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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511333 / 384쪽 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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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날씨가 좋을 땐 산책을 하세요 여행을 하고 여권에 스탬프를 모으세요 오늘부터 ‘내일’을 살아보세요 서른일곱 젊은 여성 줄리 입 윌리엄스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다. 그녀는 세계 최대 로펌 중 한 곳에 입사해 열심히 일하는 커리어우먼이자, 든든하고 자상한 남자의 아내이며 사랑스러운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하다. 회사에서는 여러 기업 간 소송을 맡아 매일같이 뼈 빠지게 일하고 툭하면 밤을 새면서도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브런치와 여행과 취미생활을 즐기며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는, 요즘 말로 ‘사기 캐릭터’이다. 그런데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쥐었다고 느낀 바로 그 순간, 줄리는 결장암 4기 진단을 받는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쌓아온 법조인으로서의 커리어,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자상한 남편, 연로하신 부모님과 언니 오빠와 친구들, 무엇보다 아직 학교도 가지 않은 어린 두 딸을 남겨두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셈이다. 가족, 커리어, 관계, 일상의 여러 행복까지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는 줄리는 건강한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을 무기로 암과 싸워 이기겠다 다짐한다. 하지만 난생처음 경험하는 통증과 화학요법의 후유증, 시도때도 없이 덮쳐오는 공포와 두려움과 분노는 줄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는다. “우리는 건강한 시절에 건강을 낭비하고, 살아 있는 동안 삶을 낭비한다. 서른일곱에 말기 암 선고를 받기 전까지 나는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젊은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고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본다는 메시지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이다. 그런데 이 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저자인 줄리가 하버드 출신의 수재여서도, 세계적 로펌에서 근무하는 성공한 법조인이어서가 아니다. 드라마 주인공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그녀의 42년 인생이 주는 감동이 그 어떤 이야기보다 큰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줄리는 베트남 내전이 한창이던 1976년 선천성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앞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녀는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돌도 지나지 않은 영아기 때 친할머니에 의해 안락사 당할 뻔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세 살이 되던 해에는 부모님과 함께 목숨을 걸고 베트남을 탈출해 미국으로 이주한다. 미국에서 수술을 받아 시력 일부를 겨우 회복하지만, 정상인에 비하면 맹인 수준의 시력을 가지고 학창 시절을 보낸다. 태어날 때부터 존재 가치를 의심받던 아이는 매일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르러, 꿈꿔온 모든 것을 이루고 모두가 한때는 불가능하다고 했 던 일을 해내고서야 비로소 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어릴 때부 터 뿌리박힌, 쓸모없고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느낌을 아주 떨쳐내지는 못했다. _110~111p 특수 안경 때문에 친구들에게 숱한 놀림을 받으면서, 어딜 가서 뭘 하든 “너는 안 되잖니”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란 줄리가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기까지 얼마나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냈는지를 따라다가보면, 자신도 모르게 응원과 박수를 보내게 된다. 온갖 역경을 딛고 마침내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엄마가 된 줄리가 이제 겨우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가 싶더니 암 선고를 받고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장면에서는, 목 아래에서부터 뜨거운 덩어리가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두 딸에게는 항상 밝게 웃었던 엄마로 기억되고자 몰려오는 통증과 부정적인 감정을 겨우 참아내는 모습에서는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5년간 함께 울고 웃으며 일상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투병의 고통과 회복에 대한 희망을 나누는 줄리 부부를 통해서는, 요즘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변치 않는 진실한 사랑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죽음을 앞둔 한 인간의 고백 수준에 머물지 않고 오늘 하루를 살아갈 독자들에게 더 많은 힘과 용기를 주는 이유는, 저자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인생의 다양한 행복과 가치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을 땐 산책을 하고, 여행을 하고 여권에 스탬프를 모으고, 매번 미루었던 ‘내일’을 당장 오늘부터 살아보라는 줄리의 간절한 호소는 그래서 더 큰 울림으로 와 닿는다. 죽기 전에 여러분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당연하게 여기고 귀찮아하는 일상이 저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나 큰 기쁨이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삶을 느긋하게 즐기기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성공할 확률 따위는 무시하기를 오늘의 괴로움에 연연하지 말기를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진심으로 즐기기를 바랍니다. 여행을 하고 여권에 스탬프를 모으세요. 살아가세요, 여러분. 그저 살아가세요. 그거면 충분하답니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다. 인생에는 부모와 형제자매, 친척, 친구, 연인, 자녀, 직장 동료, 그 외에 우리의 삶을 채우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존재와 수다에 묻혀 살다보면 인생이 오롯이 각자의 의지로 이끌어가는 혼자만의 여정임을 종종 잊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홀로 왔다가 홀로 떠나는 존재다. 태어남과 죽음, 그리고 그사이의 삶은 결국 혼자 끌어가야 한다. CEA 수치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데 따른 스트레스를 조시가 어느 정도는 이해하겠지만 내가 그 소식을 듣고 느낀 깊고 넓은 감정의 폭을, 내가 그의 기분을 전적으로 이해할 수 없듯이 내가 지속적으로 느껴온 기분을 그가 전적으로 알 수는 없을 것이다. _56~57p
“앞을 못 보고 사는 게 어떤 건지 알기나 해? 말도 못하게 비참하고 끔찍한 인생을 사는 거야. 나 같으면 눈이 먼 것보다 차라리 귀 먹은 쪽을 택하겠다. 혼자서 길도 못 걸어. 집 안을 돌아다닐 때도 여기저기 부딪치겠지. 누가 눈 먼 년이랑 결혼을 할까? 누가 눈 먼 년을 사랑해? 누가 나서서 그런 년을 돌봐? 그런 남자는 없다. 네가 죽고 나면 그 애는 팔다리 없는 장애인처럼 길에서 구걸을 하며 연명할 거야. 네 딸이 그렇게 살길 바라니? 그래?” _76p
내가 암 진단을 받은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악몽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와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 사이의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나는 하느님의 손길 덕분에 로스앤젤레스에 왔으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법 같은 사랑을 만났다. 이 사랑은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랑, 나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살았던 사람들도 별로 경험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경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사랑이다. _153p
암 환자들은 생사 여부와 관련된 통계를 무시하면서 그런 숫자 따위 아무 의미 없다고 말하지만 위선일 뿐이다. 암에 걸렸어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야 하며, 살아가려면 계획이 필요하다. 나는 여전히 숫자의 가치를 믿는다. 숫자를 믿지 않으면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거리를 건너지 못하고, 효과가 있다고 증명된 진 빠지는 치료도 견디지 못할 것이며 생일 파티나 휴가도 계획하지 못할 것이다. 암에 걸리지 않았어도 어차피 살아야 한다. 지구는 자전을 하고, 우주는 특정한 법칙에 따라 작동하며, 세상에는 통계적 예상에 따른 결과가 펼쳐진다. 예상되는 결과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나는 어떤 숫자를 믿으며 살아갈지 선택할 수 없다. _177p
나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나를 보여주고 싶다. 삶에 기뻐하고 감사하며, 깨달음을 얻었을 뿐 아니라 종종 두려움과 분노, 상처와 절망과 어둠 앞에서 방황했던 나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다. 목숨을 위협하는 병 앞에서 끝없는 확신과 결단력을 보여주려는 듯, 힘차게 주먹을 흔들어대며 밝게 웃는 블로거들이 너무 싫다. 그런 이미지 연출은 솔직하지 못한 태도이자 블로그 구독자들에 대한 모욕이며, 나처럼 암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음속에 빛보다는 어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피해를 주는 짓이다.
나는 내가 겪는 어둠을 상세히 분석해서 알려주고 싶다. 나처럼 황량하고 외로운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려면 내 안의 어둠을 솔직하게 드러내야 한다. 재미없고 비호감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 _193p
그날 밤, 어머니는 “나를 용서해다오”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비밀을 털어놓고 이 얘기를 아무한테도 하지 말라고 부탁했을 때, 어머니와 나 사이에는 ‘나를 용서해다오’라는 무언의 신호가 오갔다. 어머니는 내 용서를 기다렸다. 나는 어머니를 쳐다볼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얘기를 듣는 동안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다.
나는 가족과 달랐다. 눈물을 감추거나 감정을 억누르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나는 분노와 상처, 혼란, 슬픔에 휩싸인 채 거의 박살이 난 심정으로 방을 나섰다. 앞으로 다시는 내 가족과 내 삶, 나 자신을 예전과 같은 시선으로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머니의 방을 나서기 전에 나는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게 나으니까. _207~208p
예후가 좋지 않은 불치병의 여러 역설 중 하나는, 내가 이 병으로 죽을 거라고 인정하고 나니 정신적 마비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나는 확신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려면 어느 정도는 계획이 필요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고, 굳이 나를 위해서가 아니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꿈을 꾸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동안 삶에 충실하기를. _233p
엄마가 어렸을 때는 너희 삼촌이나 이모들처럼 앞을 볼 수가 없어서 너무 슬펐어. 나도 자전거를 타고 테니스를 치고 운전을 하고 싶었거든. 글씨가 엄청 크게 인쇄된 커다란 교과서를 읽는 것도 싫었어. 아무도 내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고, 반쯤은 맹인이나 다름없으니까 늘 외롭고 고독했지. 엄마가 앞을 못 보니까 가족들은 엄마가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했어. 엄마가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러니 엄청 화가 나더라고.
사람들이 엄마더러 뭘 할 수 있다거나 뭘 못할 거라고 말하는 걸 엄청 싫어했어. 그래서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아이라는 걸 보여줘야겠다고 결심했지. 기억해둬, 미아.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네가 결정하는 거야. 다른 사람이 아니라. 엄마도 아빠도 아닌 바로 네가 결정해야 해. _238p
내가 죽으면 당신은 망가질 거야. 수백만 개의 파편으로 산산조각 날 거야. 부디 당신이 심지를 굳건히 하고 잘 추스르길 바라. 내가 있는 동안에는 만날 수 없었던 여자들과 데이트도 하면서 멋진 인연을 만들면 좋겠어. 때로는 외롭겠지만 잘 견디면서 아이들과 이 집, 당신의 경력을 잘 관리할 방법을 찾길 바라. 단순히 아내 혹은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할 것 같아서 여자를 만나지는 마. 당신과 아이들과 함께 살 자격과 가치가 충분한 여자를 만나길 바라. 혹시 알아? 내 마음에 들 만한 사람일지.
사랑해, 여보. 잘 지내. 언젠가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_353p

프롤로그 …7
01 곧 시체가 될 아기 …14
02 인생은 결코 공평하지 않지만 …18
03 결장암 4기, 6퍼센트, 5년간의 생존 가능성 …26
04 마법 같은 힘을 지닌 특별한 아이 …33
05 암과의 전쟁, 그리고 영혼이라는 무기 …39
06 왜 하필 내가? 어째서 나에게만! …46
07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54
08 시각장애인이 홀로 여행을 한다는 건 …64
09 할머니가 나를 죽이려 했던 이유 …85
10 좋은 사람과 친해지는 것 말고 뭐가 더 중요해? …93
11 자, 어디 한번 마셔보자! …99
12 캐서린이 나에게 일깨워준 것 …105
13 나는 결함이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112
14 희망보다 강력한 생존 본능 …120
15 “당신 인생을 망치게 해서 미안해.” …125
16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운명 …133
17 구급차에서 바라본 새로운 세상 …142
18 이렇게 보면 악몽, 저렇게 보면 사랑 …154
19 이렇게 빨리 죽게 할 거면 왜 지금까지 살게 했나요? …173
20 내가 숫자, 통계, 확률을 믿지 않는 이유 …182
21 우리는 아무것도 제어하지 못한다 …189
22 기쁘게 이 삶을 살아내기 …192
23 할 말은 뱃속에 넣어두고 …202
24 뉴욕 한복판에서 만난 천사 …209
25 더 이상 희망 고문에 속지 않겠다 …218
26 아파트 확장 공사를 하며 깨달은 것 …228
27 네가 무엇을 할지는 네가 결정하는 거야 …234
28 통증이 이렇게 무서운 거였다니! …240
29 슬픔이 주는 선물 …251
30 입 씨 가족이 미국에 정착하던 날 …256
31 CT, MRI, PET…… 이 결과는 다 뭐죠? …262
32 광기와 질투, 분노의 소용돌이에서 …265
33 반려동물은 약물보다 강하다 …277
34 사는 게 용감한 걸까, 죽는 게 용감한 걸까? …284
35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라는 뻔한 말은 그만! …291
36 추억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303
37 내 손으로 꾸미는 내 생의 마지막 공간 …309
38 페더러 선수와 나의 평생 이론 …313
39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319
40 그리워질 사람들, 그리워질 순간 …322
41 오늘, 내가 묻힐 매장지를 예약했다 …327
42 당신도 언젠가는 나를 잊겠지만 …340
43 그 찬란한 빛들 모두 사라진다 해도 …354
에필로그 …371
감사의 말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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