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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어느 날, 집을 떠났다

원제 : Weit über das Land

페러 슈탐 저 | 임호일 역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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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3695 / 278쪽 125 x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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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63년 스위스의 바인펠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심리학, 정신병리학을 공부하다 중도에 학업을 포기했다. 이후 뉴욕과 파리, 베를린, 스칸디나비아 등 여러 지역을 떠돌다가 1990년 다시 스위스로 돌아와 자유기고가와 방송 작가로 활동했다. 


1998년 장편 『아그네스』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한 그는 소설집 급빙』(1999) 『낯선 정원에서』(2003) 『우리는 난다』(2008)와 장편소설 『희미한 풍경』(2001) 『오늘 같은 어느 날』(2006) 『7년』(2009) 등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고, 라우리스 문학상과 라인가우 문학상, 스위스 실러 재단 상, 카를 하인리히 에른스트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체호프와 카버의 뒤를 잇는 문체적 금욕주의자라 불릴 만큼 건조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글을 쓰는 그는 단 몇 개의 형용사로 극적 요소가 배제된 일상의 풍경을 적확하게 그려낼 수 있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역자 소개

임호일은 고려대학교 독문학과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독일 뮌헨과 마인츠 대학에서 수학,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독어독문학회 부회장, 한국뷔히너학회 회장, 동국대학교 도서관장 및 문과대학장을 역임했다. 주요 논문으로는 <번역은 원전에 대한 도전이다?>, <추의 미학의 관점에서 본 뷔히너의 리얼리즘>, <가다머의 예술론>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변증법적 문예학≫(플로리안 파센 저), ≪진리와 방법≫(한스-게오르크 가다머 저, 공역), ≪한스ᐨ게오르크 가다머≫(카이 하머마이스터 저), ≪뷔히너 문학전집≫(지식을만드는지식, 2008)외 다수가 있고, 저서로는 ≪천재를 부정한 천재를 아십니까≫(지식을만드는지식, 2008)가 있다. 


 

책 속에서

대문 밖에 항상 바다가 있으면 그것도 언젠간 별것 아닌 게 돼. (26쪽)

그의 실종이 공기관으로부터 사실로 증명된다면 그의 실종이 영원히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한 부분으로 남는 건 아닐까. (55쪽)

그녀는 잠시 말을 끊더니 자신도 놀랍다는 듯이 덧붙였다. 우리는 본래 싸움을 모르고 지냈어요. (61쪽)

집을 나가고 싶은 욕망, 이런 심리는 그녀에게도 그리 생소하진 않았다. 엘라가 아주 어렸을 때 배앓이 때문에 밤새 잠투정을 하며 몇 시간이고 울음을 그치지 않는 날이면,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몇 번이고 그대로 집을 나가곤 했다. 반시간이고 한 시간이고, 아기 혼자 내버려둔 채로. 그길로 역으로 가서 플랫폼 벤치에 앉아 깊은 한숨을 쉬었다. (76~7쪽)

아빤 왜 집을 나간 거야? 콘라트가 물었다. 아스트리트는 아들 옆에 앉아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사람은 이따금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어. 너도 그럴 때가 있지 않니, 안 그래? 네 방에 문 잠그고 있을 때 말이야. 이제 마저 먹어. 컴퓨터게임 해도 돼? 콘라트가 물었다. (78~9쪽)

그러다 퍼뜩 정신이 든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잠이 들고 싶지 않았다. 깨어나는 것이 두려웠고, 다음날 아침이 두려웠다. 토마스가 여전히 그녀로부터 멀리 떠나 있을 다음날 아침이. (92~3쪽)

내리막길에 토마스는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 떨어져나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불안과 고통이 떨어져나갔다. 그는 성큼성큼 힘차게 걸었다. (96쪽)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거꾸로 걷는 기분이 들었다. (176쪽)

아주 조그만 결정이, 아주 조그만 우연이 현실을 두 갈래, 네 갈래, 여덟 갈래, 열여섯 갈래로, 아니 무수한 세상으로 갈라놓는다. 토마스는 한 달 전에 사라졌다. 아스트리트는 그가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201쪽)

그런저런 일들을 처리할 때마다 그녀는 자기가 자신을 밖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신의 삶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기분이었다. 아이들의 슬픔은 아스트리트보다 훨씬 더 서서히 그들을 잠식해갔다. (212쪽)

(…) 깎아지른 절벽들과 그 밑의 바다, 지평선에서 밝은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끝없는 평원. 이러한 풍경이 토마스에게 강한 매력을 불러일으켰다. 그곳은 이별의 장소이자 동시에 안착의 장소였다. (228쪽)

사람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얻으려고 해요, 라고 아스트리트가 말했다. (231쪽)

그는 동물들의 이동을,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하는 어류와 조류들을 생각했다. 세상 도처에서의 이동, 이것이 그에게는 정착보다 더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243~4쪽)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이 토마스에 관해 알고 있는 게 얼마나 적은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정확한 것인지, 그를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알고 있는 것인지,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녀는 가슴이 미어졌다. 그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그를 배반하는 행위였으며, 영원히 그렇게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의 아빠는 어쩌면 전혀 다른 분이었을지도 몰라, 하고 그녀가 말했다. 너는 아빠를 많이 닮았어. (245쪽)

필요 없어진 물건 버리듯 그녀의 삶에서 토마스를 내쳐버릴 수는 없었다. 그녀가 그의 한 부분인 것처럼, 그는 그녀의 한 부분이었다. 지금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건,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나건 상관없이 말이다. (249쪽)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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