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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곰

이희우 저 | 도서출판 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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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작은 곰의 마지막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경외심과 안타까움, 짠한 동정심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난을 겪었지만 작은 곰은 절대로 걷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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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517618 / 96쪽 130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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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에게 건네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작은 곰》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문구처럼 숲속 동물들을 만나며 인간 군상과 삶을 알아 가는 작은 곰의 잔혹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 《길 위의 토요일》이 자전적 이야기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면, 《작은 곰》은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을 위로하며, 아무리 혹독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함께 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같은 날 낳은 새끼 한 마리를 먼저 떠나보내서였을까, 작은 곰을 향한 어미 곰의 사랑은 각별했다. 그날도 싱싱한 송어를 맛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어미 곰은 작은 곰을 데리고 강가로 향한다. 송어 사냥에 정신이 팔린 사이 밀렵꾼이 나타나, 작은 곰은 그만 어깨에 큰 상처를 입고 어미 곰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눈앞에서 어미를 잃은 작은 곰은 밀렵꾼에게서 겨우 도망쳐 캄캄한 고목 속에서 며칠을 보낸다. 그리고 덩굴 가지가 얼기설기 엉켜 휘휘 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는 구멍 안으로 홀린 듯 발을 들이는데…….

출판사 리뷰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에게 건네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작은 곰》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문구처럼 숲속 동물들을 만나며 인간 군상과 삶을 알아 가는 작은 곰의 잔혹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 《길 위의 토요일》이 자전적 이야기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면, 《작은 곰》은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을 위로하며, 아무리 혹독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함께 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같은 날 낳은 새끼 한 마리를 먼저 떠나보내서였을까, 작은 곰을 향한 어미 곰의 사랑은 각별했다. 그날도 싱싱한 송어를 맛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어미 곰은 작은 곰을 데리고 강가로 향한다. 송어 사냥에 정신이 팔린 사이 밀렵꾼이 나타나, 작은 곰은 그만 어깨에 큰 상처를 입고 어미 곰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눈앞에서 어미를 잃은 작은 곰은 밀렵꾼에게서 겨우 도망쳐 캄캄한 고목 속에서 며칠을 보낸다. 그리고 덩굴 가지가 얼기설기 엉켜 휘휘 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는 구멍 안으로 홀린 듯 발을 들이는데…….

잘해 보려고 한 것뿐인데,
그저 살고자 한 것뿐인데,
왜 이리도 힘든가요…….

눈앞에서 어미를 잃고 새로운 세상에 발 들인 작은 곰
운명은 그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목판화로 제작한 19장의 삽화가 어우러진 《작은 곰》은 잔혹하고 어둡다. 풍자나 해학을 통해 교훈을 주고자 하는 보통 우화와 다르게 《작은 곰》은 100쪽이 채 안 되는 짧은 분량만으로도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면 진이 빠질 만큼 인간 군상에 냉소적이다. 밀렵꾼의 총알에 어미를 잃고 두려움에 떨던 작은 곰이 자신을 부르는 듯한 휘파람 소리에 이끌려 숲속에 발들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숲에 깊이 들어갈수록 다양한 동물을 만나며 조금씩 성장하는 냉혹한 여정이 펼쳐지는데, 작은 곰이 맞닥뜨린 숲과 동물들의 모습이 지금 이 시대와 인간 군상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작은 곰》 초고는 2007년에 썼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조금씩 살을 붙이고 떼어 내기를 반복하면서 지금의 책으로 완성되었지요. 그러는 사이에 귀엽기만 하던 작은 곰은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들게 되었고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듯이 말입니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작은 곰의 어깨에는 밀렵꾼에게 얻은 상처가 선명하다. 모두가 한두 번쯤은 겪었을 아픔을 상징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완전히 아물지 않을 깊은 흉터다.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인 작은 곰은 운명이 이끄는 대로 주어진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 모습이 아픔을 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작은 곰의 여정이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하루가 무섭게 잔혹해지는 세상에서 어른이 되어 가며 살아남는 방법은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세우고 자신을 지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픔을 드러내면 약자가 되어 낙오되는 냉정한 세상이기에.

나의 유년 시절에게

첫 페이지에 ‘나의 유년 시절에게’라는 헌사가 있다. 《길 위의 토요일》에서 밝힌 대로 불운한 정신을 가지고 태어나 방황하는 동안 놓치고 지나 버린 어린 시절에 대한 미안함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수 있는 걸 감사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이 책을 읽는 모든 이의 유년 시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어떠한 길을 걸었고, 걷고 있고, 걸어갈 터, 현재 서 있는 곳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주어진 운명을 따라 꿋꿋이 나아가고 있으니까.

작가는 상처 입은 작은 곰을 통해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고 운명이 이끄는 대로 혹독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고 그 의미를 잊어버릴 때도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 끝에 낭떠러지가 있을지라도.

작은 곰의 마지막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경외심과 안타까움, 짠한 동정심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난을 겪었지만 작은 곰은 절대로 걷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독자들에게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이희우’는 필명이며 자전 소설인 《길 위의 토요일》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글을 쓰기 전 이희우는 그림을 그렸다. 
  

책 속에서

막 상처가 아문 터였다. 작은 곰은 몇 주 동안 꼼짝도 않고 캄캄한 고목 안에서 보냈다. 밖으로 나오자 청명을 찌를 듯 높게 솟구친 가문비나무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비췄다. 사방을 덮은 초록색 이끼와 무성한 고사리로 고요한 가운데 숲은 깊게 잠든 듯했다. 잎에 맺힌 물방울이 조그마한 웅덩이로 떨어지는 청아한 소리와 멀리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만 들려왔다. 평온해 보이는 숲속 오후의 풍경이다. 하지만 작은 곰에게는 적막으로 느껴졌다. 그날의 어미 곰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9p

어느 곳이든 끝은 있기 마련이다. 진창에 빠지더라도 허우적거림을 멈추지 않는다면 하늘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설령 그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에 맞아 다시 진창 속으로 고꾸라지더라도 끈기만 있다면 절대로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겁을 먹고 진창 속에 머무는 것이야말로 겁쟁이나 하는 짓이다. 물론 다시 밀렵꾼을 만날까 봐 두려워 돌아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겁쟁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굳이 위험천만한 곳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겠는가. 미지를 향한 호기심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된다.
---19p

“바다라고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마침내 독수리가 입을 열었다.
들어 봤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왜일까. 작은 곰의 심장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작은 곰은 그곳에 가면 자신을 이곳으로 이끈 휘파람 소리의 실체와 마주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31p

한때는 어서 자라 어미 곰 같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미 곰은 힘이 무척 셌다. 호숫가 일대에서는 가히 덤빌 자가 없을 정도였다. (중략) 어미 곰이 싸움에서 진 것은 밀렵꾼과 마주친, 바로 그날 딱 한 번뿐이었다.
41~42p

“금방 돌아올 거죠?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다음에는요?”
“네?”
“다시 떠날 거죠?”
이 이상한 감정은 대체 무얼까. 작은 곰의 가슴 한쪽이 천둥새의 번개를 맞은 듯 심하게 아렸다.
---47p

“이해 못 할 거예요. 태어난 그 순간부터 평생을 약자로 살아가야 하는 두려움이란 이렇듯 무섭답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불안에 떨면서 숨어 지내는 삶이 너무 아깝잖아요. 잘 마른 나팔꽃 씨앗을 찾아서 던져 주면 잠시나마 고통을 잊을 수 있으니, 설령 저 짓눌린 토끼들처럼 죽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름대로 고군분투한 거죠. 그러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요. 어차피 나도…….”
---51p

천공을 반으로 가르는 전나무들 사이로 어느 전설에나 등장할 만한 거대한 동물의 정강이뼈를 부러뜨려 꽂아 놓은 듯 세월의 무게를 모두 벗어던지고 장렬히 고사한 전나무 한 그루가 우뚝 솟아 있다. 그 높이와 두께로 미루어 짐작해 봤을 때 족히 수백 년, 어쩌면 수천 년 전에 뿌리를 내린 듯하다. 지금부터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 고사목이 처음 싹을 틔우기도 훨씬 전, 까마득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서 시작된다.
--61p

하나의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더욱이 그 땅이 햇빛과 영양분 모두 충분한 울창한 숲이라면 씨앗은 금세 싹을 틔우고 튼튼한 줄기로 자라난다. 줄기는 수일 내에 땅속 깊숙이 촘촘한 뿌리를 내려 무성한 가지와 잎을 만들어 낸다. 악도 그 성질과 비슷하여 한번 뿌리를 내리면 빠르게 자라난다.
---70p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이 잎맥을 따라 한데 모였다가 또르르 떨어지면서 퐁 하는 소리를 냈다. 먼저 떨어져 땅에 고여 있는 빗물을 밀어내는 소리다. 현재가 과거를 매몰차게 내리치는 소리다. 그래도 자꾸만 옛 생각이 나는 것은 어째서일까.
---73p

작은 곰도 어미를 잃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가깝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를 잃은 슬픔을 안다. 그러나 그 슬픔이 아무리 클지라도 새끼를 잃은 어미의 심정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무너진 하늘의 파편에 가슴을 찔리는 것보다 더 아프다.
---80p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슬픔과 목적을 지닌 두 마리 맹수가 한자리에서 상대방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목적이란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자 사명을 행하는 힘이다. 이는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움직이는데, 이것이 바로 운명이다.
---81p

 



작은 곰은 울부짖으며 족히 수 킬로미터를 달렸다. 어쩌면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달렸을지도 모른다. 거리야 어찌되었든 상관없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숲을 빠져나와 캄캄한 밤, 다시 혼자가 된 후였다.
‘지금껏 나는 무엇을 한 걸까…….’
멀리 새끼 잃은 어미 새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소리 없이 울렸다.
---85

목차

작은 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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