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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3695 / 278쪽 125 x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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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대문 밖에 항상 바다가 있으면 그것도 언젠간 별것 아닌 게 돼. (26쪽)
그의 실종이 공기관으로부터 사실로 증명된다면 그의 실종이 영원히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한 부분으로 남는 건 아닐까. (55쪽)
그녀는 잠시 말을 끊더니 자신도 놀랍다는 듯이 덧붙였다. 우리는 본래 싸움을 모르고 지냈어요. (61쪽)
집을 나가고 싶은 욕망, 이런 심리는 그녀에게도 그리 생소하진 않았다. 엘라가 아주 어렸을 때 배앓이 때문에 밤새 잠투정을 하며 몇 시간이고 울음을 그치지 않는 날이면,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몇 번이고 그대로 집을 나가곤 했다. 반시간이고 한 시간이고, 아기 혼자 내버려둔 채로. 그길로 역으로 가서 플랫폼 벤치에 앉아 깊은 한숨을 쉬었다. (76~7쪽)
아빤 왜 집을 나간 거야? 콘라트가 물었다. 아스트리트는 아들 옆에 앉아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사람은 이따금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어. 너도 그럴 때가 있지 않니, 안 그래? 네 방에 문 잠그고 있을 때 말이야. 이제 마저 먹어. 컴퓨터게임 해도 돼? 콘라트가 물었다. (78~9쪽)
그러다 퍼뜩 정신이 든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잠이 들고 싶지 않았다. 깨어나는 것이 두려웠고, 다음날 아침이 두려웠다. 토마스가 여전히 그녀로부터 멀리 떠나 있을 다음날 아침이. (92~3쪽)
내리막길에 토마스는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 떨어져나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불안과 고통이 떨어져나갔다. 그는 성큼성큼 힘차게 걸었다. (96쪽)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거꾸로 걷는 기분이 들었다. (176쪽)
아주 조그만 결정이, 아주 조그만 우연이 현실을 두 갈래, 네 갈래, 여덟 갈래, 열여섯 갈래로, 아니 무수한 세상으로 갈라놓는다. 토마스는 한 달 전에 사라졌다. 아스트리트는 그가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201쪽)
그런저런 일들을 처리할 때마다 그녀는 자기가 자신을 밖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신의 삶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기분이었다. 아이들의 슬픔은 아스트리트보다 훨씬 더 서서히 그들을 잠식해갔다. (212쪽)
(…) 깎아지른 절벽들과 그 밑의 바다, 지평선에서 밝은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끝없는 평원. 이러한 풍경이 토마스에게 강한 매력을 불러일으켰다. 그곳은 이별의 장소이자 동시에 안착의 장소였다. (228쪽)
사람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얻으려고 해요, 라고 아스트리트가 말했다. (231쪽)
그는 동물들의 이동을,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하는 어류와 조류들을 생각했다. 세상 도처에서의 이동, 이것이 그에게는 정착보다 더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243~4쪽)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이 토마스에 관해 알고 있는 게 얼마나 적은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정확한 것인지, 그를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알고 있는 것인지,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녀는 가슴이 미어졌다. 그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그를 배반하는 행위였으며, 영원히 그렇게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의 아빠는 어쩌면 전혀 다른 분이었을지도 몰라, 하고 그녀가 말했다. 너는 아빠를 많이 닮았어. (245쪽)
필요 없어진 물건 버리듯 그녀의 삶에서 토마스를 내쳐버릴 수는 없었다. 그녀가 그의 한 부분인 것처럼, 그는 그녀의 한 부분이었다. 지금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건,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나건 상관없이 말이다. (24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