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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862115 / 212쪽 13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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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걸어본다 [15]
출판사 리뷰
난다의 >걸어본다<17 수원 화성
『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
난다의 걸어본다 열일곱번째 이야기는 수원 화성을 주제로 합니다. 김남일 작가가 제 고향이기도 한 그곳을 작심하고 둘러 걸은 촘촘한 기록물이지요. 『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라는 제목 속 ‘화성’은 수원을 둘러싼 성을 뜻합니다. “더 정확히는 동서남북 네 개의 성문과 그것들을 잇는 성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요. 정조의 효심이 탄생시킨 조선 후기 최대의 신도시 ‘수원 화성’을 김남일 작가의 보폭에 따라 걷다보면, 역시나 ‘걷기’는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임을 깨우치게됩니다.
수원에서 나고 자란 그이지만 제 나이 예순이 넘어서야 온전한 화성 일주를 시도합니다. 숲에 있을 때 숲이 잘 보이지 않듯 이제야 돌아보게 된 고향땅 곳곳은 이 나라의 숨어 있는 역사이며 나 자신의 잊고 있던 역사임을 매 순간 바로 알게 하지요. 아직 살아 계신 아버지의 근 백 년 삶이 묻어 있는 도시, 수원 화성에 관해 이보다 정확하면서도 이보다 생생하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말해줄 수 있을까 싶게 작가는 팔달산이며 서장대며 화서문이며 용두각이며 동문이며 남수동이며 화성행궁이며, 남수동이며 구천동이며 구천동이며 양키시장이며 시민관이며 나아가 나혜석의 기록까지, 더는 아로새길 수 없을 만큼 실로 무명천에 차분히 글씨를 새겨나가듯 바늘 같은 펜대를 흘립니다. 물론 이 힘은 제 발로 땅을 밟을 때의 근육과 흙으로부터 비롯하겠지요. 결국 우리가 왜 걸을까 하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함이라기보다 과거로 돌아가기 위함이라는 결론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하는데요, 책장을 덮으면서 이렇게 자문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이 책의 귀함은 그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되지 않을까 하네요.
“비 오는 날, 혹은 벚꽃잎들이 눈처럼 펄펄 날리는 날, 한번쯤 그곳을 찾기를. 수원에, 화서역에, 서호에 어떤 연고나 기억이 없더라도 상관없으니, 그저 호수 둘레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시라. 그러다가 공원 안쪽에 자리잡은 커피숍에 들러 카푸치노 한 잔을 시켜놓고 비 내리고 꽃잎 나리는 창밖을 바라본다면, 그것 자체가 새로운 기억이 될지 모른다.” 비단 수원 화성만 그러할까요. 우리들 저마다의 수원 화성…… 어느 곳인들 걷기에 적당하지 않을 곳이 있을까. 난다의 걸어본다 시리즈의 정신이랄까 그 애초의 의도를 가장 첨예하게 머금은 책 김남일 작가의 『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였습니다.
수원을 걷는 건, 화성을 걷는 것이다. 지구가 아니다.
그는, 이런 농담을 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
(실은, 늙은 것이지.)
화성은 수원을 둘러싼 성이다. 더 정확히는 동서남북 네 개의 성문과 그것들을 잇는 성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화성도 외적의 침입을 막아내는 방어의 기능을 무엇보다 앞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화성을 찾는 어느 누구도 그런 기능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화성을 돈다. 화성을 돌다니!」에서
동문은 이제 옹성까지 제대로 갖춘 단아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 지붕 위로 불쑥 커다란 흰색 풍선이 떠올라도 놀라지 말 일이다. 언제부턴가 그곳에서는 수원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열기구가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것을 비롯하여 공심돈 아래 잔디밭에 새겨놓은 ‘2016 수원’, 성곽을 관통하는 성남 방면 도로, 그 도로 바로 위 잔디에 새긴‘ WELCOME’ 같은 것들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적잖이 기여하고 있다. 그렇다는 얘기지, 꼭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다. 부디 그 정도로 멈추어주기를. 그런 그의 눈앞에 빨간색 장난감 기차 같은 화성어차가 출발한다. 그 또한 당연히 수원의 흉물 중 하나로 그의 눈 밖에 났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은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교산도 다니고 광교저수지 길도 훌쩍훌쩍 날아다니던 아버지의 다리에 부쩍 힘이 빠졌다. 방화수류정에 모시고 갔더니, 선뜻 올라가시려고 하지 않았다. 알고 봤더니 오르는 건 괜찮지만, 내려올 때 다리 힘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가 곁에서 부축해드렸다. 그날 이후 화성어차 운행에 관해 알아봤다.
그는 또 생각한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지.
—「동문은 도망가고」에서
그렇더라도 뒤주가 그의 마지막 거처였다니!
세자는 울고불고 버티다가 마지막 순간 제 발로 들어갔다고 되어 있다. 그랬을까. 그때 심정은 어떠했을까. 차라리 왕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농투성이의 아들로 태어났더라면, 차라리 대장장이, 차라리 저 어디 먼 산골에서 버섯을 따고 나물을 캐며 사는 자의 아들로 태어났더라면 싶었을까. 아니, 아마 세자는 차라리 생명 가진 것으로 태어나지 않았기를 바랐을 것이다. 무릇 생명은 반드시 사라지기에. 사라질 때 사라지더라도, 뒤주는 아니었다. 뚜껑이 닫히고, 쿵쾅, 한동안 요란스럽게 대못질이 이어지고, 그러다가 문득 찾아온 고요. 완벽한 고요.
이것이 무엇인가.
여기가 어딘가.
뒤주에서 세자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판자와 판자 사이 틈으로 기어들어왔을 가느다란 햇살만을 핥아먹었을 것이다. 아, 그때 그 햇살은 무슨 맛이었을까.
어린 그는 한동안 집안 마루 한구석에서 하루종일 그늘만 벗 삼아 있던 뒤주만 봐도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뒤주대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황급히 자리를 피하곤 했다.
—「화성행궁, 기억과 기록 사이를 걷다」에서
Prologue 광장에서 … 4
그가 아직 수원을 걷던 때 … 10
화성을 돈다. 화성을 돌다니! … 21
기록으로 기억을 반성하노니 … 30
팔달산 꽃멀미 … 36
폐허, 성의 또다른 이름 … 47
서장대 … 53
한참 있다 가도 화서문 … 56
정조의 한과 꿈, 기록으로 남다 … 62
용두각을 찾아서 … 74
능수버들의 기억 … 81
동문은 도망가고 … 89
남수동에 골목이 있고 나무가 있어 … 105
왕의 시장, 소년의 시장 … 114
남문의 시간 … 123
화성행궁, 기억과 기록 사이를 걷다 … 137
나혜석, 여자의 정면 … 156
그러니, 성밖을 보라 … 166
구천동, 골목의 전쟁들 … 171
양키시장과 시민관 … 182
서예를 배우던 시간 … 187
팽나무고개, 그 모든 것의 시작 … 193
Epilogue 화서역에서 … 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