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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코노미쿠스, 인간의 재구성

노지승, 오은하, 이상록 외 저 | 후마니타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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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18세기 벤저민 프랭클린의 정신을 강박적으로 내화한 로뱅송 크뤼조에, 19세기의 사무직 노동자인 바틀비, 그리고 식민지 자본주의의 비천한 노동자들, 개발 독재 시대의 자본주의 체제에 길들어 가는 한국인들에게서 저자들은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과 그것이 초래한 인간상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 ㅡ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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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373200 / 336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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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19세기와 20세기 한국과 서구의 텍스트에서 만난,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초상


이 책에서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경제적 합리성을 추구하며 돈으로 표상되는 교환가치를 중요시하는 인간상이지만, 그 조건 안에서 그리고 그 조건에 매여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해방을 꿈꾸고 작은 유토피아를 간헐적으로 만들어 가려는 충동을 가진 현대인들의 운명적 몸부림까지 포함하고자 했다. …… 18세기 벤저민 프랭클린의 정신을 강박적으로 내화한 로뱅송 크뤼조에, 19세기의 사무직 노동자인 바틀비, 그리고 식민지 자본주의의 비천한 노동자들, 개발 독재 시대의 자본주의 체제에 길들어 가는 한국인들에게서 저자들은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과 그것이 초래한 인간상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_서문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노지승, 오은하, 이상록 외
지은이 : 노지승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저서로는 『유혹자와 희생양: 한국 근대소설의 여성 표상』(2009)과 『영화관의 타자들: 조선 영화의 출발에서 한국 영화 황금기까지 영화 보기의 역사』(2016)가 있고, 역서로는 『페미니즘 영화 이론』(2012)이 있다. 젠더, 노동, 문화 수용 등의 키워드로 문학과 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 쓴 논문으로는 「젠더, 노동, 감정 그리고 정치적 각성의 순간: 여성 사회주의자 정칠성(丁七星)의 삶과 활동에 대한 연구」, 「천변의 노동자들과 호모 에코노미쿠스: 노동사적 관점에서 『천변풍경』 읽기」 등이 있다.  

지은이 : 오은하
인천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불문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후 파리 3대학에서 장 폴 사르트르의 픽션 작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선택·책임·증여·앙가주망 등의 키워드로 실존주의 시기와 그 이후 작가들을 살펴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문학작품을 통해 프랑스혁명 이념의 변천을 읽어 보려 한다. 『사르트르의 미학』, 『카페 사르트르』, 『검은, 그러나 어둡지 않은 아프리카』 등을 함께 썼고, 최근 연구로는 「폴 니장의 『아덴 아라비아』: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거부하는 젊음」, 「사르트르의 실존적 정신분석: 그 미완의 존재윤리」 등이 있다.  

지은이 : 이상록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 한양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대중독재의 영웅 만들기』 『일상사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근대의 경계에서 독재를 읽다』(이상 공저), 주요 논문으로 「1970년대 소비억제정책과 소비문화의 일상정치학」 「1970년대 민족문학론」「1960~70년대 민주화운동 세력의 민주주의 담론」 등이 있다.  

지은이 : 이용화
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이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영문과에서 멜빌의 대표작 『백경』을 쇼펜하우어와 니체 철학 사상과 비교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극 문학과 실존철학의 비교 연구에 집중해 왔고, 최근에는 영화와 대중소설 속에 나타난 도덕철학의 영역으로 연구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 최근 연구로는 「삶에 대해 긍정으로 답하기, 심지어 죽음에 대해서도: 빌리 버드가 죽음을 수용하는 의미를 니체의 관점에서 읽기」, 「멜빌의 “나와 나의 굴뚝”을 ‘철학적 소설’로 읽기」, 「로이스 로리의 『기억 전달자』에서 색깔이 갖는 철학적·윤리적 함의 연구」 등이 있다.  

지은이 : 장제형
인천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 수학했으며,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발터 벤야민과 낭만주의 비평론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방가르드, 낭만주의, 화행론, 대학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지은이 : 황병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이다. 한국 현대사를 전공했고 한국의 근대적 변화 과정, 특히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역사적 형성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1970, 박정희 모더니즘』, 『백 년 동안의 진보』를 함께 썼고, 주요 연구로는 「1960년대 지식인의 68운동 담론」, 「해방 공간 한민당의 ‘냉전 자유주의’와 사유재산 담론」, 「1950~60년대 엘리트 지식인의 빈곤 담론」, 「해방 이후 우익정치의 계보학과 주체 형성」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크게 서구의 텍스트와 한국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한 글로 나뉜다. 오은하, 이용화, 장제형의 글이 유럽과 미국의 문학, 역사적 텍스트에 기반하고 있다면 노지승, 황병주, 이상록의 글은 한국의 문학과 역사적 자료들에 기반하고 있다.
1장 오은하의 글(로빈소나드로 보는 호모 에코노미쿠스 표상)은 영국의 새로운 시민계급이자 근면하고 자조하는 근대적 개인의 대표적인 인물형이라 할 수 있는 로빈슨 크루소와 그 로빈슨 크루소를 개작한 20세기 미셸 투르니에 소설 속 로뱅송 크뤼조에를 교차하면서 중상주의 시대에 낙관적이었던 경제적 주체의 상이 투르니에의 개작 속에서 어떻게 내적 강박을 통해 분열적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원작에서 프라이데이로 불리던 방드르디에 대해 로뱅송이 집착한 것은, 서구 제국주의의 또 다른 얼굴인 호모 에코노미쿠스적 인간형이 끝없이 지배 대상인 타자를 필요로 하는 분열적 상태였음을 드러낸다고 이 글은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소설은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분열적 모습을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서구가 쌓아 올린 경제적 주체의 상으로부터 탈주하는 모습까지를 포함해 다루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은하의 글이 서구 제국주의와 경제적 주체상이 서로 깊게 연루되어 있으며 제국주의의 분열적 모습이 곧 경제적 주체의 분열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했다면, 2장 이용화의 글(「필경사 바틀비」에 나타난 호모 에코노미쿠스적 삶에 대한 멜빌의 고찰)은 19세기 허먼 멜빌 소설 속 인물인 필경사 바틀비가 보여 준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의 정신을 분석하고 있다. 19세기 중반은 신자유주의 시기로 명명된 20세기 후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바틀비가 일했던 월 스트리트가 19세기에 이미 미국 경제의 허브로 도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소설에 체현된 멜빌의 문제의식은 현대를 살아가는 경제적 주체들의 문제를 정확히 예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prefer not to”로 표현되는 바틀비의 저항 방식에 대해 소설의 화자가 깨달은 바는, 개인은 자기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최적화된 자유를 소유한다고 믿고 살아가지만 실상은 체제가 설정한 환경에의 전면적이고 자발적인 복종을 통해 죄수로 살아갈 뿐이라는 현대인들의 아이러니한 존재 방식이다.
바틀비가 일했던 19세기 월 스트리트가 자본주의의 완성된 형태를 구현하는 공간, 즉 경제적 주체상이 완결된 이후의 풍경이라면,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호모 에코노미쿠스란 아직 완결되지 않고 형성 중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 3장 노지승의 글(천변의 노동자들과 호모 에코노미쿠스)은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얼굴을 바로 초기 자본주의 상태라 할 만한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발견한다. 1930년대 서울 청계천 주변을 배경으로 󰡔천변풍경󰡕의 저자 박태원은 당시 사회주의가 이념적 주체로 호명하지 않았던 또 다른 종류의 노동자들인 가사 사용인, 여급, 10대 보조 점원 등의 삶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 노동자들은 고립된 각자의 작업장에서 일하며 무엇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지를 나름의 방식으로 계산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소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궁리하고 있는 이들을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있다. 당시에 세태소설이라 불린 이 소설에서 행복이란 합리성을 추구한 이후에 얻어지는 결과라기보다는 합리성에 근거를 둔 설계의 과정과 설계 자체에 있다. 즉 이 소설은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계산하며 살아감으로써 자본주의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경제적 인간상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충분히 근대화되지 못한 식민지 조선 사회, 즉 초기 자본주의 시대의 낙관적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노지승의 글이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인간군을 그려낸다면 황병주와 이상록의 글은 각각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박정희 개발 독재 시대와 뒤이은 신군부 정권은 한국적 자본주의의 원형적 모습을 간직한 시대이다. 특히 4장 황병주의 글(1970년대 중산층의 소유 욕망과 불안)은 1970년대 박완서의 소설에서 한국 사회의 무의식을 현재까지 떠받들고 있는 ‘이른바’ 중산층의 욕망과 불안을 읽어 내면서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한국적 환영이 어땠는지를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중산층들, 부르주아들이 윤리・문화 등의 내적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유적 인간으로만 규정되고, 소유와 화폐의 축적으로 자신들을 입증하려 할수록 오히려 주술적 세계를 소환하는 재再주술화 과정을 겪게 된다. 황병주는 박완서의 소설 텍스트가 이런 한국적 환영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자본주의의 미덕을 잘 내화했음을 밝히고 있다.
황병주의 글에서 1970년대 한국 중산층의 신경증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 5장 이상록의 글(시장, 사회와 인간을 바꾸다)은 1980년대 호모 에코노미쿠스로서의 중산층들이 87년 민주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정치적 주체로 전화되기도 했던 지점을 주목하면서, 1980년대 중산층의 자유주의가 갖는 양면성을 고찰하고 있다. ‘잘살아 보자’는 박정희 정권의 집단 성장론적 구호는 1980년대에 접어들어 경쟁 사회 속에서 ‘남보다 더 잘살아야 한다’는 개인주의적 욕망으로 전화되었고, 이런 욕망은 평등에 대한 정치적 요구와 직결되었다. 이런 욕망의 주체였던 중산층들은 권위주의 체제가 그들의 자유주의를 제약하고 있으며 자유주의적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인식할 때 정치적 주체인 호모 폴리티쿠스로 변화될 수 있었다. 이들의 요구가 ‘호모 에코노미쿠스’로서의 삶에 대한 ‘호모 폴리티쿠스’로서의 저항이었다는 점에서, 이 글은 87년 체제의 자유주의적 한계를 암시하고 있다.
6장 장제형의 글(학문의 자기 목적성과 유용성)에서 이 책은 19세기 초에 설립된 독일의 훔볼트 대학으로 날아간다. 현재 한국 대학이 앞다투어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양성하려고 자처하는 상황을 비판하면서도 대학의 위기, 즉 학문의 위기가 비단 21세기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이런 학문의 위기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훔볼트 대학의 설립 이념과 그 동시대인들의 학문론과 대학론을 통해 직접적으로 알려 준다. 이 글은 학문의 보편성이란 무엇이고 대학의 자기 목적성의 논리란 무엇이며 그리고 대학이 추구해야 하는 ‘유용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자 했다. 중세 시대부터 뿌리내리고 있던 독일의 대학이 프랑스혁명, 나폴레옹의 침공 등 역사적 대변혁기였던 1800년 세기 전환기에, 대학의 절반 이상이 사라져 버린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거듭났는지를 말하면서 현재 한국 대학에 대해 뼈아픈 비판을 가하고 있다.

목차

서문 6

◇ 로빈소나드로 보는 호모 에코노미쿠스 표상: 다니엘 디포와 미셸 투르니에 / 오은하 15
◇ 「필경사 바틀비」에 나타난 호모 에코노미쿠스적 삶에 대한 멜빌의 고찰 / 이용화 59
◇ 천변의 노동자들과 호모 에코노미쿠스: 노동사적 관점에서 『천변풍경』 읽기 / 노지승 95
◇ 1970년대 중산층의 소유 욕망과 불안: 박완서의 1970년대 저작을 중심으로 / 황병주 145
◇ 시장, 사회와 인간을 바꾸다: 1980년대 한국의 중산층 담론과 호모 에코노미쿠스 / 이상록 215
◇ 학문의 자기 목적성과 유용성: 근대 독일 대학 개혁 담론을 중심으로, 1802~10년 / 장제형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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