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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3351 / 296쪽 / 477g /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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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무너진 프로파간다의 흔적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일본이 전쟁에 질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일본의 패전은 일본인들의 마음에게 원폭의 흔적으로 남았다. 영원한 태양 아래 살 것 같았던 일본인에게 패전이란 ‘대동아공영’, ‘내선일체’ 같은 프로파간다의 붕괴를 낳았다. 일본 신도(神道)가 일본인의 정신을 지배했듯, 전쟁 슬로건을 내면화했던 일본인들은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 새로운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새삼스레 일본의 전후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가 지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이 스스로 전후의 기억을 ‘희생의 과거’로 포장하고 ‘아름다운 나라’라는 황금빛으로 칠하는 이 시점에 전후를 탐구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할 수 없다. 이 책은 이러한 기획에서 출발했다.
이 책은 전후 패전이라는 사건, 그리고 전후에 반응했던 작가들의 작품 5편을 엮었다. 부산과 경남 일대의 한국문학과 일본문학 전공자들로 구성된 ‘한일 전후문학 세미나’팀은 기존의 일본의 문학이나 역사적 시각에서 벗어나 전후 일본의 단편소설들을 통해 전후라는 시간이 남긴 흔적을 추적하고 있다.
일본이 숨기고자 하는 것
전후 일본에 대한 역사적 서술은 거대한 정치와 사회의 흐름이겠지만, 이와는 달리 소설은 하나의 미시사(史)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미시사 역시 사회적 상황과 맞닿아 있다. 가령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의 「갈채」는 패전 후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창부 야스코와 대학생 나쓰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나쓰오가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는 남성성을 인정하고 동성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은 일본이 미국에 굴복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소설은 전후 일본에 대한 조소도 잊지 않는다. 나쓰오에게 일시적으로 남성성을 회복시키는 창부 야스코는 결국 나쓰오가 굴욕을 참고 여성성을 연출하도록 한다. 겐자부로는 이러한 중간자를 통해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중간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허구적인 것임을, 일회성의 관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허구같은 현실을 벗어나현실같은 허구를 꿈꾸던 일본인들
이 책에 소개된 소설들은 일본의 전쟁에 대한 사죄나 피해의식을 토로하지 않는다. 대신 기존에 가진 신념이 붕괴되면서 생긴 균열을 들여다본다. 여기에는 오에 겐자부로 외에도 고바야시 마사루, 가지야마 도시유키, 다무라 다이지로, 오시로 사다토시와 같은 문학자들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작가들은 조선에서 태어나고 자랐거나 중국에서 육군으로 종군했던 경험을 했던 이들이다. 특히 다무라 다이지로의 「메뚜기」를 통해 일본 군인의 입을 통한 위안부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이외에도 「포드·1927년」을 통해 조선인과 일본인 학생들의 모습을, 「성욕이 있는 풍경」을 통해 원폭 투하 후 남은 일본인들의 모습을, 「K공동묘지 사망자 명부」를 통해 전쟁과 그 이후 죽은 자들과 남은 자들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전후 일본 단편소설선>을 엮으며 포드·1927년 그리움의 거부 메뚜기 체험의 무게, 재현의 가벼움 성욕이 있는 풍경 종전, 소가 생각나다 갈채 갈채받을 수 없는 청년 K공동묘지 사망자 명부 끝나지 않을 전후 역자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