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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말이죠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심상덕, 윤근영 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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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451371 / 240쪽 153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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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우리가 전혀 몰랐던 서울 이야기,
‘우리들의 동네’가 ‘글로벌 대도시’가 되기까지


서울은 엄청난 대도시이다. 매일매일 그 얼굴을 바꾸는 도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도시, 외국 사람조차 한 번쯤은 와보고 싶어하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하지만 이 글로벌 도시도 40년 전에는 골목마다 아이들이 뛰놀고, 집집마다 서로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이웃들이 사는 ‘동네’ 같은 곳이었다.
어린아이들은 엿장수에게 고무신 팔아 엿을 바꿔 먹고, 젊은이들은 멋쟁이 신사가 되어 뽐내며 명동 거리를 거닐던 시절. 『서울은 말이죠…』는 그 시절을 청년으로 살아가던 작가가 서울이 지나온 아련한 시간들을 기억하는 책이다. 우리가 모르는 어제의 서울, 우리의 부모님이 살았던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들은 서울에서 무슨 꿈을 꾸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었을까.

엿장수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야간 통행금지가 있었던 그때 그 시절


지은이 고(故) 심상덕은 지나간 시간에의 향수를 그린 <서울 야곡>, <부산 야곡> 등 자신만의 색채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라디오 구성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평을 받았던 방송작가이다. 그는 이 책에서 주로 1960~80년대, 자신이 2, 30대 청년으로서 경험한 서울의 장소, 먹거리, 풍경들을 이야기한다.
그 시절에도 서울은 지금과 다름없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시골에서 배고픔을 이겨내던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서울에 올라가고 싶어했고, 서울만 가면 인생이 바뀔 거라 꿈꾸었다. 서울역 앞은 그런 생각으로 무작정 상경한 젊은이들로 가득했고, 외롭고 험한 도시는 그들의 미래에 슬픈 사연들을 마련해두었다. 또한 살림살이가 고만고만했던 시절이라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꽤 값나가는 물건을 맡겨 돈을 빌리고 언젠가 다시 그 물건을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 물건들은 끝내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서울역 앞과 마찬가지로 전당포도 사연 있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하지만 서울에 우울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었다. 서울은 예술과 문화가 꽃피는 도시이기도 했다. 그 시절 명동의 다방에서는 당대의 유명한 소설가, 시인, 화가들이 예술을 논하고 차를 마시고 밤늦도록 술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방 마담들은 자주 오는 손님들이 좋아하는 차를 외우고 있을 정도로 손님과 각별한 사이였고, 마담이 다방을 옮기면 손님들도 마담을 따라 옮겼다. 서울은 그렇게 예술과 낭만이 흐르는 도시였다. 또한 그때만 해도 서울에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동냥하는 거지들이 있었는데, 그 수가 아무리 많았어도 굶어죽는 거지는 없었다고 한다. 모두들 풍족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집에 구걸 온 거지들을 그냥 내쫓는 법이 없었고 조금이라도 밥과 반찬을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인정을 베풀며 함께 그렇게 그 시절을 버티고 살아냈다.

‘대도시로서의 서울’을 살아본 첫번째 세대의 이야기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사라져버린 서울의 이야기, 누군가의 기억 속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옛날의 낭만을 그린다. 한편 그 시절을 애틋하게 추억하는 것 외에도 발견할 수 있는 이 책의 의의는, 대도시로서의 서울을 살아간 첫 번째 세대, 즉 ‘첫 도시인’의 기억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1970년대 후반, 압구정 한쪽에는 소를 끌며 밭을 가는 사람이 있었고, 한쪽에서는 고층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었다. 허허벌판의 서울 땅이 개발되고 거기서 살던 이들은 재개발의 칼바람을 맞고 쫓겨나기 시작하던 때, 갑작스럽고 빠른 변화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늘 드나들던 익숙한 장소들은 사라졌고 서울은 자꾸만 그 모습을 바꾸어갔으니 말이다.
『서울은 말이죠…』는 평범한 한 사람이 기록한 ‘한 시대, 한 공간’의 이야기로서, 서울이 ‘우리들의 동네’에서 ‘신기한 대도시’로 모습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동시에 이 새로운 도시에서 도시인들이 어떻게 자신들만의 도시 문화를 만들어갔는지를 추억한다. 그럼으로써 현재의 글로벌 도시, 서울의 풍경 이면에 존재하는 시간의 흐름까지 살필 수 있게 해준다.

어느 날 우연히,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원고를 발견하다

이 책에는 중요한 엮은이가 존재한다. 아마도 심상덕 작가는 자신의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지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방송을 만든다’는 자신의 신념처럼 언제나 즐거운 방송을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원고를 써내려갔을 뿐이다.
한참이 지나 며느리이자 이 책의 엮은이인 윤근영은 우연히 남편의 작업실에서 녹음 테이프가 가득 담긴 상자를 발견한다. 그 안에는 심작가가 방송 활동을 하며 직접 녹음해둔 방송 테이프가 있었고, 처음으로 시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그녀는 이윽고 실물 원고를 찾아 읽게 된다. 저자가 일찍이 세상을 떠난 터라 생전에 얼굴도 한 번 본 적이 없었지만, 엮은이는 심작가의 따뜻하고 정겨운 목소리를 듣고 글을 읽으며 시아버지가 ‘그립다’는 느낌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원고를 통해 자신의 부모님들이 살았던,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서울을 만나, 그 옛날을 살아보지 못한 자신도 옛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정감과 행복을 느껴 이를 바탕으로 책을 엮기로 한다. 1996년부터 2009년까지 집필한 원고가 2018년에야 책으로 출간된 데에는 그런 배경이 있다.
더욱이 이 책에는 옛 서울 풍경을 재현한 50여 장의 일러스트가 담겨 있는데, 그림을 그린 이예리 작가 역시 『서울은 말이죠…』에 등장하는 그 시절의 서울을 살아보지 못한 세대이다. 이작가는 그림이 막힐 때면 자기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서울의 이곳저곳을 상상하며 작업을 이어나갔다고 고백한다. 최대한 당시 서울을 되살리기 위해 사진 자료를 토대로 하였고, 나머지는 작가가 고백하는 상상의 작업으로 채웠다.

저자 소개

  • 저자 : 심상덕, 윤근영
지은이 : 심상덕
194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6?25 전쟁 때 대전으로 피난을 가서 초등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왔다. 학창시절부터 글쓰기를 즐겼고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67년 CBS <미스터 컴퓨터>로 방송작가 생활을 시작해 TBC <FM대행진>, DBS <행복의 구름다리>를 집필했다. 1980년 언론 통폐합 후 KBS로 자리를 옮겨 <가로수를 누비며>, <통일열차>, <세월따라 노래따라> 등을 집필했고 1990년부터 TBS <서울 야곡>, TBN 부산교통방송의 <부산 야곡> 등 추억을 담은 프로그램을 주로 담당하여 집필했다. 2009년 제21회 한국PD대상에서 라디오 작가상을 수상했다.

<서울 야곡>, <부산 야곡> 등을 통해 자신만의 색채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라디오 구성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평을 얻었다. 한 방송 아카데미에서는 그의 이름 앞에 ‘전설’이라는 말을 붙이고 그가 집필해온 라디오 프로그램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후 TBN <오승룡의 길따라 노래따라>, TBS <서울이야기>를 집필하며 따뜻한 정이 있는 이야기를 청취자들에게 들려주었던 그는 2010년 8월, 건강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엮은이 : 윤근영
숙명여대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했다. 우연히 채용공고를 보고 음악 출판사에 들어가 책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책과 음악이 좋아 계속해서 음악책을 만들고 있다.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라디오 원고를 보며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편집자의 시선으로 이 책을 엮고자 했다. 빽빽하고 복잡한 서울이 아닌, 여유롭고 정겨운 옛 서울을 잔잔하게 전하고 싶었다.  

그림 : 이예리
단국대학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그리는 일과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에서

마음씨 좋은 아이들은 도시락 못 싸온 아이들하고 점심을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못 싸온 아이가 창피하니까 교실 안에서는 안 먹었지요. 도시락 싼 보자기를 들고 슬며시 둘이서 교실 밖으로 나갔습니다. 학교 옆에 있는 논둑이나 햇볕 잘 드는 따뜻한 학교 담장 아래 나란히 앉아서 젓가락 하나로 둘이서 나눠 먹었습니다. 그렇게 가난하던 시절에도 이런 우정으로 살아왔지요.(「도시락」 中)

해방 이후 전당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담보물 중 하나가 뭐였는지 아십니까? 크기가 사과상자만했던 미제 제니스 진공관 라디오였습니다. 진공관 라디오 한 대를 가지고 가면 아무리 까다로운 전당포 주인도 두말없이 급한 돈을 빌려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또하나는 바로 재봉틀입니다. 진공관 라디오처럼 재봉틀도 두말없이 환영을 받았죠. 그 시절에 집의 재산목록 1호인 진공관 라디오나 재봉틀을 보자기에 싸들고 전당포에 찾아오는 사람들, 너나없이 그럴 만한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전당포」 中)
지금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버금갈 만큼 ‘분식센타’라는 게 유행한 때도 있습니다. 1969년 충무로 2가에 문을 열었던 ‘월하(月下)의 집’은 특히 젊은이가 많이 모이기로 유명했습니다. 당시 최고의 영화배우들이 직영하는 곳이었는데 이곳에 가면 신성일, 문희 같은 톱스타들이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손님들 라면을 끓여주는 시중을 들었습니다. 톱스타도 보고 맛있는 라면도 먹을 수 있으니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였죠. 이곳은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았고 때로는 앉을 자리가 부족해 순번을 기다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라면」 中)
당시 창경궁 동물원에는 1000여 종이 넘는 새와 짐승이 있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구경거리는 역시 호랑이였습니다. 호랑이는 창경궁 동물원에 가야만 구경할 수 있었으니까요. 아마 유치원이나 국민학교에 다닐 때 창경궁 동물원에 가보신 분들이라면, 부모님하고 호랑이 우리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쯤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겁니다. (「창경궁 동물원」 中)


시골 학생들이 서울로 수학여행을 오면 삼일빌딩을 반드시 견학했습니다. 서울 구경의 첫번째 코스였죠.
“얘가 말이다. 이번에 서울로 수학여행 가서 그 삼일빌딩 꼭대기에 올라가서는 현기증 난다고 그러고 막 토하려고 그러고…… 혼났다, 정말.”
그 시절 서울구경 왔던 사람들은 삼일빌딩 옆길에 있던 약국에서 멀미약을 미리 사먹고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멀미약이 그렇게 잘 팔렸다고 하네요. (「삼일빌딩」 中) 그 시절엔 돈 내고 야구 경기를 보러 다닐 주머니 사정도 아니었고, 그럴 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대문운동장에서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라도 열리는 날에는 야구장 뒤쪽으로 몰래 기어들어가 야구장 담장 위에 걸터앉아 공짜로 구경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동대문운동장 밖 동편 쪽으로, 광희문 있는 언덕 높은 곳에서 공짜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동대문야구장」 中)

목차

책을 엮으며
추천의 글 | 폭넓은 지식과 은근한 해학
시작하며 | 그 시절 서울은,

제1장 그리운 서울
서울 상경 | 통행금지 | 점집 | 춤 | 전당포 | 명동 전성시대 | 구멍가게 | 국민반 노래 | 맞춤 양복점 | 산파집 | 서울말 | 우물 | 영화관 | 시민증과 도강증 | 빨간 우체통 | 거지 | 서커스 | 골목길

제2장 맛있는 서울
빈대떡 | 냉면 | 우유 | 도시락 | 설렁탕 | 커피 | 해장국 | 호떡 | 김장 김치 | 소고기 | 상추 | 한강의 물고기 | 칡 | 참새구이 | 라면 | 무교동 낙지 | 동지 팥죽 | 보쌈김치 | 엿 | 약수 | 막걸리 | 붕어빵

제3장 서울의 그곳에서는
청계천과 청계산 | 삼일빌딩 | 나사점 | 종로 야시장 | 종로 네거리 보신각 | 운당여관 | 청진동 골목 | 태화빌딩 | 모나리자 다방 | 창경궁 동물원 | 연지동 | 술집 유정 | 자동차 정비소 | 장충단 공원 | 동대문야구장 | 남대문시장 | 계동 | 삼청동 | 성북동 | 하월곡동 | 압구정동 | 뚝섬 | 도화동 | 공덕리 소주 | 염리동 | 신촌 | 밤섬 | 말죽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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