 주었다. _11~12쪽

동짓날만이 아니었다. 지난 봄 생일 때도 그랬다. 그런데도 영숙이는 자기 생일은 모르고 오빠 생일은 안다고 했다. 오빠 앞에 그런 게 있으면 대신 막아서 자기 것 한다고 그랬다. 소년은 다시 영숙이의 손을 고쳐 잡는다. 소년의 손안에서 영숙이의 손이 무슨 말을 하듯 움직인다.
‘나는 오빠가 참 좋다.’
바람 속에 속삭이듯 들리는 그 소리를 소년은 손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는다. _34쪽

나중에 다 자라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도 어린 시절에 보았던 할머니의 죽음이었다. 때로는 그보다 깊은 생각으로 이다음 죽어서 우리는 정말 어디로 가는 것일까, 모든 사람들이 간다고 하는 저세상이 있기나 한 것일까, 또 그렇게 떠날 때 할머니가 늘 말하던 명부의 손님이 정말 우리를 데리러 오는 것일까, 나이에 관계없이 그런 것을 생각할 때도 그 생각 앞 자락에 그림처럼 펼쳐지는 것이 열한 살 겨울에 맞이한 할머니의 죽음이었다. 그것은 그냥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은 이별이어서만이 아니었다. _64쪽

‘너는 강으로 가지 말고 어여 집으로 가…….’
그렇게 할머니 말고도 한 아이를 마음에 묻었다. 지나가는 바람 속에, 햇빛 속에 혼자 눈물을 글썽이는 법을 그해 봄과 여름에 소년은 배웠다. 정말 햇빛이 너무 하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여름이 열두 살 소년의 머리 위로 지나가고 있었다. _94쪽

“나는 자무가 정말로 이 세상에서 나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나무를 가장 잘 지키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소년은 꼭 그러겠다고 했다. 그 약속을 나무 영가 천도재를 지내고 한 달쯤 지난 다음, 은월산 전체가 다시 심하게 울던 날 은덕사 법당에서 했다. 꼭 그러겠다고 약속부터 먼저 하고 스님의 다음 말을 들었다.
“그러자면 여기서 하는 산 공부, 절 공부만 가지고는 안 된다. 세상 공부를 해야지.” _134쪽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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