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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438128 / 356쪽 115 x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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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페미니즘과 LGBT 운동의 지평을 넓힌 리타 메이 브라운의 자전소설 “이성애자들은 내게 동성애자라고 화를 내고, 레즈비언들은 동성애자 기질이 부족하다며 화를 냈다.” (리타 메이 브라운의 회고록에서) 《루비프루트 정글》은 저자 리타 메이 브라운의 자전소설이다. 주인공 ‘몰리 볼트’는 여성, 레즈비언, 유색인종, 계급의 소수자로 시대와 환경의 제약에 맞선 브라운의 분신이다. 브라운은 《루비프루트 정글》 출간 이후 ‘기성사회와 맞선 여성’이자 ‘미국 유일의 레즈비언’이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차지했다. 동시에 보수파 페미니스트과 급진적 레즈비언 양쪽 모두의 공격을 받았다. 유색인종, 계급, 레즈비언을 배제한 백인 중산층 여성 중심의 페미니즘을 비판해 전미여성기구 의장 베티 프리던에게 페미니즘을 분열시킨다고 비난받았다. 또 남성/여성, 이성애자/동성애자, 레즈비언/게이/트랜스젠더 등 이분법적 분류에 갇힌 퀴어 진영을 비판해 수많은 증오 편지와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부치(Butch, 남성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와 ‘펨(Femme, 여성 역할을 하는 레즈비언)’으로 역할을 나누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에 속하지 못하는 소설 속 몰리는 바로 저자의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브라운은 최초의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성명서 ‘여성이 인정한 여성’을 작성하는 등 다양한 인종과 계급, 성소수자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지금의 페미니즘과 LGBT 운동이 브라운을 기억하는 이유다. “가슴팍에 ‘퀴어’라고 예쁘게 쓴 이름표라도 달고 다닐까. 아니면 이마에 주홍색 엘 자라도 새길까. 왜 모두들 항상 사람을 틀에 욱여넣고 못 나오게 하려고 하지? (중략) 난 내가 백인이 맞는지도 몰라. 난 나야. 그게 내 전부고 내가 되고 싶은 것도 그게 전부야. 내가 꼭 뭐가 되어야 돼? _155쪽 ‘세계 최악의 소녀’, ‘허클베리 핀의 후예’ 퀴어 페미니스트 몰리의 성장기 “모르겠다, 몰리. 넌 인생을 어렵게 살려고 해. 의사나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 그러질 않나,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질 않나. 사람들이 다 하는 걸 조금은 해야지, 안 그럼 사람들이 싫어해.” “사람들이 날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어. 사람들은 다 멍청하다고. 난 그렇게 생각해. 내가 나를 좋아하느냐는 상관있지. 나한테 진짜 중요한 건 그거야.”\t\t “그렇게 바보 같은 소린 진짜 처음 들어봐.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어. 플로렌스 할머니도 그랬어. 자기를 너무 좋아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네가 언제부터 할머니 말 듣기 시작했냐? 내가 날 좋아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도 좋아할 수 없다. 끝.” _60쪽 《루비프루트 정글》은 1960년대 미국의 보수적인 마을 펜실베이니아에서 성장한 ‘몰리 볼트’의 성장담이다. 소설 주인공 몰리와 작가 리타 메이 브라운은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어렸을 적에 입양이 됐고, 양아버지를 잃었고, 플로리다 대학에서 쫓겨나 무일푼으로 뉴욕 거리 생활을 하기도 하며 학업을 마쳤다. 몰리는 “후레자식”이라 놀리는 아이들에게 똥을 먹이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촌 리로이에게 퀴어든 뭐든 상관없이 “나는 네가 그냥 ‘리로이 덴먼’이라고 생각해.”라고 얘기해 준다.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여성성을 강요하는 어머니 캐리를 향해서는 “엄마는 남자랑 결혼했어도 돈 없잖아”며 날카로운 유머로 응대한다. 무일푼으로 도착한 뉴욕에서 몰리를 “걸어다니는 정액 받이”로 보는 남자들을 향해 “다 엿이나 처먹으”라고 일갈한다. 일부 유난스러운 정액 제조기들이 쳐다보기 때문에 다리를 꼴 수 없었고, 숙녀답지 못한 자세라는 이유로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릴 수도 없었으며, 화장을 안 한 날에는 사장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았다. _254쪽 몰리는 레즈비언,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처음부터 숨기지 않는다. 첫사랑 리오타, 몰리와의 관계가 들통나 학교를 떠나게 된 페이, 뉴욕의 화려한 삶을 사는 홀리, 이상한 섹스 판타지를 가진 폴리나 등 몰리는 계급과 인종 나이를 나누지 않고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는 울창하고 풍요로운 ‘루비프루트 정글’을 탐험한다. 몰리의 이 모험은 몰리가 자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 리타 메이 브라운은 실제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퇴학을 당했다. 브라운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서도 “흑인이든 백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선한 마음이다.”라고 외쳤다.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은 내 안에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하는 중요한 여행이다. “난 여자한테 해줄 때, 상대방 성기를, 어, 그걸 루비프루트 정글이라고 생각해요.” “루비프루트 정글?” “맞아요, 여자들은 울창하고 풍요로워. 그리고 숨겨진 보물들이 가득하죠.” _284~285쪽 《루비프루트 정글》이 출간될 당시 “나는 커서 영화감독이 될 거야!”라고 외치는 여자 주인공은 없었다. 주인공이 퀴어라는 사실보다 급진적인 이 말은 몰리가 남성들이 만들어 낸 여성의 이미지를 따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몰리는 “행복한 미국의 백인 중산층 가족 드라마말고 진짜 사람이 나오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인생에 대한 진짜 영화”를 꿈꾼다. 그러나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로, 재능도 노력도 자신만 못 한 남자 동급생들에게 카메라를 뺏긴다. 일터에서는 남자 손님의 성추행에 시달리고, 화장을 안 하면 어디 아프냐는 질문을 들어야 한다. 1970년대 미국의 모습은 지금 한국의 현실과도 닮아 있다. 그렇기에 《루비프루트 정글》은 억압에 맞서는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도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주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게 한다. 몰리는 저자 브라운의 분신이자 시공간을 넘어 금기에 도전하는 모든 여성의 자화상이다. 내 영화를 만들 거야. 내 영화, 들었어, 홀리? 불행한 이성애자들이 나오는 감상적인 로맨스 말고, 반짝반짝 빛나는 백인들만의 미국 가족 드라마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피흐르는 서부 영화나 돌연변이 백혈구들로 화면 채우는 공상 과학 스릴러 말고. 내 영화, 진짜 사람들이 나오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인생에 대한 진짜 영화 말이야. _245쪽 입소문만으로 100만 부 판매에 이른 ‘시대를 초월해 모든 여성이 읽어야 할 책’ 《루비프루트 정글》은 1973년 두 여성이 기금을 모아 세운 출판사 도터스(Daughters)에서 처음 낸 책이다. 초판은 1000부에 불과했으나 그해 판매량은 7만부, 2015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만부를 기록했다. 광고나 전통적인 비평 없이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이룬 성과다. 영화 판권도 팔렸다. 출간 당시 페미니즘과 퀴어 진영 양쪽 모두에게 공격을 받은 이 책은 이제 퀴어 청소년을 위한 워크북으로, 페미니즘 문학의 필독서로 읽힌다. 《루비프루트 정글》은 2015년 랜덤하우스 계열(반탐)에서 재출간되었다. 이를 통해 시대를 넘어선 이 책의 여러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첫째 재미있다는 것, 둘째 여전히 우리 사회에 이 책이 ‘필요’하다는 것, 셋째 이제는 대형 출판사에서 책을 낼 만큼 우리가 페미니즘과 퀴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몰리의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몰리는 영화감독이 되었을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만의 ‘진짜’ 영화를 찍고 백발을 휘날리며 영화의 거리를 당당하게 누비고 있지 않을까. 이 망할 세상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해준다면 좋겠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내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내가 이룰 수 있는 소원이다. 어떻게든 그 영화들을 다 만들어낼 거고, 싸우다가 오십 살이 되진 않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게 된다면, 두고 보시라. 왜냐하면 난 미시시피 강 이편에서 제일 잘나가는 오십 살이 될 테니 말이다. _345쪽 나는 종종 책이 끝난 뒤 몰리 볼트의 경력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현실 세계의 역사는 몰리 세대의 여자 감독들에게 그렇게 큰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포기해 버린 몰리는 상상할 수 없다. 아마 《루비프루트 정글》 세계의 나는 서울여성영화제 회고전에서 몰리의 영화들을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백발을 휘날리며 신촌 거리를 걷는 몰리를 직접 보았을지도. _9쪽(추천의 글에서)
나는 엄마도, 아빠도, 근본도, 형제자매라 불리는 생물학적 닮은꼴도 없었다. 미래를 생각해봐도 스테이션왜건 한 대와 파스텔색 냉장고가 딸린 이층집이나 터울이 고른 금발의 아이들이 바글바글한 가정은 내가 바라는게 아니었다. 나는 《매콜》 같은 잡지 속으로 걸어 들어가 모범 주부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도, 아니 아예 남자 자체가 필요 없었다. 나는 내 길을 가고 싶었다. 내 꿈은 그게 다였다.
_128~129쪽
“몰리, 네가 하고 싶은 게 뭐든 계속해라. 세상 사람들, 다 꺼지라 그래. 다 늙은 날 봐. 나는 젠장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이제는 뭘 하기에도 늙어버렸어. 이제 꿈도 다 죽었고 저 집 살 때 받은 대출만도 갚으려면 십 년이나 남았지. 염병. 다 폭파해버리고 전속력으로 전진해, 인마. 다른 사람 말 절대 듣지 말고 너 자신만 믿어.”
_135쪽
“젠장, 이렇게 하랬다가 또 저렇게 하랬다가, 다들 그러지 않아? 어딜 가도 자기들 사이에 퀴어가 있는 건 싫은가 봐, 백인들도, 흑인들도. 중국인들도 자기들 중에 퀴어가 끼어 있는 건 싫어할걸.”
“사람들이 뭘 바라든 내 알 바 아냐, 캘빈. 나는 내가 바라는 것만 생각해. 다 지옥에나 가라지.”
_213쪽
“자, 봐라. 네가 여자 만나려고 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잖어. 여자는 널 지켜줄 수가 없어. 나가서 누구라도 남자를 잡아서 결혼을 하면 그 사람이 널 지켜줄 거다. 그리고 돈이 좀 생기겠지. 너 그러다 후회한다. 여자랑 사는 건 안정이 안 돼.”
“무슨, 엄마는 남자랑 결혼했어도 돈 없잖아. 그리고 안정? 죽으면 다 안정돼요.”
_336~337쪽
저 개구리 녀석은 나보다도 온전하다. 저 개구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저 개구리는 영화는 본 적도 없는 데다, 신경 쓸 일 역시 개뿔도 없다. 그저 하고 싶은 대로 수영하고 먹고 섹스하고 노래할 뿐이다. 신경 과민 개구리에 관해 들어본 사람이 있는가? 어디까지 가야 인간은 스스로 진화의 정점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_300~301쪽
“나도 거짓말하는 거 싫어해, 그런데 사람들이 우리 보고 레즈비언이라고 할 거 아냐.” “맞지 않아?” “아니, 우린 그냥 서로를 사랑하고, 그게 다야. 레즈비언은 남자 같고 못생겼어. 우린 안 그렇잖아.” “우리도 남자같이 생긴 건 아니지만, 여자끼리 사랑을 나누는 걸 보통 레즈비언, 동성애라는 이름으로 분류하잖아. 그러니까 그 단어 듣고 움찔거리지 않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
_150쪽
“그래, 그러면 걔들은 분명히 날 퀴어라고 부르겠지.” “리로이, 아까부터 너 계속 퀴어가 어쩌고저쩌고하고 있어. 처음엔 나보고 퀴어라고 했다가, 이젠 다른 사람들이 널 퀴어라고 생각할까 봐 엄청 걱정하잖아. 너 그냥 보통 사람처럼 보여.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_97~98쪽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그리고 기타 범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온갖 에너지, 능력, 흑단처럼 새까만 색부터 표백한 듯 새하얀 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피부색들의 혼합체인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곧 만인이며 만물이다.
_347쪽
추천의 글 6
1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고추 15
건포도 상자 26
제나 35
예의범절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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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플로리다로 87
친구들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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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 1 191
인간의 조건 2 215
홀리 238
4
출판사 253
화장실 274
다시 289
캐리 310
졸업 340
덧붙이는 글 346
옮긴이의 글 3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