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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14155 / 148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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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신동원 시인이 추구하는 민주와 자유와 평화의 세계는 단재가 민족 해방으로 이루고자 한 공간이자 시간이다. 단재는 상해 임시정부가 외교론과 준비론에 치중하며 독립운동을 추구하는 것에 반대해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투쟁론을 내세웠다. 비밀 결사대인 동방청년당을 조직했고, 군자금을 모았으며, 임시정부의 기관지인 『독립신문』에 맞서 『신대한』을 창간한 뒤 많은 논설을 통해 무력투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선의 생존권을 박탈해간 일제는 강도이기 때문에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민중이 직접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단재의 투쟁론은 준비론이나 외교론에 비해 논리적이지 않고 감정에 치우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단재는 그와 같은 우려를 분명히 인식했다. 조국 현실을 감정적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직시하고 헌신적으로 투쟁해야만 독립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리하여 민족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피를 흘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칼을 들었다. (중략) 3·1운동이 일제의 야만적인 진압으로 말미암아 조국의 광복을 이루지 못했지만 민중이 민족 운동의 주체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단재는 그 상황을 수용해 아나키즘을 독립운동의 방안으로 선택하고 확산시켜나갔다. 1923년 의열단의 요청으로 「조선혁명선언」을 기초한 것이 그 여실한 면이다. 단재는 선언문에서 일제의 박해를 규탄하는 것을 넘어 자유와 평등과 평화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조선 민중이 일제의 요인들을 암살하는 것은 물론 폭력적으로 대항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일제는 제국주의 국가들이 침략전쟁에서 내세운 사회진화론을 토대로 조선을 식민지화했다. 사회진화론은 인간 사회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쟁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적자생존(適者生存)은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강자와 약자 간의 경쟁을 통해 인류의 역사는 발전한다는 것이다. 일제는 이와 같은 논리를 적용해 조선에 대한 침략 전쟁과 식민지 정책을 합리화했다. 단재는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을 당연시하는 일제의 사회진화론에 맞서 아나키즘을 수용했다. 종(種)의 진화에서 중요한 요소는 사회진화론에서 주장하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라고 보고 상호부조를 내세운 것이다. 인간 세계에서 상호부조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라고 파악하고 자발적인 결사체를 중시했다. 그리하여 상호부조를 근거로 일제에 맞서는 폭력을 추구했다. 일체의 독립운동이 봉쇄당했던 상황에 맞서 자유와 평등과 평화의 세계를 마련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민중들과 함께 투쟁한 것이다. 신동원 시인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자본주의에 맞서 촛불 연대를 추구하고 남북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통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단재의 민중 투쟁을 계승한 면으로 볼 수 있다. “독립하게 독립하게/어서어서 독립하게//자유하게 자유하게/어서어서 자유하게”(「독립자유의 노래」)라는 단재의 노래를 “기꺼이 칼을 들고 싸우는 시인이”(「꽃과 밥과 칼」) 되어 잇는 것이다. 결국 시인은 민중과 함께 민주와 자유와 평화의 세계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 맹문재(문학평론가, 안양대 교수) 해설 중에서
얼마 전 오래된 소파를 바꿨다.
근 10년을 함께한 소파를 떠나보내자니 아쉬우면서도 시원
섭섭한 마음이다.
실로 오랜만에
두 번째 시집을 엮는 느낌도 같다.
오랫동안 함께한 시들을 세상 속으로 떠나보내자니 조금은
홀가분하면서도
오랜 숙제를 마친 듯한 마음이다.
어두운 세월 늘 곁에 함께한 시는 삶을 견디는 희망이자 힘
이었다.
위로이자 친구였다.
이제 모두가 꿈꾸던 세상이 되고
다시 작품집을 선보이게 되니 두렵고 설레는 기분이다.
이런 기회를 준 푸른사상사와 지인들에게 감사드리며
다시 첫사랑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련다.
꽃과 밥과 칼
한동안 시를 잊었다
그리고 칼 같은 말들만 쏟아냈다
꽃같이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었는데
밥같이 따뜻한 시를 쓰고 싶었는데
눈앞의 불의와 거짓과 싸우기엔
시는 너무 약했다
그래서 칼을 들고 싸웠다
험악하고 분노 어린 말들을 쏟아냈다
그것이 저들의 가슴에 꽂히는 비수가 되길 바라며
그리고 날카로운 칼로 도려낸 썩고 병든 자리에
다시 희망이 싹트고
꽃 같은 아름다운 세상이
밥 같은 따뜻한 세상이 올 것을 믿으며
나는 기꺼이 칼을 들고 싸우는 시인이고자 한다.
하늘의 별이 내려온 듯
하늘의 별이 내려온 듯
아름다운 백만 촛불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촛불
이 나라의 미래와 어두움을 밝히는 촛불
국민 하나하나의 마음과 꿈과 소망이 모여
빛나는 촛불이 되었다
백만 개의 별이 되었다
백만 개의 별보다 아름다운
백만 개의 촛불이 빛났던
이날을 역사는 아름다운 민주주의로 기억할 것이다
작은 촛불이 모여
정의와 진실을 바로 세운 날
아름다운 혁명으로 기록할 것이다.
다시 첫사랑을 노래하다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푸른빛 가득하던 그 봄날
벤치 위에 떨어져 쌓이던
라일락 꽃잎처럼
추억은 아름다웠지만
목마른 젊은 시절
첫사랑 같은 자유를 알게 된 뒤
거리에서 광장에서 깃발 아래서
자유를 노래할 때
머리 위 별빛처럼 빛났지만
그 거리를 떠나
그렇게 잠시 너의 이름을 잊고 살았지만
낯설고 텅 빈 이 거리
진눈깨비 내리는 겨울
추억은 내게 다가와
따뜻한 손을 내민다
사루비아 붉게 물들이던 하늘도
성난 바람처럼 출렁이던 물결도
오늘 한 점 푸른빛으로
내 기억 속에 머무는데
이제 자유는 추억 속에서만 숨쉬는가
그 푸른 날개의 기억들
아직도 그 시절을 꿈꾸건만
삶은 마른 꽃향기 적시는
어둡고 메마른 그림자뿐인가
그러나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잊히지도 않는다
푸른빛을 잃지 않는 종이처럼
다만 먼지 낀 시간들이 그 빛을 바래게 할 뿐
오늘 나는
먼지 켜켜이 앉은 그리움을 깨우고 싶다
아직도 펄럭이는 깃발과
눈 시리도록 푸른 5월 하늘
가슴 떨리던 입맞춤을
이 첫사랑의 거리에서 기억하고 싶다
때론 추억은 견디기 힘든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때론 자유는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노래가 되기도 한다.
시인의 말
제1부
닭 / 꽃과 밥과 칼 / 목련꽃 지는 아침에 / 다시 꽃처럼 웃는 그날까지 / 부디 그대 살아남으라 / 씁쓸한 호두과자의 추억 / 겨울 / 고료 / 시를 읽으며 / 봄이 온다 / 평양냉면 / 판문점선언 / 도보다리, 봄 / 하늘의 별이 내려온 듯 / 광장의 봄 / 오는구나
제2부
선운사 / 봄 / 지리산 가는 길 / 문 / 미황사에서 / 황색 가을 / 겨울과 봄 사이 / 시인학교에서 / 바람 불어도 꽃은 피더라 / 춘삼월, 눈 내리다 / 여자 / 어느 가을, / 새 / 겨울과 봄 사이 / 다시 첫사랑을 노래하다
제3부
나의 시 / 춘래불사춘 1 / 춘래불사춘 2 / 그해 여름 / 날개 / 낙타를 위하여 / 달 / 꽃 / 꿈 / 봄날 / 변비 / 우기 / 장마전선 / 추. 일. 서. 정 / 투병기 1 / 투병기 2 / 서울 흐림, 가끔 비…… 그리고 안개 짙음
제4부
봄을 도둑맞다 / 1월 / 그날 이후 / 그가 나를 보고 있다 / 꽃이 진다 / 무의미의 날들이 가고 있다 / 강변역 카페‘ 타임’에서 / 첫눈 / 물푸레 같은 영혼이 지다 / 첫눈이 내리니 / 전쟁 같은 겨울이 / 김규동 선생님 영전에 / 헌화를 하며 / 누군가 저 빗속에서 울고 있나 보다 / 4월 저녁에
? 작품 해설:단재(丹齋)의 시학 - 맹문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