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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13479 / 104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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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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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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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페트먼, 유진 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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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 10,800
- 15,120
- 27,000
- 16,650
- [시리즈] 푸른사상 시선 [101]
출판사 리뷰
김황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건너가는 시간』이 <푸른사상 시선 88>로 출간되었다. 구체적인 시어의 사용과 정밀한 묘사를 통해 농촌의 풍경과 농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노래한 시집이다. 드들강의 자연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그들에게 건네는 소박하고 담백한 목소리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물한다. 김황흠의 시는 농촌과 자연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시들이 도시적 감각을 남용하는 데 비해 반시류적 복고에 가깝다. 농촌이 도시의 사각지대로 밀려나면서 농촌시도 운명을 함께했다. 그런데도 김황흠 시인은 농촌에 터 잡고 살며, 농촌의 숨결에 고인 언어를 우직스럽게 노래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판에 박은 농민의 애환이나, 생명성의 구호적 반복에 연연하지 않는다. 자연이나 사물과의 순결하고 내밀한 대화를 통해 직관의 지혜와 때 묻지 않은 언어를 발굴해 닦아놓을 따름이다. 그러기에 기존의 농촌시에 비해 그의 시는 신선한 보편성을 확보한다. 이는 순수하고 성실한 성찰에서 오는 나름의 예지적 전략일 수 있다. 머지않아 농촌이 제자리를 되찾는 날이면 그의 시는 오히려 선구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결같이 추구해온 시의 바탕을 이루는 ‘느림과 한가(閑暇)’는 도시 문명의 한계를 감지하고 도처에서 탈현대적 삶의 질을 추구하는 ‘힐링’의 원천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사물에는 고유의 질감이 있다. 그것을 얼마나 섬세하고 탄력 있게 표출하느냐가 예술의 첩경이다. 시도 마찬가지다. 시의 대상이며, 소재요, 배경인 사물의 ‘형상과 질료’가 분출해내는 촉감을 마치 첫사랑의 입술을 입술로 포개듯 온몸으로 노래하는 것이야말로 시의 일차적 조건이다. 시의 바탕인 서정적 감수성은 사물과의 끈끈한 육질적 교신을 나눈 언어를 질료로 삼을 때 비로소 그 몸을 얻는다. 몸이 없이/몸을 받지 못하고 제 딴으로 떠도는 박제된 시혼들이 시라는 이름을 도용해 시의 영토를 잠식하는 불구의 시가 판을 치고 있다. 그 속에서 김황흠 시인은 묵묵히 자신만의 시세계를 탐험하며 지극한 현재를 노래한다. 그리하여 무궁한 미래를 확충한다. ―김규성(시인) 해설 중에서
건너가는 시간
잠시 비닐하우스 문 그늘에 앉아
뜨거운 햇살도 아랑곳 않고 너풀거리는 푸른 모를 바라
본다
바람은 서늘한 기운을 드리우고
소금쟁이 사뿐히 밟고 간 조용한 파문
왜가리 한 마리 모르쇠 내려앉는 서슬에
뒤스럭거리는 물살 소리를 읽는
시간이 노랗게 익어가는 그 자리
네 옆에 다른 내가 앉아 벙긋 웃는 너를 보네
억새는 억세다
드들강 생태하천은 몇 번의 물난리로
갖가지 관상수목이 죽었다
수목이 죽어간 자리마다
굳게 뻗어 나와 굳세게 흐드러진 억새들
흰 꽃들이 치렁치렁하다
산들거리는 바람은 따습고
윤슬 진 강 물살은 물고기 싱싱한 비린내를 풍긴다
낚싯줄 드리워놓고
바람소린지 휘파람 소린지 모를 새 한 마리
저음으로 지저귀다가
유유히 억새 군락을 날아다니는 동안
노을 은근히 젖어들고
산그늘 짙어지자 행장을 챙기는 낚시꾼
후줄근한 배낭을 집어 들고
축축한 자리를 빠져나오는 길은
흙 속으로 단단히 겯고 내리는 뿌리로 억세다
오월
은빛 물결 굽이굽이 흐르는 동안
둥둥거리는 조바심도
낭창낭창 흘려보내는 강
맨날 들여다봐도
수심을 알 수 없는 그렁그렁한 물살을
물고 나르다
꽤액! 천지간을 놀라게 하는 왜가리 한 마리
고요가 수상스럽다
철벅거리는 물살 소리로
주구장창 쇠뜨기 풀 뜯는
그 소 울음을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아카시아 꽃향기 진동하고
찔레꽃도 피는
오월
시인의 말
제1부
건너가는 시간 / 사기 접시 / 가을 단장 / 어느 하루 / 반짇고리 / 포리똥, 파리똥 / 사이라는 말 / 그 자리를 바라보네 / 하지 / 길에 대한 단상 / 소나기 / 편지함 / 남평장 / 봄 무 작업 / 도깨비풀 이야기
제2부
와온 갯벌 / 한 발로 섰다 / 한파 / 폭포 앞에서 / 여치 / 플라타너스 나무 / 파장 / 밤중에 소리를 읽는다 / 콩 타작 / 논둑을 다듬으며 / 억새는 억세다 / 무 / 달맞이꽃 / 폐사지에서 / 봄날 / 숨 놓을 때 / 이유가 있는 소리
제3부
감자 돌멩이 / 모주(母酒) / 고추 줄 치기 / 봄을 붙이다 / 동네 한 바퀴 돌며 / 양상추 / 다친 발에게 / 늦깎이 장마 / 뒤란 풍경 1 / 뒤란 풍경 2 / 뒤란 풍경 3 / 검은등뻐꾸기 / 두물머리에서 / 녹을 풀다
제4부
풍경 / 고요가 사는 동네 / 메밀국수 / 덫 줄 / 돌아오는 길 / 아침에 / 봄에 깃들다 / 범람 / 오월 / 휘파람새 / 왜가리 식구 / 메꽃 / 꽃샘추위 / 개구리 / 밤, 남평대교를 바라보며
작품 해설:시간과 공간의 합주, 그리고 그 육화된 질감 - 김규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