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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 문학과지성 시인선 309

시리즈 : 문학과지성 시인선 [650]

허수경 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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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16436 / 147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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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번 시집은 '시인의 말'에서 언급되었 듯, ‘반(反)전쟁시’들로 묶였다. 먼 이국땅에서 고고학을 공부하는 시인이 오래된 지층 사이에서 혹은 현재에도 끊임없이 넘쳐나는 전쟁 소식을 접하며 마치 발굴하듯 모국어로 옮긴 한 자 한 자의 시어를 통해 한국 시의 지평을 넓혔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고고학적 상상력과 여성성이 빚어낸 희망의 언어 허수경 시인 네번째 시집 출간 ‘동서문학상’ 수상작인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이후 4년 만에 허수경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되었다.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독일에 건너간 지 햇수로 14년, 그의 시어는 이제 어둡고 쓸쓸한 느낌 혹은 고독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보다 근원적이고 거시적인 상상력을 발동한다. 고향인 진주 말을 살려 쓴 제1부의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가 근원에 대한 ‘그리움의 상상력’이라면 그의 ... 고고학적 상상력과 여성성이 빚어낸 희망의 언어 허수경 시인 네번째 시집 출간 ‘동서문학상’ 수상작인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이후 4년 만에 허수경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되었다.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독일에 건너간 지 햇수로 14년, 그의 시어는 이제 어둡고 쓸쓸한 느낌 혹은 고독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보다 근원적이고 거시적인 상상력을 발동한다. 고향인 진주 말을 살려 쓴 제1부의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가 근원에 대한 ‘그리움의 상상력’이라면 그의 전공인 ‘고대동방고고학’을 연구하며 발굴 현장에서 발로 쓴 내용들을 담은 제2부 ‘새벽 발굴’의 시편들은 시공을 넘나드는 ‘거시(巨視) 상상력’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은 ‘시인의 말’에서 언급되었듯, ‘반(反)전쟁시’들로 묶였다. 시인은 이 시편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한 표정으로 고정시키고 싶었”다고 말한다. 먼 이국땅에서 고고학을 공부하는 시인이 오래된 지층 사이에서 혹은 현재에도 끊임없이 넘쳐나는 전쟁 소식을 접하며 마치 발굴하듯 모국어로 옮긴 한 자 한 자의 시어는 ‘시’가 ‘역사’를 대할 때 보일 수 있는 한 전범(典範)을 보이며 한국 시의 지평(地平)을 넓혔다. 허수경 시인이 발굴하는 언어는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낼 때 따라 나오는 부장품처럼 현재의 시간 위에서 부활한다. 그 시어들은 애잔한 고향 말로 되살아난 기억도 있지만 태반은 인류의 폭력을 고발하는 기억들이다. 이번 시집에서 그의 고고학 현장은 청동의 시간과 감자의 시간으로 층을 이뤄 발굴된다. 과거를 탐사하는 허수경 시인의 시어는 뒤표지 글에 그가 쓴 산문처럼 언뜻 “뒤로 가는 실험”처럼 보일는지도 모르지만 실은 진실을 해부하는 ‘현재의 현장 한가운데’를 꿰뚫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고학적 상상력과 여성성의 시어들로 빚어낸 언어는 다름 아닌 ‘희망’임을 감지하게 된다.

저자 소개

  • 저자 : 허수경
허수경
시인 허수경은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실천문학』 복간호에 시가 실리면서 등단했다.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와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번역서 『끝없는 이야기』를 냈다. 2001년 제14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독일에 거주하며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동방고고학을 공부하고 있다.

책 속에서

그래, 그래, 그 잎
그 잎 여릴 적, 우리 만나 잎 따서 삶아 밥해주던 할머니집에 앉아 여린 잎에 하얀 밥 싸 먹으며 벙그러지는 입술 오무리며 깔깔거리다가 어머 어머 할머니 설겆이 많겠네, 어쩌나, 그때 그 잎 여려 할머니의 아가 같은 손힘으로도 뚝 뚝 꺾이는 것을,

그 잎 커다랗게 자라 그늘 만들고 그늘 아래 비 그으며 수박 오이가 익는 것 들을 때까지 기다리자, 하며 할머니가 떠 오는 설거지물에 마치 오랜 시간 씻듯 양은 밥주발 씻으며 할머니가 잎 옆에 달린 꽃 머리에 꽂으며 벙그렇게 웃는 것 보며 그래, 그래 저 잎 더 무성해져서

산 덮고 그 산, 잎그늘 아래 축축한 땅의 수줍은 곳 열어 버섯 돋아오르면 그때 또 할머니가 지어주는 버섯밥 먹자, 좋겠네, 저 잎 여릴 때 만나 무성하게 산그늘 될 때까지 붙어 있다가 그래 그래 할머니 머리에 꽂힌 저 붉은 꽃 좀 봐, 무슨 열대 섬 사는 아씨 같은 할머니 좀 봐, 그때까지 설거지 물에 담긴 양은 주발 새로운 시간처럼 씻으며, 그래 그래, 저 잎
그래 그래 그 이파리 ―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
거울 들판
언덕 잠(봄)
언덕 잠(봄)-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
항구마을
항구마을-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
가을 물 가을 불
가을 물 가을 불 -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
그래, 그래, 그 잎
그래, 그래, 그 이파리-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
대구 저녁국
대구 저녁국- 진주 말로 혹은 내 말로
달 내음
그때 그 달은
제2부 새벽 발굴
낯익은 당신
우리는 촛대
해는 우리를 향하여
물 좀 가져다 주어요
새벽 발굴
연등빛 웃음
흰 부엌에서 끓고 있던 붉은 국을 좀 보아요
회빛 병원
우물에
빈 얼굴을 지닌 노인들만
그해 사라진 여자들이 있다
오래전에 어떤 왕이 죽었다
그때
영변, 갈잎
붉은 후추나무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아침
그 곳으로
엄마
시간언덕
그렇게 웃는 나날이 계속 되었다
날개를 삶다
제3부 불을 들여다 보다
별을 별이
박미자 하나가
흔들리는 의자
음악선생님 또랑또랑
고요하게 손을 뻗다
달이 걸어오는 밤
기차역 앞 국 실은 차
동그라미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불을 들여다보다
저녁 스며드네
말강 물 가재 사는 물
나무 흔들리는 소리
아마도 그건 작은 이야기
눈 오는 밤
마늘파 씨앗
기차역
제4부 저 물 밀려오면
무너진 조각상
말 한 마리
검은 소 도시 혹은 여행전에 읽은 여행 길잡이 가운데
검은 소 도시 여행길잡이라는 책에 관하여
폭풍의 밤
코끼리, 거미 다리를 가진
그 해변에서 달려가 그린, 그 코끼리
물지게
그렇게 조용했어, 눈이 내리는 소리가 들려
배
웃는 소리
여름 내내
기쁨이여
저 물 밀려오면
해설/ 고고학적 상상력과 시- 성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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