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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694396 / 172쪽 128 x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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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김은지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솔잎」「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묘연」등의 아름다운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은지 시인의 시에는 따뜻한 감정과 예리한 시선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 비 오는 오후 책방에 앉아 좋아하는 책을 펼칠 때처럼 촉촉하고 섬세해집니다. 시인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세상을 살핍니다. 오후의 벚꽃, 왼쪽 페달, 비디오테이프, 말차 케이크...처럼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친근하고 감성적인 시어들이 우리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닿습니다.
_
언젠가 당신 만나게 되면
솔잎이 언제 떨어지는지 아느냐고 물어보리라
다른 사람에게는 물어보지 않고
솔잎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살아가리라
김은지 작가와의 짧은 서면 인터뷰 -
*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는 3부로 나뉘어 있네요. 어떤 기준으로 구성하셨나요.
_
챕터 구성에 대해 말씀드리면
시를 쓸 때와 비슷하게 작업했어요.
호흡을 조절하면서
너무 의도적이지 않게
편안하게 읽힐 수 있도록 배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시집에 영문 번역을 실으신 구체적인 이유도 있으신가요?
_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디자인이음에서 나온 김은비 작가님의 시집 『사랑하고도 불행한』입니다.
일본어 번역이 담긴 시집이 굉장히 새로웠고 멋졌어요.
더 근원적인 이유는 오래 같이 글을 쓰는 친구들과 번역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어요.
한국인으로서의 글을 쓰는 것만큼 한 명의 인류로서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독자를 만나는 것은 오랜 꿈이었습니다.
제가 외국 시인의 번역된 시를 좋아하는 것도 저에게 어떤 작용을 했을 것 같아요.
* 시를 쓰실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_
다양성과 전달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 자신의 스타일이나 시 세계가 있는 것도 좋겠지만, 어떤 패턴이 느껴질 때마다 지금까지 쓴 것은 모두 잊고 좀 다르게 써 보려고 노력합니다.
다채로운 대상들을 다루고 싶어요.
* 언제부터 시를 쓰셨어요?
-
원래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문창과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김소월 전집을 공부하고 백석 전집을 공부할 때쯤 시를 많이 쓰기 시작했어요.
* 작가님은 어떤 시를 추구하시나요?
-
추구하는 시는 잘 모르겠지만...
자유롭게 써서 자연스럽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씁니다.
‘자유롭게’라는 말은 무모한 시도를 할 때나 낯선 대상을 다룰 때 용기를 주는 말입니다.
예전에 미학을 공부하다가 저에게 크게 다가온 말이 있었어요.
예술 작품에서의 ‘좋음’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는데요,
‘여름날 나무 그늘에 들어가면 좋지 않은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그런 좋음이 느껴지는 시를 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당신 만나게 되면
솔잎이 언제 떨어지는지 아느냐고 물어보리라
다른 사람에게는 물어보지 않고
솔잎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살아가리라
-p.9 「솔잎」 중에서
내 마음은
비 오는 날을 위해
만들어졌다
난 내일 필 거야
그건 벚꽃의 계획
그러나 가지마다
다랑다랑
빗방울 꽃 피는 것을
몰랐다
이렇게 예쁜데
왜 비 오는 날마다
보러 나오지 않은 거지
나는 너무 내 마음을 몰랐다
-p.10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중에서
고루 뻗은 뿔
물을 뜨러 가던 나를 응시하는 새까만 눈을
사라지는 다음 장면은 없는
말처럼 커다란 몸을
촛농이 다 녹을 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 섬에서는 아무도
나를 본 일이 없다고 했다
-p.25 「왼쪽 페달」중에서
당신이 꾸는 꿈을 상상해요
직접 그리고 싶어
크레용을 뺏으려는 아이처럼
아니,
새를 그려 달라고
드로잉북을 내미는 기분으로
사랑한다는 걸 증명하려면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말해야 하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려면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 꿈
(그런데 누구에게 증명하는 건지)
벽에 등을 꼭 붙이고
나에게 들킬까 봐 늘
숨어 다니는 마음
꿈을 꿔요
꿈을 잘 꿀 것 같은 사람의 것으로
-p.71 「정해진 빛을 보는 방식」중에서
나는 두 시에 몰두한다
두 시는 노른자가 납작한 계란프라이
너 그렇게 그렇지 않아
네가 정색할 때 내려앉은 가슴
나는 두 시에 몰두한다
두 시는 내내 자고 일어났지만 여전히 할 일 없는
강아지의 문제
기억나지 않는 축구 경기
기억나지 않는 내가 했다던 말
네 말을 듣고 서 있던 내 발꿈치
나는 세 시 십구 분에 몰두한다
누우면 가로세로가 바뀌듯
누워도 가로세로가 바뀌지 않듯
하얀 보자기 끝자락 주름을 펴며
네가 내 이름을 불러주기 전부터
나는 나였고
네가 즈려 밟고 간 뒤에도 꽃은 꽃
-p.76 「막」중에서
-1부- 솔잎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마리아나 해구 마취 튜닝 페그 염소의 예방 접종 혼자 여행하기의 어려움 왼쪽 페달 대여 지진 -2부- 붓 화첩의 첫 번째 그림 - 옥순봉도 마지막 문장 눈썹, 셔터 우선 불냄새 일인식 식당 메세나폴리스로 간다 서보 기구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망고 가까운 사이 묘연 -3부- 퇴직 축하 모임 오후의 벚꽃 철길 축제 단 한 사람 정해진 빛을 보는 방식 막 민트 비디오테이프를 기리는 노래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