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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24305 / 188쪽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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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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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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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
- 1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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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00
출판사 리뷰
“당신은 벌써 도착했다구요?” 없는 당신을 만나고 사랑하기 위해 쓰는 시 칠순을 넘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활달한 상상력과 실험적인 어법이 도드라지는 이경림의 시는 ‘유쾌한 발상’과 같다. 시인은 때로는 유머와 위트가 섞인 거침없는 입담으로 “위태롭고 안온해서 아름다운”(?눈이 와서?) ‘지금-이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일과 서로 사랑하는 일을 이야기한다. ‘나’는 누구이고 ‘너’는 누구인가. ‘삶’은 대체 무엇인가.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시인은 “엑스트라 배우만도 못한”(?에스토니아인 대천사의 장난?) 생을 감싸안는다. 그것은 곧 ‘시’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 질긴 삶 속에서 오랫동안 붙들어온 질문,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뇌와 번민이 가득한, “어지러운 생각들이 잡고 가는 컴컴하고 기다란 길”(?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불립(不立)과 불면(不眠)의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이경림의 시가 오랫동안 붙들어온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삶은 진창에서 뒹구는 지렁이와 다를 바 없고, 우리는 “천지에 널린 고독 사이를 흘러다니”(?기수급고독원?)며 고독해진다. 시인은 묻는다. “아아, 그때, 우리/이목구비는 계셨습니까?/주둥이도 똥구멍도 계셨습니까?”(?지렁이들?) 시인은 “하고많은 목숨의 윤곽들이 거짓처럼 지워져도 그 울음만은 지우지 못하는 비밀”(?발광?)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울음뿐이었던 한생을 기억해”내고 “내용도 없이 미친 이 사랑”(?습(習)?)에 기대어 비로소 존재하고 살아가고 사랑할 힘을 얻는다. 결국 살아간다는 건, 질기고 긴 수천갈래 길 위에서 존재의 근원을 찾아 ‘무지공처(無地空處)’를 떠도는 일, 무수히 많은 나와 네가 태어남과 죽음을 반복하며 함께 존재하고 사랑하는 일, 그러다 문득 ‘급! 고독(孤獨/高獨)’을 맞닥뜨리는 빛나는 순간이 찾아오는 일임을, 이 시집은 다채로운 목소리를 통해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전달한다.
[시인의 말]
내가 아버지라는 걸
어머니가 나라는 걸
생이 꼭 같은 상황의 반복에 불과하다는 걸 눈치채고부터
할 말이 없어졌다
나의 무덤 위에 모르는 대나무 두분이 서 있었다
서슬이 시퍼렜다
백만번째 아침을 맞는 것이 도대체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별이다
2019년 3월
이경림
천지에 널린 고독 사이를 흘러다니다
급(給), 고독(孤獨)하여
급(急), 고독(高獨)이 된 그를, 나를,
기수급고독원이라 불러도 좋겠습니까
―「기수급고독원」 중에서
어쩌다, 무엇 때문에, 백만번이나 죽었는지
백만번이나 태어났는지
백만번 생각해도 모를 일
나는 다만 저녁의 마트에서
백만번 죽은 브로콜리와 백만번 태어난 콩나물과
백만번 죽은 시금치와 백만번 태어난 돼지고기와 고등어를
사 들고 와 백만번째 식탁을 차릴 뿐
―「만찬」 중에서
어째서 저 광대무변의 한 토마토와 터럭보다 작은 토마토가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다만 그 이름이 토마토일 뿐인 저
수천수만 토마토들의 물음은 끝이 없고 다만 그 이름이 물음일 뿐인 물음들의 물음은 끝이 없구나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중에서
돌과 연애하고 싶다
얼음 같은 돌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고 싶다
두 눈에서 쏟아지는 용암으로 돌의 늑골을 녹이고
화석이 된 돌의 염통을 깨우고 싶다
―「돌들의 다다이즘 2」 중에서
제1부
눈이 와서
서쪽
주황발무덤새
기수급고독원
앵두의 길
수선화를 묻다
비유적 분류
발광
1월
자정(子正)
직박구리들
토마토 혹은 지금
고장난 시계 사이로 내려가는 계단
지렁이들
나의 앤티크 숍 마리엔느
제2부
일요일은 오지 않는다
기억
만약 네가 나에게 칼 한자루를 준다면
풍선들
걸어가는 사람
개미
불립(不立) 혹은 불면(不眠)
닭죽을 먹는 동안
유쾌한 발상
Na, na
나날은 강물이 되비추는 파장처럼 둥글게 번지고 봇도랑에는 막 도착한 도롱뇽 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시인 k의 하루
혈압약을 먹고 아침을 먹을까 아침을 먹고 혈압약을 먹을까
몽중(夢中)
재회
제3부
눈꺼풀 속의 뽀르뚜갈
전율하는 도시의 9층 유리 안에서
돌들의 다다이즘 1
직전
만찬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나는 그녀를 마마라 부르고
유리, 뒤
에스토니아인 대천사의 장난
불광(佛光)
습(習)
입자들
임제가 없다
바위
영옥이라는 이름으로
제4부
고양이
장미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정선 아우라지
다문(多聞)
누군가 이끼 낀 담벼락에 기대 흐느끼고 있었다
우중산책(雨中散策)
십정동(十井洞)
돌들의 다다이즘 2
너는 말한다
쏘가리라는 이름의 틀뢴
참 고요하시다
새재
그가 지나갔다
해설|김수이
시인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