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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저 | 김정오 역 | HadA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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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170487 / 265쪽 130 x 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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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나는 앞뒤 가리지 않는 막무가내식 기질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탓에 어릴 때부터 손해만 보고 살아왔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2층에서 뛰어내리는 바람에 허리를 삐어 1주일가량 고생한 일도 있었다. (본문 7쪽) 어허, 이놈 좀 보게. 선생님에게 아잉기요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기요’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존경하는 할멈의 이름이야. 너희가 감히 함부로 불러선 안 되는 고귀한 이름이란 말이다. (본문 72-73쪽) 그러고 보면 기요 할멈이야말로 우러러봐야 할 존재였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사회적 지위도 미천한 노파지만, 사람 됨됨이로 봐서는 대단히 고귀했다. 지금까지 그토록 신세를 많이 지고서도 고맙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았는데, 혼자 이렇게 먼 타향에 와서 보니 비로소 그 친절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조릿대 잎에 싼 에치고의 사사아메를 먹고 싶어 한다면 흔쾌히 에치고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사다 준다고 해도 그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본문 76-77쪽) 도련님은 대쪽 같은 기질인데다 워낙 불뚝성이라 그게 좀 염려가 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별명 따위를 붙이는 건 그 사람들에게 원망을 사는 씨앗이 될 수 있으니 대놓고 면전에서 마구 부르지 않도록 하세요. 만일 별명을 짓거들랑 편지로 저에게만 알려 주세요. (본문 152쪽) 먹고 싶은 경단을 먹을 수 없다니 정말 비참했다. 하지만 자신의 약혼녀가 다른 남자에게로 고무신을 바꿔 신은 건 더더욱 참담할 것이다. 끝물호박 선생의 딱한 처지를 생각하면 경단 타령은커녕 사흘쯤 식음을 전폐한다고 해도 불평을 토로할 계제가 아니었다. 정말이지 인간만큼 믿지 못할 존재는 이 세상에 없다. (본문 161쪽) 이 1전 5리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은 장벽이 되어서 나는 말을 걸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높새바람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결국 우리 둘 사이에는 그놈의 1전 5리가 화근이 되고 말았다. 나중에는 학교에 가서 그 1전 5리를 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본문 167쪽) 논리정연하게 공세를 취하는 쪽을 선인이라 단정할 수 없다. 수세에 몰린 쪽을 악인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표면상으로는 빨간 남방의 말이 아주 그럴싸했지만, 아무리 겉으로 훌륭하다 한들 마음속까지 이끌리게 할 수는 없었다. (본문 184-185쪽) 내가 반과 반 사이에 들어가자 튀김이니 경단이니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워낙 학생들이 많다 보니까 누가 하는 소리인지 알 수도 없었다. 용케 알아낸다고 해도 ‘선생님에게 튀김이라고 한 게 아닙니다. 경단이라고 한 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신경쇠약이라 헛들은 것’이라고 둘러댈 게 뻔했다. 이런 비열한 근성은 봉건 시대부터 길들여진 이 고장의 고질적인 습관이라 아무리 타이르고 가르쳐 준들 도저히 고쳐질 리 만무했다. (본문 214쪽)

저자 소개

(夏目漱石) 

나쓰메 고헤나오카쓰(夏目小兵衛直克)의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유신 직후 가세가 기울면서 늦둥이였던 소세키는 태어나자마자 두 번이나 양자로 보내졌다가 되돌아오는 파란을 겪었다. 
어려서부터 문학에 흥미를 두어 니쇼가쿠샤(二松学舍)에서 한학을 공부했으며, 영어 교육 기관이었던 세이리쓰 가쿠샤(成立学舎)를 거쳐 17세에 도쿄대 예비 과정에 입학했다. 학창 시절에는 영어의 수재로 두각을 나타냈으며 장래 진로로 건축가를 꿈꾸기도 했다. 22세에 동급생 시키와 교제를 시작하면서 하이쿠를 짓기 시작했고, 시키의 고향을 방문해 훗날 그를 직업 작가의 길로 인도한 다카하마 교시(高浜虚子)를 처음 알게 되었다. 
1903년 귀국 후 도쿄 제국대학 강사로 재직하면서도 동양인으로서 영문학을 강의한다는 위화감에 힘겨워했는데, 그의 처녀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신경 쇠약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집필한 것이다. 1907년부터는 대학 교수라는 최고 엘리트 신분을 박차고 ≪아사히(朝日) 신문≫의 전속 작가로 전향했다. 이후 10년간에 걸친 창작 활동을 통해 근대화의 모순, 근대 문명 속의 개인의 불안과 고독, 인간의 속물성과 에고이즘에 대한 탐구 등, 근본적인 고민을 이어 갔다. 
근대 지식인 청년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모색을 그린 삼부작 ≪산시로≫, ≪문(門)≫, ≪그 후(それから)≫에 이어, ≪행인(行人)≫, ≪마음(こころ)≫의 대표작은 일관되게 개인의 내적 고뇌를 묘사한 것이다. 한편 근대 문명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전통과 탈속적 세계관으로 인생을 바라보고자 한 ≪풀베개(草枕)≫와 ≪열흘 밤의 꿈(夢十夜)≫, 만년의 자전적 소설 ≪길 위의 생(道草)≫ 등에 이르기까지, 독보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정치적 사회적 격변이 휘몰아치는 시대에 태어나 근대의 빛과 그림자를 온몸으로 체득하고 고뇌한 지식인으로서, 그의 소설은 그의 삶 자체였으며 나아가 일본 근대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 오랜 고투의 상징이기도 한 위궤양 악화로 1916년, 49세로 타계했다. 마지막 작품 ≪명암(明暗)≫이 미완으로 남아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김정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졸업
국제번역가연맹(FIT/UNESCO 공식자문기구) 한국 대표기관
(사)한국번역가협회 정회원
㈜코자카트레이딩 대표이사
번역서 『다자이 오사무 단편 10선』 외 다수
프리랜서로 활동 중

책 속에서

나는 앞뒤 가리지 않는 막무가내식 기질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탓에 어릴 때부터 손해만 보고 살아왔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2층에서 뛰어내리는 바람에 허리를 삐어 1주일가량 고생한 일도 있었다. (본문 7쪽)

어허, 이놈 좀 보게. 선생님에게 아잉기요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기요’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존경하는 할멈의 이름이야. 너희가 감히 함부로 불러선 안 되는 고귀한 이름이란 말이다. (본문 72-73쪽)

그러고 보면 기요 할멈이야말로 우러러봐야 할 존재였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사회적 지위도 미천한 노파지만, 사람 됨됨이로 봐서는 대단히 고귀했다. 지금까지 그토록 신세를 많이 지고서도 고맙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았는데, 혼자 이렇게 먼 타향에 와서 보니 비로소 그 친절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조릿대 잎에 싼 에치고의 사사아메를 먹고 싶어 한다면 흔쾌히 에치고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사다 준다고 해도 그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본문 76-77쪽)

도련님은 대쪽 같은 기질인데다 워낙 불뚝성이라 그게 좀 염려가 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별명 따위를 붙이는 건 그 사람들에게 원망을 사는 씨앗이 될 수 있으니 대놓고 면전에서 마구 부르지 않도록 하세요. 만일 별명을 짓거들랑 편지로 저에게만 알려 주세요. (본문 152쪽)

먹고 싶은 경단을 먹을 수 없다니 정말 비참했다. 하지만 자신의 약혼녀가 다른 남자에게로 고무신을 바꿔 신은 건 더더욱 참담할 것이다. 끝물호박 선생의 딱한 처지를 생각하면 경단 타령은커녕 사흘쯤 식음을 전폐한다고 해도 불평을 토로할 계제가 아니었다. 정말이지 인간만큼 믿지 못할 존재는 이 세상에 없다. (본문 161쪽)

이 1전 5리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은 장벽이 되어서 나는 말을 걸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높새바람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결국 우리 둘 사이에는 그놈의 1전 5리가 화근이 되고 말았다. 나중에는 학교에 가서 그 1전 5리를 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본문 167쪽)

논리정연하게 공세를 취하는 쪽을 선인이라 단정할 수 없다. 수세에 몰린 쪽을 악인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표면상으로는 빨간 남방의 말이 아주 그럴싸했지만, 아무리 겉으로 훌륭하다 한들 마음속까지 이끌리게 할 수는 없었다. (본문 184-185쪽)

내가 반과 반 사이에 들어가자 튀김이니 경단이니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워낙 학생들이 많다 보니까 누가 하는 소리인지 알 수도 없었다. 용케 알아낸다고 해도 ‘선생님에게 튀김이라고 한 게 아닙니다. 경단이라고 한 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신경쇠약이라 헛들은 것’이라고 둘러댈 게 뻔했다. 이런 비열한 근성은 봉건 시대부터 길들여진 이 고장의 고질적인 습관이라 아무리 타이르고 가르쳐 준들 도저히 고쳐질 리 만무했다. (본문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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