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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울고 싶은 날이 많다

민윤기 저 | 스타북스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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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954599 / 160쪽 130 x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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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시집은 가나다라 순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물론 제1부 제2부 같은 건 없습니다.
시 제목 첫 글자를 따라 시를 만나십시오.
여느 시집처럼 평론가의 ‘평설’도 없습니다.
독자여러분의 ‘느낌’이 비로 평설입니다.
서른일곱 살 무렵에 쓴 시와 이십대 때 베트남에 파병되어
병사로 종군하면서 쓴 참전시도 수록했습니다.
우연히 헌 책방에서 권영민 교수가 펴낸 한국현대문인대사전에서
발표 목록을 발견하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찾아내 수록하였습니다.
작품을 발표했던 삼, 사십년 전과 지금의 세상 형편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울고 싶을 따름입니다.

출판사 리뷰

*‘방탄소년단’ 멤버 중에 나와 이름이 같은 젊은이가 있습니다. 리드래퍼를 맡은 슈가 민윤기가 나와 이름이 똑같습니다. 오래 전 인터넷에서 민윤기를 검색하면 달랑 ‘시인 민윤기’만 떴었는데, 지금은 온통 슈가 민윤기만 있습니다. 나는 숫제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섭섭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을 이끄는 훌륭하고 야심 쌈쌈한 청년과 이름이 같다니. 그래서 나도 자주 민윤기를 검색하게 됩니다. 어떤 광팬이 이렇게 쓴 것을 봤습니다. “우리 윤기씨는요 자신만의 음악 가치관이 뚜렷하고요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 게 눈에 보여요. 과거도 되게 힘들었는데 살아 온 모든 시간이 헛수고 되지 않았고 열정과 노력이 들어 있어요. 배달 알바 하다가 오토바이 사고로 어깨부상을 당하기도 했어요. 래퍼와 아이돌 사이에서 크게 고민도 했어요. 자신은 그냥 작사 작곡이 하고 싶었대요. 결정 내린 게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노래를 들어 주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지금의 슈가가 탄생한 거래요. 자신이 겪은 우울증 대인 기피증 어깨부상 다 견뎌내고 포기하지 않고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배울 점이 많아요. 팬으로서 좋아하는 감정이 아닌 엄청 인생 선배로 생각하고 존경해요.” 부디 민윤기와 방탄소년단이 롱런, 대성공 하여 비틀즈급 레전드 보이그룹으로 활동하기를 기원합니다. -「민윤기가 민윤기에게」 *시에도 세금이 붙습니다 시에도 헌법이 생겼습니다 밤 새워 시를 쓰면 과태료를 받습니다 시를 낭비하지 마세요 가중처벌을 받습니다 어둡다,는 말에서 어둠이 무섭다,는 말에서 무서움이 괴롭다,에서 괴로움이 되는 간단명료한 수사법으로 시를 쓰세요 한글자모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눈뜸의 소리, 기다림의 몸짓은 없답니다 시인의 마을 어귀에 팻말을 붙이세요 “이곳은 사치스러운 말을 많이 쓰는 특별지구입니다.” 이제 시를 청소하러 나가세요 쓰레기는 시인 몫, 시는 하느님 몫이지요? -「수사법」 *내 시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힘내라 포기하지 마라 당신은 할 수 있다 큰소리로 꼬드기며 들이대지 않겠다 내 시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괜찮아 살아 봐 밑져야 본전이다 손잡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지 않겠다 내 시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알파고를 이길 수 있다고 덤빈 이세돌처럼 돌을 던지지 않고 다섯 판씩 바둑을 두지 않겠다 내 시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그건 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은 젊은 날의 실수를 아직도 반복하는 것이겠다 -「내 시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보좌관이 써 준 연설문 읽지 말고 때로는 직접 써서 연설하시라 국민을 위하여 라고 하지 말고 콕 집어서 누구를 위하여 라고 지칭하시라 최선 다하겠다고 불확실한 약속하지 말고 이런 저런 점 잘못됐다고 진심고백하시라 집무실 책상에는 국정 결재서류 외에 시집도 갖다놓고 매일 아침 시를 읽으시라 꽃 한 송이 풀벌레 한 마리 소중하게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 헤아리시라 지지하는 사람들의 칭송보다도 반대파의 막말 같은 비판을 경청하시라 혼밥 절대 먹지 말고 내 입에 맞는 음식 내지 말고 손님 좋아할 음식 함께 드시라 동장이 할 일 도지사가 할 일 경찰서장이 할 일 하러 이 시장 저 골목 불쑥불쑥 다니지 말고 그 시간에 나라 지키는 일 백성들 먹고 사는 일 챙기시라 제발 뉴스 시간에 자주 나오지 마시라 -「대통령에게」 *‘삶’이라고 쓰고 ‘사람’이라고 읽는다고 했더니 아니죠 ‘살아감’이라고 고쳐 준다 그래 사람이 살아감이 삶이지 그랬더니 ‘살아지는’ 게 삶이냐고 다시 묻는다 ‘살아가는’ 것과 ‘살아지는’ 건 어느 쪽이 더 힘든지 ‘사랑하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왜 나는 구두를 오래 신으면 안쪽 뒤축이 ‘닳지’ 않고 바깥쪽 뒤축이 ‘닳아지는지’ -「바로잡기」 *우리들은 모두 사랑의 중환자이거나 풀잎이다 서투른 춤꾼이다, 우리들이 사랑하는 것은 날림공사로 지은 탐욕의 집이다 무너지는 둑이다 술 마시고 들어와 잠이 든 어떤 밤에는 꺽정이 형님이나 녹두장군의 봉두난발 같은 머리며, 부릅뜬 푸른 눈이 보였다 머리맡의 냉수로도 정신이 맑아지지 않는 걸 아직도 우리들은 모르겠어, 어제 마신 술이 물이 되어 온몸을 씻어내고 있는지, 왜 흐르는 물 속에 편안한 수초水草의 잠이 되는지 우리들은 모르겠어. 이십 대의, 아픔을 팔러 다닌 아홉 달의 여름과 위험한 그 여름의 우리들의 야합野合을, 우리들의 겁怯을 아직도 모르겠어. 우리들이 사랑하는 것은, 속살이 붉은 황토 언덕이며 가난한 고향의 푸른 보리밭, 삐쩍 마른, 그렇다 삐쩍 마른 갯바닥의 맨살이다. 잊지 마라 우리들이 사랑하는 것은, 사해死海에 갇힌 죽음의 말이며 말의 부활이다 빈 들판만 보여도, 꿈에 우리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흰 이마와 인식의 말만 보여도, 잊지 마라 우리들의 외로운 씨름 한판의 승부, 한판의 패배까지도 사랑이다. -「사랑에 대한 예의 」 *사람들이 어디 사세요 물어 보면 좋겠다 왕십리 살아요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지니까 강남 살 때 복닥복닥 시끌벅적 쑤근쑤근 은근슬쩍 썩어가는 무리 속에 끼여 살다가 아파트 평수 자랑 벤츠 비엠따블유 자동차 하버드 나왔네 예일 출신이네 공은 몇 개 치세요 핸디8이네 어쩌구 이런 동네와는 다르다 왕십리는 한 정거장 전에 내려 재래시장 시장골목으로 들어가 흙묻은 부추 벌레먹은 상추 파는 가게 들른다 왠지 연산군이 유배가서 위리안치 당하던 강화도쯤이나 어린 단종 영월쯤 될라나 지금도 배추밭 똥지게 냄새라도 날 것 같아서 더 좋다 원래 나는 촌놈이니까 그러세요 교통이 좋지요 하고 맞장구치며 관심을 보이면 왕십리 하고도 행당동에 살아요 행당동? 피아노 건반 도미쏠 소리가 난다 기타 줄을 손톱으로 뜯는 음높이다 행당동 하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아파트 이름이 글쎄 서울숲 아파트라니까요 서울숲 으스댄다 아파트 몇 층에 사세요 물어 보면 좋겠다 얼른 이층에 살아요 이십층이 아니고 이층이에요 십오층 고층이지만 이층을 강조한다 아침 잠에서 깨면 바로 창밖에 모과나무가 보이고 목련이 핀다니까요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 따라 가끔 새도 날아 들어온다구요 처음엔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삼층 사층 오층 십층 이십층 사람들이 부러웠지요 삶의 무게에 짓눌릴까봐 걱정도 했지요 그런 걱정은 뚝 사각사각 종이 자르는 소리 티브이 보며 음음음 헛웃음 짓는 소리 으아앙 하고 갑자기 들려오는 아기 우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요 사람 사는 집구석이라면 응당 들려오는 인간의 소리지요 왕십리에서는요 -「왕십리 살아요」 *치킨은 살 안 쪄요 이런 거짓말에 속아 지금 맛있게 뜯고 있는 치킨 한 조각은 이십사 시간 내내 인공조명 인공사료 덕분에 초스피드 통통 살이 찐 육계가 되어 살신했어요 근육은 없어요 촌닭들처럼 집안팎 마음껏 뛰어 보지도 못하고 평생 에이포 용지 한 장 크기만한 무창無窓 계사 공간에서 똥냄새 화학약품 냄새 계사에 갇혀서 날갯짓 한 번 못해 보고 모래 목욕 한 번 못해 보고 실신했어요 삼 초만에 치킨은 살 안 쪄요 지금 맛있게 뜯고 있는 치킨은 살쪄요 -「자본주의 치킨」

저자 소개

  • 저자 : 민윤기
저자 : 민윤기
중앙대학교 국문과 2학년 때인 1966년 6월호 ‘시문학’에「의지판매점義肢販賣店」으로 문덕수 시인의 추천을 받아 등단한 후 ‘시와 시론’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베트남전쟁에 병사로 파병한 종군 체험을 살려「내가 가담하지 않은 전쟁」연작시 30여 편을 발표하였고, 1974년 첫 시집『유민流民』을 출간하였다. 1970년대 군사정권 후반 이후 절필 상태로 시 발표를 중단하는 사이, 출판사 잡지사 신문사 등에서 편집자로 일하였다. 2011년 오세훈 시장 시절 문화관광디자인부 위촉으로 지하철 시 관리 용역을 맡으며 다시 시쓰기를 시작하였다. 2014년 ‘알기 쉬운 시’ ‘독자와 소통하는’ 시의 대중화운동을 위하여 1인 시전문잡지 ‘시’를 창간하였으며 2015년 두 번째 시집『시는 시다』 2017년 세 번째 시집『삶에서 꿈으로』를 출간하였다. 현재 월간 ’시’ 편집을 하는 틈틈이 유튜브 “시와함께” 문학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책 속에서

목차

시인의 말

| 가
가을과 놀고 있습니다
가키사키에서
개무시한다는거지
거꾸로
고부리를 지나며
고향친구 윤준이
공
광화문에서는
굿바이!
그날 같은 그날
그리운 그대 ?김수철에게
그 청년
기침소리

| 나
나는 가끔 우주선을 타지
나도 콜!
나의 노트 ?봄
내가 가담하지 않은 전쟁 30
내 몸을 팔아서
내 시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노동자는 고달프다
늘 하는 핑계

| 다
다카다노바바 역에서
대포로 발포하겠습니다
대통령에게*
등산을 쉬면서

| 라
<산문>우리는 모두 세상에 입원하고 있다

| 마
마돈나
마하리아 잭슨
만적 습유萬積拾遺
맹물
무언극 구경하기 3
무언극 구경하기 4

| 바
바로잡기
버리기 위하여
별에 대한 견해 1
별에 대한 견해 2
봄 매화
봄을 봄 ?서른아홉 살에
비

| 사
사랑, 또는 장난으로 시를 쓰지 않기 위하여
사랑하는 법을 알기 위하여
성자
세상엔 옷이 너무 많다
수사법
스무 살 때 몰랐던 것
시를 버렸나 보군
신춘문예
심야 영화

| 아
아버지의 배추농사
아버지 제사
억울해하지 마라
열하시熱夏詩 두 편
오만한 생각
왕십리 살아요
이름
일구팔팔 유월 그날

| 자
자본주의 치킨 1
자본주의 치킨 2
잘 가
재개발공사
전어를 먹으며
죽어서도 별이 되지 못한 청년
지하철 기다리며
지하철 타기 십 분 전

| 차
창하리*에서
첫사랑에게

| 타
텔레비전 없는 세상

| 파
평안하신가
풀발에서
풀 뽑기

| 하
함락 -사이공 1974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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