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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스강에는 샤가 산다

이호준 저 | 천년의시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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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906 / 13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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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2013년 《시와 경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호준 시인의 첫 시집 『티그리스강에는 샤가 산다』가 시작시인선 0273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산문집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기행에세이집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문명의 고향 티그리스강을 걷다』 『나를 치유하는 여행』 『세상의 끝, 오로라』 등을 출간하여 여행자로서의 성찰과 깨달음을 깊이 있는 사유로 풀어낸 문장가이기도 하다. 길은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거나, 어딘가로 향해 길은 뻗어있지만 어디쯤에서 끝날지 알 수 없는 길 위에 시인은 서있다. ‘여행 전문가’로 알려진 그가 시를 쓰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여행과 시는 목적지가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것이 불안과 후회와 고통의 길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해설을 쓴 정한용 시인은 이호준의 시에 대해 “우리는 시인의 의식 밑바닥에는 그리움이 가득하고, 그것이 모두 사랑이며 동시에 슬픔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사랑한다고 말할 때조차 슬프다고 하는 것은, 이호준의 시와 산문을 나누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된다”라고 평했다. 이는 시의 한 특성인 내적 고백이 시인의 산문에서는 쉽게 집어낼 수 없었던 슬픔의 결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표4를 쓴 이외수 소설가는 이번 시집에 대해 “그는 시인입니다. 비포장도로를 절름거리면서 걸어와 눈물로 건져 올린 시들은 절대로 절규하거나 통곡하지 않습니다. 도처에 능청과 해학이 번뜩거립니다. 그의 시들은 여행자로서의 성찰과 깨달음이 은밀하게 발효되어야만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경지를 보여 줍니다”라고 평했다.
시집에 실린 첫 번째 시 「역마살」만 보더라도 길 위를 떠돌며 세상의 끝을 향해 고통스럽게 걸어가는 자의 면모를 능청과 해학으로 풀어내는 솜씨에 경탄하게 된다. 우리는 시집을 읽으면서 언어라는 그물을 던져 아름다움을 포획하는 방법으로써의 ‘능청’과 ‘해학’을 보게 될 것이다. 이호준 시인이 펼쳐놓은 시의 강에는 물에 씻겨 더욱 투명해진 삶의 진실이 우리의 얼굴을 맑게 비춰줄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호준
지은이 : 이호준
충남 홍성 출생.
2013년 《시와 경계》로 작품 활동 시작.
산문집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출간.
기행에세이집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문명의 고향 티그리스강을 걷다』 『나를 치유하는 여행』
『세상의 끝, 오로라』 출간.  

머리말

시인의 말


숱한 배가 드나드는 선창에 머물렀다.
목선에서 작은 물고기를 내리는 일이 내 몫이었다.
어느덧 내게도 돛 올리는 날이 왔다.
바람을 쫓아가는 아침마다 기도했다.
웃다가 울게 만드는 물고기 한 마리 잡게 해달라고.
꿈은 반쯤 이뤘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물에 물고기가 들 때마다, 그게 시詩이길 꿈꾼다.

책 속에서

티그리스강에는 샤가 산다


티그리스강에는 작은 물고기 샤가 산다 그리고
먼 옛날, 대상隊商들이 길을 부려놓던 하산케이프에는
늙은 어부 알리 씨가 산다

어부는 자동차 타이어로 엮은 보트를 끌고
아침마다 조심스레 안개의 빗장을 연다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부자라고 믿는 그의 전 재산은
보트 하나와 낡은 그물
샤를 잡아서 버는 돈은 하루 2,000원 남짓
아내에게 가져갈 빵과 바꾸기에도 부족할 때가 많지만
쿨럭쿨럭 잔기침 품고 흐르는 강 위에
날마다 보트를 띄운다

때로는 그물 따라 마두금馬頭琴 닮은 낙타 울음이나
목에 걸린 방울 소리 딸랑딸랑 올라오고
때로는 하늘빛 같은 전설 한 자락
걸려 나오기도 하는데 그 또한 축복이 아닐 수 없어
무릎 꿇고 깊이 머리를 조아린다
알라가 흙탕물 속에 샤를 감추는 날은
달빛 받아 배를 채우거나 별빛 걸러 목을 축이지만
그날 밤 기도는 더욱 웅숭깊다

지나던 이웃이 걱정스레 혀를 차면 웃으며 하는 말
―No problem
―강에 있는 물고기가 어디 가나요?
비로소 티그리스강은 어부의 수족관으로 태어난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역마살 13
티그리스강에는 샤가 산다 14
당신을 위해 쓰는 우화 16
인연설화 18
갈매기 태양까지 날다 20
바다로 간 길 21
오두막집의 그 여자 22
멧돼지 웃다 24
레닌, 여행을 꿈꾸다 26
오로라를 오리다 28
자작나무 29
부다페스트의 낮달 30
밤바다에 들다 31
라라를 만나던 오후 32
산사의 아침 33
용궁에서 순대를 먹다 34
염부鹽夫의 시 35
티그리스강의 눈먼 양 36
거룻배가 있는 풍경 38

제2부

단풍 들다, 단풍 지다 41
사랑을 시작하는 그대에게 42
발톱 깎아주는 여자 43
사랑이 떠나간 뒤 44
별리, 그 후 45
월식 46
망매가亡妹歌 47
꽃 속에 숨어 천 년 살자 48
그리움의 실체 49
홍매紅梅 피다 50
어머니의 기도 51
골다공骨多孔 52
감나무의 조문 53
지상에도 아버지가 있었네 54
하늘을 찢는 것들 56
새들의 장례식 57
싹 58
고부姑婦 59
몸살 60

제3부

수몰지에 내리는 비 63
4월의 종소리 64
망대 66
3월에 내리는 저 눈 68
누구시길래 69
봄 성묘 70
성聖스럽거나 성性스럽거나 71
따저 화좡핀 72
손금 보는 봄날 74
밤 줍는 노인 76
우주, 문 열다 78
11월 79
홍시 먹는 아침 80
고드름이 땅을 향해 자라는 까닭 81
매화 피는 새벽 82
나이테 83
이명 84
새벽에 나는 새 85
망명지에도 비가 내릴까 86

제4부

매미 보살 91
탈출기 92
곰이 되고 싶은 곰 94
빈집 1 96
빈집 2 97
서울의 사무라이 98
고등어 굽는 저녁 100
구름의 전락轉落 101
시 팔다 102
닭을 날게 하는 법 104
기침 106
근두운 타는 법 107
김정수 시인을 속이다 108
새들의 길이 생긴 사연 110
곰치탕 먹는 아침 112
대낮 문상기問喪記 114
자화自? 116
종로의 수박 트럭 118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20

해설
정한용 사랑한다는 말이 슬플 때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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