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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709129 / 196쪽 124 x 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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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인생은 짧으니까 우선 먹고 보는 게 원칙인 정 셰프의
절대 공복에 보면 안 되는 ‘본격 먹방 에세이’
먹으면서 먹는 생각할 때, 먹으면서 먹는 얘기할 때가 가장 행복한 정신우 셰프가 맛깔스러운 음식 수다집을 펴냈다. 떡볶이, 짜장면, 봉골레파스타, 순댓국, 김치찌개, 돈가스, 곰탕, 냉면 등 누구나 아는 맛이라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음식들은 생생한 에피소드, 맛깔스러운 글맛과 만나 읽는 내내, 아니 책을 맛보는 내내 입에 침이 고이게 한다. 정 셰프와 한바탕 음식 수다를 즐기고 나면 이제는 친구와 함께 맛있는 걸 먹으러 갈 차례다. 음식을 나누면서 추억을 하나 더 쌓길 바라는 마음, 이것이 정 셰프가 먹방 에세이에 담은 진심이다. 책을 읽는 모든 분이 화날 땐 매운 걸 먹고 우울할 땐 단 걸 먹고 슬플 땐 술 한잔 기울이며 꽃길 같은 ‘밥길’만 걷길 바라며, 정 셰프의 추천 맛집 111곳도 수록했다. 이야기 곳곳에 숨겨진 장소와 셰프만의 레시피를 찾는 재미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출판사 리뷰
서로를 위하고 축복하고픈 본능 사이에는 언제나 미역국이 있다. 따뜻하고 매끈한 국 한 그릇이 부모와 자식을 잇는 다리가 되고 마음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음식은 비단 초코파이뿐만이 아닌 것이다.
_「어머니와 나의 연결고리 미역국」 중에서
입안에 멍게가 들어가기 전에 나는 똑똑히 보았다. 마치 외계인이 살해당한 것 같은 엽기적인 멍게의 모습을. 몸통을 가르니 홍시가 터진 듯 미끄덩한 것이 튀어나왔다. 줄무늬가 있는 부분은 멍게 내장이라고 했다. 멍게를 입안에 물고 나는 잠시 멍청해졌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바다 향은 강렬했고 신선했다. 입안은 미끌미끌하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점령했다. 잠시 멍청해졌던 그날부터 나는 오묘한 멍게의 맛을 아는 사나이가 되었다.
_「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멍게」 중에서
텃밭이 생긴 뒤로는 밥상에 늘 채소가 올랐다. “대한민국에서 우리 나 여사 겉절이가 제일 맛있다!”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매일 텃밭에 나가 상추를 한 소쿠리 가득 따 왔다. 저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식탁에 산처럼 쌓인 상추겉절이는 한 번도 남은 적이 없었다. 무더운 여름에도 부모님 두 분 모두가 잘 주무시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_「어머니의 겉절이, 할머니의 나물」 중에서
겨울의 시작은 늘 곰국이었다. 찬 바람이 불면 어머니는 으레 커다란 들통을 꺼냈다. 들통이 보이기 시작하면 집안은 온종일 수증기로 가득 찼다. 마룻바닥은 미끄럽기 짝이 없었다. 어릴 때는 우리 집이 주유소와 가까워서 바닥이 미끄럽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한 달 내내 고아지는 사골 뼈가 범인이었다. 어머니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뼈를 수십 번 이상 달였다. 그 국물에 밥을 말고 송송 썬 대파와 후추를 넣어 물릴 때까지, 아니 아무리 물려도 겨우내 먹는 계절 음식이 곰국, 곰탕이었다.
_「겨울철 우리 집 바닥이 미끄러운 이유, 곰탕」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