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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을채워라

히라노 게이치로 저 | 이영미 역 | 문학동네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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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1998 / 60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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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삼 년 전에 죽었던 내가 다시 살아났다
그날의 모든 기억을 잃은 채로……

가장 가까이에서 현대 일본을 이야기하는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 신작 장편소설


1998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일식』으로 데뷔한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해온 히라노 게이치로의 여덟번째 장편소설.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온다는 SF적 상상력과 설정을 발판으로 현대사회의 병폐라 할 수 있는 자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생과 사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물론, 그동안 꾸준히 천착해온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보다 깊이 파고들어간 작품이다.

장마를 앞둔 평온한 여름날,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오기 시작했다


제관회사에서 일하던 평범한 삼십대 가장 쓰치야 데쓰오는 어느 날 회사 회의실에서 눈을 뜬 뒤, 자신이 삼 년 전 회사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맞닥뜨린다. 아내와 어린 아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신제품 개발에 여념 없던 그는 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렸는가? 만약 타살이었다면 범인은 누구이고 동기는 무엇인가? 죽은 자들이 되살아나는 전 세계적인 기현상 속에서 데쓰오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서고,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의 목소리를 마주하는데……

『공백을 채워라』는 히라노 게이치로가 자신의 ‘제3기’ 작업 중 마지막에 해당한다고 밝힌 작품이다. 제1기에 해당하는 초기 로맨틱 3부작과 실험적인 단편 창작에 몰두한 제2기를 거쳐, 2008년 『결괴』부터 범죄소설의 형식을 빌려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를 조명해온 그가 이 작품에 이르러 그간의 결과물을 종합하고 일종의 결실을 맺었다고 보는 셈이다. 근대의 ‘개인’ 개념에 대비되는 ‘분인(分人, dividual)주의’를 비롯해 지금까지 소설과 외적 활동을 통해 보여온 철학적 사유와 주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설의 주인공 쓰치야 데쓰오는 착실하고 평범하게 살아온 가장이자 회사원으로, 일명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다 자살을 결심한 인물로 묘사되지만 스스로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죽기 얼마 전에 남긴 수첩 속 메모, 마지막으로 만났던 회사 사람들의 증언, 옥상 문 앞 CCTV의 흐릿한 영상 등을 통해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가던 데쓰오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마치 딴사람을 보는 듯한 괴리감을 느낀다. 명쾌하지 않은 죽음의 동기는 타살에 대한 의심을 낳고, 급기야 사소한 계기로 갈등을 빚었던 회사 동료를 살인범으로 추정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젊은 세대의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금, 소설가로서 동세대의 화두를 진지하게 고민해온 히라노 게이치로는 ‘사람은 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라는 묵직한 명제에 미스터리 소설의 수수께끼를 풀듯이 흡인력 있게 접근해간다.

과감한 상상력과 치밀한 작가의식으로
생과 사, 행복의 의미를 묻는 문제작


서스펜스 성격을 띤 전반에 비해 중반 이후로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현상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법, 환생자들의 연대와 죽기 전의 가족관계와 사회생활을 되찾으려는 그들의 노력 등이 묘사되며 보다 넓은 감정의 진폭을 보여준다. 죽음으로 헤어진 소중한 이들을 다시 만나게 된 기쁨도 잠시, ‘그는 자살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자살했을 리 없다’는 확신이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지 깨달은 주인공과 주위 인물들이 진실을 맞닥뜨리고 부정하고 또 수용해가는 과정이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한 사람은 항상 일정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대인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분인을 드러내며 살아간다는 작가 고유의 사상이 직접적으로 펼쳐지는 후반부는,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자기부정과 강박의 원인을 깨닫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찾게 되는 데쓰오뿐 아니라 많은 독자들에게도 공명할 만한 부분이다. 그것은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데뷔작 『일식』 이후로 현대라는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긴 여정을 이어온 히라노 게이치로가 내놓은 나름의 해답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 소개

1975년 6월 22일 아이치 현 출생.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 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의고체 문장으로 중세 유럽의 한 수도사가 겪는 신비한 체험을 그린 이 작품은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再來’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일본 열도에 히라노 열풍을 일으키며 40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9년 메이지 시대를 무대로 젊은 시인의 탐미적인 환상을 그려낸 두번째 소설 『달』을 발표한 이후 매스컴과 문단의 주목과 찬사에도 불구하고 3년여 동안 침묵을 지키며 집필을 계속해, 2002년 19세기 중엽의 파리를 배경으로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대작 『장송』을 완성한다. 이후에도 현대 일본을 무대로 젊은 남녀의 성을 세심한 심리주의적 기법으로 좇는 등 실험적인 형식의 『센티멘털高瀬川』(2003), 더욱 심화된 의식으로 전쟁, 가족, 죽음, 근대화, 테크놀로지 등 현대사회의 여러 테마를 다룬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2004), 소설로 만든 삽화, 문자로 그린 그림 등 독특한 형식적 실험이 돋보이는 『당신이, 없었다, 당신』(2007) 등의 소설집과, 『얼굴 없는 나체들顔のない裸体たち』(2006), 『결괴決壊』(2008), 『DAWN』(2009), 『형체뿐인 사랑かたちだけの愛』(2010) 등의 장편소설을 잇달아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밖에 특유의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본 산문집 『문명의 우울』(2002)을 펴냈으며, 『책을 읽는 방법』(2006)에서는 소설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책을 좀더 깊이 있게 감상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슬로 리딩’(천천히 읽기)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역자 소개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과 ≪캐러멜 팝콘≫ 번역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주관하는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의 첫 번역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옮긴 책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도시여행자≫, ≪파크라이프≫, ≪사요나라 사요나라≫, ≪동경만경≫, ≪나가사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면장선거≫,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모리미 도미히코의 ≪태양의 탑≫, 그 외에 ≪검은 빛≫, ≪사랑을 말해줘≫, ≪단테 신곡 강의≫,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문어가 슝≫, ≪상상에 빠지는 스케치북≫, ≪금붕어 낚기≫, ≪초초난난≫ , ≪얼굴 없는 나체들≫ 등이 있다. 

목차

1장 되살아난 남자 9
2장 살인자의 그림자 67
3장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117
4장 드러난 과거 163
5장 망연자실 213
6장 결정적 증거 267
7장 낙원 추방 319
8장 승자 없는 싸움 373
9장 진상 427
10장 꿈같은 한때 485
11장 공백을 채워라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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