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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계속 가난한가 실업에서 잉여로, 새로운 빈곤층의 탄생

원제 : Work, Consumerism and the New Poor (2004년)
시리즈 : 지그문트 바우만 셀렉션 시리즈 [3]

지그문트 바우만 저 | 안규남 역 | 동녘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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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979371 / 274쪽 / 397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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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지그문트 바우만의 주요 저작을 다시 만나다!
잘못된 번역어를 바로잡고 용어를 통일한 ‘셀렉션 시리즈’


2017년 1월 9일, 91세 일기로 별세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저서들은 수년간, 국내에도 바우만의 인기를 입증하듯이 경쟁적으로 번역되었다. 그 책들에는 《액체 근대》, 《유동하는 공포》, 《리퀴드 러브》처럼 그의 이른바 ‘액체 근대’ 연작들도 포함된다. 그런데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바우만이 쓴 특유의 개념인 ‘liquid’를 ‘액체’, ‘유동하는’ 등으로 달리 번역해왔고, 번역하기가 어려웠는지 그냥 ‘리퀴드’로 쓴 책들도 있다. 바우만은 고정되어 있다는 의미인 ‘solid’의 상대 개념으로 ‘liquid’를 썼는데, 전자를 ‘고체’로 후자를 ‘액체’로 번역하기도 해, 바우만의 대표작 중 하나인 《Liquid Modernity》(2000)는 《액체 근대》라는 제목을 달고 2009년 국내에 번역되었다. 바우만은 오늘날의 문화를 ‘liquid modern world’라고 칭하며 그 중요한 특징으로 그려낸 학자로 유명하다.

이렇게 바우만의 중요 개념인 ‘liquid modern’에서 ‘liquid’를 ‘액체’ 혹은 ‘유동하는’으로 번역하는 것도 학자들의 입장에 따라 의견을 달리하기도 하지만, ‘modern’을 근대로 옮기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2013년 바우만의 책 《유행의 시대(Culture In A Liquid Modern World)》를 출간한 오월의봄 출판사는 책의 보도자료에서 “바우만의 ‘모던’이 근대를 가리키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바우만은 ‘modernity’의 두 국면을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그 올바른 역어가 ‘현대성’임을 분명히 말해준다. ‘근대’라는 역어는 그 단어가 ‘현대성’의 첫 번째 국면을 가리킬 때만 올바른 단어다. 그리고 그 현대성의 첫 번째 국면에서는 세상이 유동적(liquid)이지 않고 견고(solid)했다. 따라서 ‘유동하는’ 또는 ‘액체’라는 표현은 절대로 ‘근대’라는 단어를 꾸미는 말이 될 수 없다. ‘근대(近代)’라는 말이 바우만의 의도대로 ‘자본주의가 형성되고 시민사회가 성립한 17~18세기 이후 시대’를 지칭하는 표현인 한.”이라고 밝히며 기존에 잘못된 번역어를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동녘출판사에서 이번에 출간하는 [바우만 셀렉션 시리즈]는 이렇게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바우만의 중요개념을 바우만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자들과 논의를 거쳐 일관성 있게 통일했다. 논란이 되어온 ‘liquid modern’을 이 시리즈에서도 ‘유동하는 현대’로 번역했다. 또한 오역을 바로잡고 용어를 통일했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바우만의 중요 저작이지만 국내에 절판된 바우만의 책들을 새롭게 복간 및 번역하거나 보완해서 재출간할 계획이다.

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가난한 사람으로 여겨지는가?
어떤 이를 가난하다고 여기는 ‘우리’는 어떤 사람인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사회문제는 ‘불평등’과 ‘빈곤’이다. 한국 역시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할 뜨거운 이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불평등의 대가》(2012)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2014)을 출간하며 불평등을 경제학 관점으로 풀었을 때, 바우만은 사회학자의 입장에서 불평등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2013년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Does The Richness Of The Few Benefit Us All?)》(2013)을 출간하며 불평등 문제의 근원에 있는 ‘낙수효과’의 허구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바우만은 1998년에 초판을 출간한 이 책 《왜 우리는 계속 가난한가?Work, consumerism and the new poor》에서 우리시대 빈곤의 문제를 이미 다뤘다.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고 특히 단순히 경제력이 떨어진다는 차원이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실업이나 제한된 일자리를 유지해야 하는 비정규직,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지나친 소비를 추구함으로 인해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의 새로운 빈곤층(New Poor)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다.

바우만은 현대 생산자들의 사회가 20세기 후반기에 접어들며 소비자들의 사회로 변화했음을 포착하고 소비주의를 연구에 천착했다. 이 책은 그 연구의 결실이다. 1998년에 처음 출간되어 2004년에 개정된 책이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노동문제와 그에 따라 생긴 격차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바우만은 이 책에서 사회학적인 시각에서 현대에 만들어진 새로운 빈곤층의 실상과 그것을 야기한 현대사회의 실태를 파헤친다. 또한 생산자들의 사회가 소비자들의 사회로 변화한 이후 등장한 소비주의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는 빈곤이라는 현재적인 주제를 광대하고도 균형 있는 시각과 대담하고 정밀한 분석으로 바라본다.

생산에서 소비의 시대로,
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쓰레기가 되어 가는가?


우리는 흔히 가난을 헐벗고 굶주린 것 정도로 쉽게 생각하거나, 혹은 없어져야 할 사회악의 하나 정도로 간주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산업화 시대, 노동 윤리의 캐치 프레이즈도 있었다. 그러나 바우만은 빈곤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람은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행하는 존재다. 계급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해도 과거는 생산이 곧 그 인간의 가치를 입증하는 시대였다. 특히 현대 이후 생산 즉, 일(work)은 부의 유일한 원천이자 인간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다. 현대사회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생산자로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바우만은 현대는 더 이상 ‘생산자 사회’가 아니라, ‘소비자 사회’라고 규정한다. ‘무엇을 얼마만큼 생산하느냐’보다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는’ 것에 가치와 의미가 부여한다는 것이다.

바우만이 말하는 오늘날의 소비자 사회는 일하는 것보다 소비하는 행위에 의미와 가치를 둔다. 노동 윤리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실업’이 ‘비정상’을 의미했지만, 소비자 사회에서의 ‘비정상’은 ‘가난’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돈이 없는 빈곤층은 이 시대에서 ‘결함 있는 소비자’ 곧,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바우만은 말한다. 바우만은 책 전체를 통해 어떻게 지금의 세계가 빈곤을 철저히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을 사회의 쓰레기로 치부하는지를 보여준다. 현대 자본주의 체제는 더는 대규모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빈곤층은 처음부터 예비 노동력으로서의 역할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소비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이다. 바우만은 “오늘날의 빈자는 ‘실업자’가 아니라 ‘비소비자’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최근까지도 ‘장기 실업’이라 불리다 ‘잉여’가 더 적절한 용어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쓰레기’로 만드는 현대사회의 완강한 ‘배제 시스템’을 고발한다.

복지국가, 세계화, 그리고 뉴 푸어

바우만은 새로운 시대의 가난한 사람을 새로운 빈곤층 즉 ‘뉴 푸어(New Poor)’라 지칭하고 복지국가와 세계화라는 보다 큰 틀에서 문제점을 짚는다. 복지국가의 성장과 몰락을 추적하고 그것이 앞서 말한 소비자 사회로의 이행 과정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도 살핀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의 불행을 대한 집합적 책임을 지지했던 대중적 합의가 어떻게 등장했으며 또 어떻게 그에 대한 반대논리가 부상하고 있는지 그 과정과 이유를 추적한다. 현대는 복지의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그 책임을 국가에 지운 시대다. 국가가 운영하는 복지의 제공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민주주의, 정당정치, 노동조합 등 현대적 요소들과 더불어 현실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복지국가에 대한 합의는 급속히 무너졌다.

자본가나 노동조합의 요청에 응해서 장래 노동자의 생산에 기여하고 노동예비군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했던 복지국가는 그 존재이유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선택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소비자 사회와 복지국가는 서로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복지국가’라는 개념 덕분에 빈곤층의 삶이 도움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대두 이후에는 그 개념에 심각한 균열이 갔다. 결국 실업자와 빈곤층은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서는 ‘잉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국가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서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히려 국가 경제는 그들이 없어야 더 나아진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복지수급이 줄어들거나 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바우만은 신자유주의에 그 직접적인 원인을 돌리는 대신 신자유주의가 그렇게 빠르게 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빈곤층에게 미래는 있는가?

그렇다면 이 ‘새로운 빈곤’의 문제의 해답은 있을까? 바우만은 이 책의 마지막에서 이런 대안을 내놓는다. 기존의 노동 윤리를 제작 윤리(ethics of workmanship)로 대체해 노동을 노동시장에서 분리하고, 소득 자격과 소득 확보 능력을 분리함으로써 소비 미학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에서 벗어나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제작 윤리’란 현대의 발명품인 노동 윤리와 달리 ‘제작 본능’을 가진 창조적 존재인 인류가 가진 자연적인 성향을 말한다.) 이는 곧 노동을 시장 중심의 가치평가에서 구하고, 모든 시민에게 수당을 제공하는 시민 수당제의 도입을 의미한다. 어렵게 들리겠지만 결국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실직자에게도 기본소득을 보장하라는 말이다.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갈 기본 조건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소득을 지불하면 된다는 말이다.

바우만은 또한 “노동 윤리를 제작 윤리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 중심의 가치 평가와 거기에서 비롯되는 제약들로부터 노동을 해방하려면 노동시장 속에서 형성된 노동 윤리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바우만은 “제작 윤리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만들어져 뿌리를 내린 노동 윤리가 부정해온 제작 본능의 가치와 사회적 중요성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데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창조적 존재라는 사실과 더불어 집단적 빈곤에 대한 해답 또한 집단의 자발적 소박함에 근거한다는 바우만의 믿음이 놓여 있다. 이 책이 단지 새로운 빈곤층에 대해 기술한 책이 아니라 빈곤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접근을 가능케 한 책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 소개

근대성에 대한 오랜 천착으로 잘 알려진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다. 1925년 폴란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피해 소련으로 도피했다가 소련군이 지휘하는 폴란드 의용군에 가담해 바르샤바로 귀환했다. 폴란드사회과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고, 후에 바르샤바 대학교에 진학해 철학을 공부했다. 


1954년에 바르샤바 대학교의 교수가 되었고 철학자 레셰크 코와코프스키 등과 마르크스주의 이론가로 활동했다. 1968년 공산당이 주도한 반유대 캠페인의 절정기에 교수직을 잃고 국적을 박탈당한 채 조국을 떠났다. 이스라엘로 건너갔지만, 시온주의의 공격성과 팔레스타인의 참상에 절망을 느낀다. 1971년 리즈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부임하며 영국에 정착했다. 1990년 정년퇴직 후 리즈 대학교와 바르샤바 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활발한 학문 활동을 해오다 2017년 1월 9일 영국 리즈에서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92년에 사회학 및 사회과학 부문 유럽 아말피 상을, 1998년 아도르노 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프랑스 사회학자 알랭 투렌과 함께 “지금 유럽의 사상을 대표하는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아스투리아스 상을 수상했다. 국내에는 《신과 인간에 대하여》《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사회학의 쓸모》, 《새로운 빈곤》, 《액체 근대》, 《유동하는 공포》, 《쓰레기가 되는 삶들》,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 등이 번역되어 있다.  


 

역자 소개

  • 이름 : 안규남
    국적 : 대한민국
    직업 :
    분류 : 문학가 , 인문/철학자 , 사회과학 저자 , 경제/경영/자기계발 저자 , 기타
    인기지수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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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조건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가와 혁명》, 《체험 연구》,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공역했고, 《칼 마르크스》, 《간디 평전》, 《민주주의의 불만》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으며, 《철학 대사전》 편찬에도 참여했다. 

목차

초판 서문
1장 일의 의미: 노동 윤리의 생산
2장 노동 윤리에서 소비 미학으로
3장 복지국가의 부상과 몰락
4장 노동 윤리와 새로운 빈곤층
5장 지구화된 세계에서의 노동과 잉여
6장 새로운 빈곤층에 대한 전망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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