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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184346 / 280쪽 124 x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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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는 〈Thriller〉 뮤직비디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좀비」라는 단편까지 썼으면서 마이클 잭슨에게는 냉담했다. 그리고 오로지 〈Billie Jean〉만 인용한다.
예를 들어 『댄스 댄스 댄스』에서는 이렇다.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던 ‘나’는 고대 이집트를 무대로 고탄다와 조디 포스터가 사랑에 빠지는 흡사 영화 같은 망상에 빠진다. 그곳에서 두 사람 사이에 마이클 잭슨이 난입한다.
“그는 사랑 때문에 에티오피아에서 사막을 넘어 멀리 이집트까지 왔다. 캐러밴의 모닥불 앞에서 탬버린인가 무언가를 들고 〈Billie Jean〉을 부르고 춤추면서.”
-p34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이 〈Like a Rolling Stone〉이 흘러나오는 절묘한 타이밍이다. 딜런이 포크에서 록으로 전향한 시기를 대표하는 이 곡은, 상류층이었다 몰락한 ‘미스 론리(외로운 여인)’의 경우를 노래하면서 후렴구에서 “어떤 기분이니?” 하며 돌아갈 집도 없는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미스 론리에게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비참했다. 늙은 박사가 개발한 ‘세계가 끝나는’ 시스템을 둘러싼 싸움에 휘말리고 말았다. 집은 의문의 조직에게 엉망진창으로 파괴당한다. 폭행도 당한다. 동굴을 모험하게 되고, 탈출한 지금도 자신의 몸에 위기가 닥친다. 더구나 이혼남. 그런데 혁명가 사내와 결혼한 지인을 어슴푸레하게 떠올린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니?” 하고 묻는 〈Like a Rolling Stone〉이 흘러나온다.
67~68p
밥 딜런이 〈Like a Rolling Stone〉을 히트시킨 1965년 당시, 포크계에서는 그의 록 전향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많았다. 대중에 영합하는 상스러운 록을 노래하는 행위가 사회파 가수로서의 딜런을 지지하던 사람들에게는 배신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그 해에 싱글로 발매된 〈Positively 4th Street〉는 딜런의 편안한 보컬이 밝은 인상을 준다. 반면 가사는 신랄하다. 내 입장이 되어봐라, 얼마나 불쾌한 일인지 알라며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과 기회주의자들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는 불합리한 일들이 계속되어 불평이라도 하고 싶을 ‘나’의 마음을 렌터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Positively 4th Street〉가 대변하는 듯이 보인다.
(중략)
데뷔 당시부터 해외문학의 영향을 받은 오리지널 문체를 확립했음에도 문단의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아쿠타가와 상도 수상하지 못한 무라카미 하루키. 목소리에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비판에 굴하지 않고 작풍을 바꿔온 밥 딜런은 그에게 공감할 만한 존재였음이 틀림없다.
78~79p
비치 보이스라는 미국 서해안 음악을 하는 그룹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보통 이상의 애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작품 속에서 그는 어떤 식으로 비치 보이스와 관련되는 고유명사를 다루었고, 그것은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졌을까?
(중략)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세밀하게 뜯어보면,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자가 흰 모래밭을 달려가는 듯한 밝은 이미지로 비치 보이스가 쓰이는 경우는 극히 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이 그룹의 곡이 작품 속에 흐르면 그곳에는 항상 불길한 예감이 감돈다. 비치 보이스의 이름은 그 곡을 읊조리거나 듣는 것만으로 등장인물이 반드시 비극을 겪는 음악으로 기억된다.
110~111p
하루키 작품의 주인공이 다른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때, 그 전조 또는 계기가 되는 것이 클래식 음악인 경우가 적지 않다. 클래식이 또 다른 세계로 가는 입구 혹은 열쇠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1Q84』에서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가 그렇다. 이 음악은 현실과 다른 세계, 때로는 두 사람의 주인공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서두에서 꽉 막힌 도로의 택시 안에 이 음악이 울려 퍼질 때, 그것은 주인공이 다른 세계의 문에 손을 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158p
이 소설에는 또 하나의 〈Le Mal du Pays〉 연주가 등장한다. 쓰쿠루가 구로를 만나러 핀란드에 갔을 때, 구로가 집에서 틀어준 알프레드 브렌델의 연주 음반이다. 브렌델은 베토벤이나 슈베르트 등 독일 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다. 그가 리스트를 연주하면 투명하고 이지적이며 탄탄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말하자면 ‘단정함’. 다시 말해 ‘색채가 없는’ 연주다.
구로는 한때 쓰쿠루를 좋아했다고 한다. 즉, 구로의 쓰쿠루를 향한 마음이 이 무색의 브렌델 연주에 담겨 있다. 물론 거기에는 시로에 대한 마음도 동시에 담겨 있다.
베르만의 연주를 즐겨 듣던 쓰쿠루는 이 브렌델의 연주를 듣게 됨으로써 지금까지 단절되어 있던 것이 사실은 모두 이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음악을 통해 현실의 자기 자리를 발견한다.
164~16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