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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과 문학

원제 : W. G. Sebald ․ Luftkrieg und Literatur
시리즈 :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23]

W. G. 제발트 저 | 이경진 역 | 문학동네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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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51752 / 244쪽 124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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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동시대 가장 경이로운 작가 W. G. 제발트, 독일문학을 법정에 세우다
제발트를 논란의 중심에 내세운 책 『공중전과 문학』 리커버 양장본 출간!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 W. G. 제발트 선집 제1권. 20세기 말 독일어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W. G. 제발트의 역사의식과 문학론을 살필 수 있는 핵심적인 저서다. 1997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진행했던 강연과 후기를 정리하여 묶은 「공중전과 문학」, 강연 주제의 문학적 사례인 작가 논문 「알프레트 안더쉬」로 구성되어 있다.
두 텍스트를 관통하는 주제는 전쟁과 폭력 앞에서 입을 닫고 역사수정주의를 암묵적으로 지지했던 전후 독일문학에 대한 비판이다. 이미 전세가 기운 이차대전 말 영국군의 공습으로 희생된 수많은 독일인에 대해, 독일 국가와 문단 전체가 애도를 회피하고 과거를 수정하는 일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누구도 꺼내지 못했던 민감한 주제를 담은 이 책은, 출간 당시 독일 사회의 격렬한 반응과 함께 이른바 ‘제발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출판사 리뷰

동시대 가장 경이로운 작가 W. G. 제발트, 독일문학을 법정에 세우다 제발트를 논란의 중심에 내세운 책 『공중전과 문학』 리커버 양장본 출간!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 W. G. 제발트 선집 제1권. 20세기 말 독일어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W. G. 제발트의 역사의식과 문학론을 살필 수 있는 핵심적인 저서다. 1997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진행했던 강연과 후기를 정리하여 묶은 「공중전과 문학」, 강연 주제의 문학적 사례인 작가 논문 「알프레트 안더쉬」로 구성되어 있다. 두 텍스트를 관통하는 주제는 전쟁과 폭력 앞에서 입을 닫고 역사수정주의를 암묵적으로 지지했던 전후 독일문학에 대한 비판이다. 이미 전세가 기운 이차대전 말 영국군의 공습으로 희생된 수많은 독일인에 대해, 독일 국가와 문단 전체가 애도를 회피하고 과거를 수정하는 일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누구도 꺼내지 못했던 민감한 주제를 담은 이 책은, 출간 당시 독일 사회의 격렬한 반응과 함께 이른바 ‘제발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자발적 망명과 『공중전과 문학』의 가치 독일인으로 태어났지만 독일인이기를 원하지 않았던 ‘자발적 망명자’, 그러면서도 독일이 회피해왔던 독일 역사에 가장 집요한 관심을 쏟았던 W. G. 제발트. 국내에는 『이민자들』, 『토성의 고리』, 『아우스터리츠』 등의 문학작품으로 먼저 소개된 그는, 논쟁적인 논문을 발표한 문학비평가이기도 하다. 이번에 출간된 『공중전과 문학』은 비평가 제발트의 목소리가 담긴 대표적인 저서로, 작가로서 명성이 절정에 이른 시기에 발표해 논란을 일으킨 ‘문제작’이다. 구조적인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제발트 고유의 ‘산문 픽션’과 학술 논문 사이에 존재한다. 여러 갈래의 사유 가닥으로 글의 얼개를 짜나가고, 언어를 시각화하는 장치로서 사진 자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산문 픽션의 구조를 따라간다. 동시에 사실임직한 허구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정확하고 방대한 사실 자료를 바탕으로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전후 독일문학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술 논문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한편, 이 책은 그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끊어질 듯 계속되는 문장의 구사, 지워진 것을 떠올리는 기억의 고통, 집요한 기억하기에 대한 대가로 찾아오는 고독, 흔적을 되새겨나가는 여행과 산책 등이 그의 작품에서 왜 그토록 중요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의 문학적 의식이 역사 기술의 한 측면으로서의 문학, 사라진 흔적을 추적하는 기록으로서의 문학, 실천적 글쓰기로서의 문학을 소망하고 있다는 확인도 이 책의 소중한 결실이다. 공중전이라는 전쟁 - 파괴의 자연사 「공중전과 문학」은 영국군의 독일 공습 당시 상황을 분석하고, 공습으로 희생된 수많은 독일 자국민에 대해 애도하지 못했던 독일 국가와 전후문학의 경향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점은 자칫 보수적인 문학관이나 국가주의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태도 일면을 비판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기에, 섬세한 시각에서 읽어내야 한다. 이 글의 기본 전제는 전쟁의 무상함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다. 제발트는 이차대전 막바지에 독일 전역을 초토화시킨 공중전이 처음부터 나치스 독일에 대한 보복전으로 계획된 것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한다. 오히려 이 공중전 전략은 이차대전 당시 사면초가에 빠져 있던 영국이 전쟁의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사실상 거의 유일한 방책이었다고 본다. 이 공중전은 곧 전쟁의 본질을 드러내어, 정치나 도덕, 인력의 개입, 억지력을 넘어 자기 동력과 자기 논리로 가동되는 재앙이 된다. 이런 점에서 그는 전쟁을 국가 차원이 아닌 자연사적 특징과 재앙의 측면에서 부각시키고 있다. 문학의 침묵 - 애도할 줄 모르는 무능함 이 책이 독일 사회의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제발트가 전쟁 자체에 대한 비판을 우회하여 이차대전 이후 현대 독일 사회의 ‘집단적 망각’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발트는 오늘날의 독일 국가가 공습으로 희생된 시체를 몰래 묻어버리고 지워버리는 은밀한 집단적 죄를 통해 결속을 다지고 있다고 폭로한다. 실제로 독일은 공습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 의미를 역사적으로 기억하며 평가하는 것을 국가적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회피해왔다. 여기에는 적어도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독일의 특수한 처지 때문이다. 이차대전중 극악무도한 범죄를 수없이 저지른 독일로서는 전쟁중에 일어난 자국민의 피해를 하소연할 수 없는 처지에 있었다. 둘째, 독일 국민 스스로가 나치스와 관련된 과거를 하루라도 빨리 씻어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는 열망에 가득차 있었다. 그들에게 공습으로 파괴된 독일 도시는 아픈 상처이기 이전에 수치스러운 역사의 현장이었다. 이런 태도는 오늘날까지 계속되어왔다. 여전히 공습 피해가 적절하게 애도된 적이 드물며, 독일 국민 대다수가 이를 애도할 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 이제는 망각되어버린, 별다른 의미도 남기지 못하는 과거사가 된 것이다. 제발트는 이를 화려한 경제 기적에 감춰진 독일의 병든 속내라고 일축한다. 가장 핵심적인 비판은 독일문학을 향한 것이다. 그는 독일문학 전체가 공습이라는 현실에 직면해 보여준 무능력과 무책임을 문제삼는다. 제발트는 독일 전후 문학이 나치스 시대에 와해된 독일문학을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부하지만, 실제로는 당시 생생한 현실로 다가왔을 공습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거나, 얼마간 다루었다 해도 매우 미흡하고 부적당한 방식으로 다루었음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는 이 테제를 논증하기 위해 헤르만 카자크, 한스 에리히 노사크, 아르노 슈미트, 페터 드 멘델스존 같은 유명 소설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서, 몇몇 예외적 대목을 제외하고 이들 작품이 하나같이 부적당한 방식으로 파괴, 죽음, 종말, 희생의 문제를 재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전쟁과 파괴를 문학으로 서술하는 ‘적절한’ 방식은 무엇인가. 제발트는 고통의 시대, 절망의 시대에 문학의 본령은 역사적 현실을 기록하고 탐구하고 애도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는 특히 후베르트 피히테가 파편적 메모로 구성한 소설과 비판적 지식인 알렉산더 클루게의 다큐멘터리 기법을 예로 들면서, 문학의 가능성이 사실을 기록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즉 제발트에게 문학은 ‘객관적’ 역사 기술과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드러내는 것, 또는 역사 기술이 결코 보여줄 수 없는 또다른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획인 것이다. 과거의 은밀한 삭제 - 거짓 의식으로 형성된 문학 제발트는 「공중전과 문학」에서 살핀 성찰의 문학적 사례로서 작가론 「알프레트 안더쉬」를 함께 실었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작가인 안더쉬는 전후 독일문학 재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 중 하나로, 이른바 독일문학의 ‘원로’다. 이 글을 통해 전후 독일문학의 아버지와도 같은 작가를 거침없이 비판했던 제발트는 이후 독일문단의 냉담한 시선을 감수해야만 했다. 제발트의 시선에서 안더쉬는 시대의 상황에 맞게 자신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수정한 ‘타협주의자’에 불과하다. 제발트는 제3제국 시절 안더쉬의 행적을 집요하게 문제삼고 이를 그의 문학작품과 연결하여, 자기 이미지를 미화하는 일에 몰두했던 작가의 수치스러운 초상을 폭로한다. 더불어 안더쉬에 대한 세간의 평을 통해 전후 독일문학과 독일 사회의 윤리적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왜곡된 자의식과 역사의식에 대한 날선 비판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이 글은, 과거에 권력과 타협했던 문인들에 대한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사회에도 시의성 있는 성찰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소개

1944년 독일 남단 알고이 지방의 베르타흐에서 태어났다. 프라이부르크대학과 프리부르대학에서 독일문학을 공부하고 1966년 영국으로 이민을 떠나 1968년 맨체스터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어학을 가르쳤다. 1970년부터는 영국 노리치의 이스트 앵글리어 대학에서 문예학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1973년에 알프레드 되블린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뮌헨의 독일문화원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1988년부터 이스트 앵글리어 대학의 정교수로 취임해 독일문학을 가르쳤으며, 이듬해 영국문학번역센터를 창립했다. 2001년 12월, 노리치 근처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그의 작품들은 먼저 영국과 미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쑤전 쏜택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자주 거론되었다. 오히려 독일문단의 관심이 뒤미쳐 <이민자들>이 독일에서 발표된 이후 비로소 독일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회의 주변인, 이민자, 유대인 들의 삶에 주목하면서 역사와 문명의 크고작은 재앙들을 성찰하는 작품들을 발표한 그는 현재 유럽문단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독일출신 작가 중의 한사람이다. 
<이민자들> 외에 주요 작품으로 <자연 이후. 기초시> (Nach der Natur. Ein Elementargedicht, 1988) <현기증. 감정들> (Schwindel. Gefuhle, 1990) <토성의 띠. 영국의 순례> (Die Ringe des Saturn. Eine englische Wallfahrt, 1995) <아우스테를리츠> (Austerlitz, 2001) 등이 있고, 다수의 에쎄이를 발표했다. 페도르 말효 시문학상, 베를린 문학상, 요한네스 보브로프스끼 메달, 북독일 문학상, 에두아르트 뫼리케 문학상, 하인리히 뵐 문학상, 로스앤젤레스타임즈 북 어워드, 하인리히 하이네 문학상, 요제프 브라이트바흐 문학상, 브레멘 문학상, 내셔널 북 크리틱스 써클 소설상 등을 수상했다.

역자 소개

문학이라면 언어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했지만 기이하게도 독일 문학은 읽은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대학에서 독문학을 접하고 공부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 독일로 유학까지 가게 되었고 현재는 대학에서 독문학과 문예이론을 가르친다. W. G. 제발트의 문학을 발터 벤야민의 멜랑콜리 역사철학의 시각에서 살펴보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인연으로 제발트의 『공중전과 문학』을 번역했다. 타자와 윤리, 애도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문학 번역에서 이러한 윤리적인 것의 이념이 실천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독일 낭만주의 문인들과 벤야민의 번역담론을 데리다와 레비나스, 스피박이 말하는 윤리성을 기준으로 재조명하는 박사논문을 썼다. 벤야민의 사상과 글쓰기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가장 생산적인 후계자라 할 수 있는 아감벤의 사상에 주목하고 있다. 문학보다 감히(?) 더 아름다운 문학평론, 읽다 보면 그 아름다움에 현기증이 일다 못해 정신이 깨어나는 평론들을 잊지 못해 평론가로서의 꿈도 꾼다. 그러다 보니 정이현론으로 제15회 창비신인상도 수상하는 일도 있었으나 현재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꿈을 꾸는 중이다. 

책 속에서

「공중전과 문학」

역사상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이 파괴 행위는 새로 건설된 국가 연감에 일반론으로 얼버무려 기록되었을 뿐 집단의식에 전혀 상흔을 남기지 않은 양 치부되었고, 당사자의 회고에서도 거의 배제되었을 뿐 아니라 그간 독일의 내적 상태에 관해 진전된 논의에서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훗날 알렉산더 클루게가 확인해주었듯이 그 어떤 것도 공적으로 의미 있는 기호가 되지 못했다. (14쪽)

1940년대 말에 나온 전체 문학작품 중 하인리히 뵐의 소설 『천사는 침묵했다』만이 유일하게, 당시 폐허에서 실제로 주위를 둘러본 모두를 사로잡았던 그 경악의 깊이에 근접하는 표상을 전달해준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망 없는 우울로 각인된 듯한 이 소설이 어째서 무려 오십 년이 지난 1992년에야 출판되어야 했는지 이내 깨닫게 된다. 당시 출판사는 당대 독자들에게 이 소설을 읽혀서는 안 된다고 보았고, 뵐도 그렇게 믿었던 듯하다. 실제로 곰페르츠 부인의 사투를 묘사한 제17장에는 오늘날 읽어도 쉽사리 떨쳐버릴 수 없는 뿌리깊은 불가지론이 등장한다. 그 검은 피, 끈적이며 굳어가는 피, 죽어가는 자의 입에서 이쪽으로 벌컥 쏟아지는 피, 여인의 가슴에 퍼져 침대보를 물들이고 침대 가장자리를 넘어 바닥으로 떨어진, 번져가며 고인 피, 뵐의 강조처럼, 잉크같이 매우 까만 그 피는 생존 의지에 반하는 나태한 심장(acedia cordis)의 상징이자, 독일인이라면 그 종말의 순간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음침하고 불가항력적인 우울증의 상징이었다. (22~23쪽)

지하 방공호에서 도망쳐나온 사람들은 찐득찐득한 거품을 내며 녹아내리는 아스팔트 속으로 기괴하게 발을 절룩거리며 쓰러져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밤에 죽어갔는지, 아니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음이 그들을 채가기 전에 미쳐갔는지 누구도 정확히 몰랐다. (44쪽)

우리는 어떤 곤충 군체가 그들의 이웃집이 무너져내렸다 하여 슬픔으로 마비되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반면 우리는 인간 본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감 능력을 기대한다. 이런 점에서 1943년 7월 말 함부르크에서 소시민들이 매일의 일정한 다과 시간을 고수했던 것은 무엇인가 소름끼치게 부조리하고 추잡한 면을 지니고 있다. (62쪽)

모든 작가 중 가장 깨어 있는 클루게조차 우리가 자초한 그 불행으로부터 우리 자신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것이라며 미심쩍어하고, 우리가 뉘우칠 줄도 모른 채 과거의 길과 다시 자유로이 연결되는 길을 계속 만들어내기만 할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런 까닭에 파괴된 고향을 바라보는 클루게의 시선은, 지적인 의연함에도 불구하고, 발터 벤야민이 말한 역사의 천사처럼 경악에 붙들려 있다. (95쪽)

나는 그 파괴의 밤들에 대한 기억들이 존재했고 존재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그 기억들이 일반적으로 또 문학적으로 표현되는 형식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렇게 형상화된 기억들이 독일연방공화국을 형성하는 공적인 의식 속에서 국가 재건 이외에는 그 어디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112쪽)

「알프레트 안더쉬」

안더쉬가 일부 가혹한 현장 비평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인정받듯 전후 수십 년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힐 만한 작가인가, 그렇지 않은가? 만일 그가 중요한 작가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 실패는 어떤 종류의 것인가? 작품에 드러나는 결점들은 가끔 있는 문체상의 오류일 뿐인가, 아니면 심층적인 문제의 징후인가? (154~155쪽)

평일이면 이 감수성이 풍부한 청년은 “어느 출판사의 경리부에서” 일을 하고, 여가시간에는 그의 표현대로라면 “자기 주변을 전체주의 국가조직으로 에워싼” 사회를 무시하며 지냈다고 한다. 안더쉬가 일한 파울하이제 가의 레만 출판사가 국수주의정책과 인종학, 우생학을 앞장서 대변하던 곳이었음을 고려해볼 때, 그곳을 지배하던 전체주의의 현실을 계속 무시하며 지내기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158~159쪽)

문학작품은 내면생활을 감싼 외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저급한 안감은 어디에서나 드러나는 법이다. (194쪽)

목차

머리말ㆍ7
공중전과 문학ㆍ11
작가 알프레트 안더쉬ㆍ145

주ㆍ195
옮긴이의 말ㆍ203
W. G. 제발트 연보ㆍ213
관련 인물 정보ㆍ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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