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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530610 / 232쪽 206 x 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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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세계 속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단절되어 서로 공감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그렇다고 남성이 여성에게, 여성이 남성에게 공감을 요구하거나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단독자로서 홀로 있을 뿐이다. 예컨대 「밥 이야기」에서 화자의 오빠는 여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너희들한테 연락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언니들에게 오빠의 이 말을 전했다. 당연히 언니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 분노는 또 당연히 오빠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나보다 열여덟 살이 많은 오빠는 동생들의 삶을 헤아리려고 하지 않았고 어머니와의 삶이 지속된다면 자신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혈연관계로 묶여 끈끈한 유대를 가지고 있어야 할 가족이라는 것이 남자와 여성의 관계로 구분되어 단절되어 있다. 서로의 삶을 헤아리려고도 하지 않는다. 결국 여동생들은 어머니의 죽음을 동사무소에서 뗀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 확인한다. 이러한 관계는 「비파나무의 노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이십 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살았지만 화자는 이혼함으로써 삶의 필수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집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십 년의 시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그의 사랑이 내게서 거두어지고 이십 년 동안의 삶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순간 결혼과 동시에 얻게 됐던 수많은 호칭은 물 위의 거품처럼 사라졌다. 아내, 작은엄마, 며느리, 형수, 질부 등. 그렇게 나의 모든 호칭이 사라지는 것과 함께 나는 집 없는 사람이 되었다. 이처럼 이은유의 소설에서 나오는 여성들은 이미 사회 속에서 젠더화된 남성들의 권위와 무관심에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김영상 문학평론가는 이를 가리켜 “젠더화된 남성들의 권위와 무관심은 사회화된 폭력과의 형태로 답습되고 있다. 때문에 그런 남성들과의 관계 단절은 이후 그녀들을 사회화된 관습의 벽과 싸우게 되는 결과를 산출했다. 구원자도 조력자도 없는 세계에서 스스로를 구원해야 하지만 대부분 스스로의 구원에 실패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일하게 “바람의 말을 다스리는 소녀만이 스스로를 구원하는 데 성공”한다. 즉, 그녀 또는 작가는 소설이라는 탈출구의 문을 연 셈이다. 이은유의 이번 소설집은 「바람의 말」에서 나오는 소녀처럼 무성한 말의 세계에서 이야기를 생산하고 퍼트릴 것이다. 이은유 작가는 1997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05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광일문학상, 남도작가상을 수상했다. 청소년 평전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 『현대물리학의 별 이휘소』, 소설집 『손』을 펴냈다.
밥 이야기 7
비파나무의 노래 35
바람의 말 61
모든 고양이의 이름은 다 나비다 87
백합 113
포르말린 139
다섯 손가락 사이로 지나는 바람 165
그 여자의 별자리 187
해설 스스로를 구원하기_김영삼 문학평론가 212
작가의 말 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