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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44532 / 168쪽 120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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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첫 눈으로 마지막을 들여다본 작가 죽음 이후에 도착한 제발트의 첫번째 문학 작가 제발트를 사랑하는 작가 배수아의 번역 모든 생명의 기초, 본래의 아름다움, 그리고 언젠가는 소리 없이 인간 사회를 파괴하고 말 자연이라는 유토피아 문단에 등장한 이후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사물의 물성에 통달한 듯한 섬세하고 농밀한 언어”(수전 손택)로 독자들에게 경이로움을 선사했던 작가이자, 평론가들과 연구가들로부터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목소리”로 손꼽혀온 W. G. 제발트. 그가 1988년에 발표한 최초의 문학작품인 산문시집 『... 첫 눈으로 마지막을 들여다본 작가 죽음 이후에 도착한 제발트의 첫번째 문학 작가 제발트를 사랑하는 작가 배수아의 번역 모든 생명의 기초, 본래의 아름다움, 그리고 언젠가는 소리 없이 인간 사회를 파괴하고 말 자연이라는 유토피아 문단에 등장한 이후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사물의 물성에 통달한 듯한 섬세하고 농밀한 언어”(수전 손택)로 독자들에게 경이로움을 선사했던 작가이자, 평론가들과 연구가들로부터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목소리”로 손꼽혀온 W. G. 제발트. 그가 1988년에 발표한 최초의 문학작품인 산문시집 『자연을 따라. 기초시』가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수아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작품 발표 후 30여 년, 작가 사후 16년 만의 한국어판 출간이다. 이 작품은 이후 탄생하게 될 그의 산문픽션 『현기증. 감정들』 『이민자들』 『토성의 고리. 영국 순례』 『아우스터리츠』 등을 예비하는 하나의 스케치이자, 저자 자신이 평생에 걸쳐 천착하게 될 주제인 파괴의 자연사, 즉 자연과 인간 사회의 오래된 불화, 자연의 끝 모르는 파괴 충동, 폭력과 무력에 쓰러져간 인간들을 시의 언어로 담아낸 첫 결실이다. 형식상 세 편의 긴 이야기시로 구성된 이 작품에는 인간과 자연 사이에 지속되어온 갈등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예민하면서도 고통스럽게 느꼈던 (실제로 존재했던) 세 인물이 등장한다. 저자는 겉으로는 서로 무관하게 존재하는 듯 보이는 인물들과 그 생애를 감싼 ‘동일한 기운의 영향’을 암시하며 신중한 태도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다른 한편 제발트의 고유한 문장 감각은 이 작품이 의도한 짧은 호흡 속에서 유독 정제된 빛을 발하여, 이후 산문픽션에서의 긴 호흡을 미리 조율하여 선취한 듯한 인상을 준다. 더불어 작품 곳곳에 숨겨진 암시와 이미지, 조각 같은 일화들은 제발트의 다른 작품들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작가와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은밀한 기쁨을 전해줄 것이다. 문학동네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W. G. 제발트 선집 02권. [책 소개] 자연과 인간 사회의 불화, 자연의 끝 모르는 충동, 그 파괴의 자연사를 누구보다 예민하면서도 고통스럽게 느꼈던 인물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는 세 인물의 흔적을 따라가는 세 폭짜리 그림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 작품은 로 알려진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 18세기 독일 자연과학자이며 의사로 비투스 베링의 캄차카 탐험에 동행한 게오르크 빌헬름 슈텔러, 그리고 빈프리트 게오르크 제발트 자신으로 엮어낸 문학의 세 폭 제단화다. 이들은 (이제는 세상에 없는 제발트 자신을 포함하여) 저마다 다른 시대와 공간에서 살다 갔지만, 작가는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자연과 인간 사회의 불화, 자연의 끝 모르는 충동, 그 파괴의 자연사를 예민하면서도 고통스럽게 감각했다는 사실에 이끌렸다. 그렇게 자신을 포함한 세 인물의 공통점을 은밀하게 겹쳐내고 그 아득하고도 희미한 실마리들을 직조하여 조심스러운 태도로 아름다운 시의 언어를 완성해냈다. 세상으로부터 숨은 화가 그뤼네발트 제1부 「알프스의 눈과 같이」에 등장하는 화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1455?~1528?)에 대해서는 생애는 물론이고 이름부터 출생지까지, 하나도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그는 사후 150년가량 거의 잊힌 예술가였다가, 독일 미술사가 잔다르트에 의해 1675년 미술사에 최초로 기록되었다. 그전까지 그뤼네발트의 대표작 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다. 제발트는 역사적으로 거의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화가 그뤼네발트의 흔적을, 작품들과 그 안에 숨겨진 화가의 자화상을 하나하나 따라가는 방식으로 추적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다른 제발트 작품에서와 달리 시각 자료가 등장하지 않는다. 시각 자료의 누락은 독자들이 회화작품 자체가 아니라 그 작품을 해석하는 제발트 자신의 시선을 따라와주기를 바라는, 즉 이차적 감각 행위를 의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은 특히 참혹하게 리얼하여 강렬하고 격앙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고 하는 〈이젠하임 제단화〉 중 〈십자가의 예수〉의 작업 배경과 작품 자체를 묘사한 언어에 주목하게 된다. 성서 속 한 장면을 그린 이 작품에서 제발트가 응시하고 있는 것은, 당시의 사회적 상황들?한편으로는 전염병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농민전쟁과 종교개혁이라는 변혁의 물결을 겪느라 사방에 죽음의 광란과 공포의 기운이 감돌던 지상의 풍경과 거기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다. 전염병의 공포에서는 간신히 벗어났지만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익히지 못한 채 혁명에 뛰어든 농민군들은, 곡식이 베어지듯이 학살을 당했고, 살아남은 자들은 눈알이 파이는 형벌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그뤼네발트는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린다. 화자는 침묵하고 독자들에게는 암전이 찾아온다. 1525년 5월 18일의 일이다. 인구과잉의 도시를 떠난 의사 슈텔러 「시편」 139편의 구절을 제목으로 삼은 두번째 이야기 「그리고 내가 바다 끝에 가서 머물지라도」에 나오는 인물은 게오르크 빌헬름 슈텔러(1709~1746)로, 덴마크 출신의 러시아 탐험가 비투스 베링이 1733년부터 1743년까지 이끈 시베리아 캄차카반도 탐험에 동행한 독일인 의사이자 자연과학자다. 늘 먼 곳으로의 탐험을 꿈꿔왔던 성장기를 지나 우여곡절 끝에 캄차카반도에 가게 된 슈텔러는 현지의 생태와 환경 조사에 힘썼고, 토착민인 이텔멘인들과 자주 만나면서 그들의 풍습과 민속, 언어를 연구한다. 그곳에서 다시 길을 떠난 탐험대는 유럽 역사 최초로 알래스카 만에 닿게 되고, 슈텔러는 그곳에서도 식물과 동물, 기후와 지형을 관찰하는 한편 그곳 토착민들과 교류한다. 이들은 이후 러시아로 되돌아오던 중 훗날 베링 섬이라고 불리게 되는 무인도에서 좌초하고 만다. 대원들은 섬에서 스스로 땅굴을 파고 들어가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영양 결핍과 괴혈병, 추위와 습기, 절망과 질병으로 선장 베링을 비롯하여 다수의 희생자가 생긴다. 그들을 묻고 돌아온 슈텔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동부 시베리아 소수민족들이 러시아 정부에 반기를 들도록 선동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었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이미 수많은 난관을 겪으면서 허약해져 있던 그의 육신은 곧 열병에 걸린다. 마지막 남은 최후의 안간힘으로 여정을 계속하던 그는 모스크바에서 2000킬로미터 떨어진 시베리아의 튜멘에서 서른일곱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사회로부터, 문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자신의 소명을 다했던 슈텔러에게서 제발트는 스스로의 또다른 자아를 발견한다. 일생 동안 여행자이며 연구자로 살아온 슈텔러와 마찬가지로 제발트 또한 자신의 모든 작품에서 여행자이며 연구자인 화자이기 때문이다.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간 작가 제발트 삼부작의 마지막 「어두운 밤이 전진한다」는 작가 자신과 생애가 일치하는 화자가 등장하는데, 제발트는 이 시편을 두고 일종의 “전후(戰後) 시대의 자연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 걸맞게 이 이야기는 선사시대의 화석층을 관찰하면서 자기 자신이라는 한 인간의 기원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진 일화, 자신이 제2차세계대전 뉘른베르크 폭격 즈음에 잉태되어 종전 즈음에 태어났다는 화자의 고백은 잉태와 전쟁, 탄생과 파괴의 역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정작 화자-저자는 성인이 될 때까지 태어나기 직전에 일어났던 전쟁과 학살에 대해 제대로 배운 바가 없었다. 전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던 전후 독일, 그것도 외진 골짜기에서 자랐던 탓이다. 1966년 영국 맨체스터로 이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전
둘 모두에게 속한 하나의 육체
상처입은 하나의 몸에
두 명의 화가가 깃들어
자신들의 본성-자연을 탐색한다.
[27쪽]
환자의 육체 위에서 벌어지는 사투
광기를 발휘하는 죽음의 현존에 대항하는 사투
그것은 곧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오르는
처절한 몸부림이 되었으니
[31~32쪽]
지상에 발을 붙인 채로
갈팡질팡하면서
부활을 향해
가파르게 곤두박질치는 우리의 초상,
기생충처럼 살점 속으로 파고들었다가
다시 살을 헤집고 튀어나오면서
자라난 덩어리들이
괴물 무리가 되어
은자의 고요 속으로 침입한다.
[36쪽]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폭우와 거센 바람
방향을 분간할 수 없이
천지가 오직 무거운 회색빛,
위도 없고 아래도 없이
파괴의 이빨을 드러낸 자연은
오직 미친 모습일 뿐
[80쪽]
죽음의 순간에 육체의 은하는
본래의 성질을 잃고, 본래의 기질과 실체를 잃고,
본래의 존재를 잃는다
[81쪽]
지금은 쇠락의 시기, 하루하루
시시각각 굴절하는 시간이 그러하고,
행성들의 녹과 불,
소금이 그러하며,
하늘 높은 곳에는 빛이 타오르나
한낮에도 내려앉는 어둠이 그러하도다.
[92쪽]
이글거리는
화염이 지평선을 달구고
불길은 거대한 도시를 파멸시킨다.
대지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날름거리는 불꽃이 하늘에 닿으며,
시뻘건 열기 속에서
어두운 윤곽으로 드러나는
건물의 정면.
[105쪽]
지난 세기의 산문,
엉겅퀴에 걸려 엉클어진
옷자락, 약간의 피, 황홀한
행복감, 찢어진 편지,
군복의 별과 창가에
하염없이 앉아 있는 시간.
[113~114쪽]
사막과 황야, 계곡에 바람이 불자
자욱이 일어난
돌멩이 섞인 흙먼지. 두 번 벼린
칼날이 대지와 하늘을
갈라놓고 섬광이
우주 공간으로 곧게 흘러갈 때
모습을 드러내는 내 목적지
알트도르퍼의 비전.
죽은 이의 숫자가
수십만을 훌쩍 넘는구나
[136~137쪽]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미 늙었고, 페이지를 넘기는 손가락에는 주름이 졌다. 독자는 늙어가고, 작가는 죽는다. 독자는 죽고, 작가는 잊힌다. 문학은 누구의 영혼일까.
[옮긴이의 말]
목차
알프스의 눈과 같이
그리고 내가 바다 끝에 가서 머물지라도
어두운 밤이 전진한다
옮긴이의 말 | 황무지 위로 퍼지는 광기의 속삭임
W. G. 제발트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