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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

김이박 저 | 휴먼큐브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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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874132 / 216쪽 13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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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지도는 지구가 아닙니다.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애써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나요? ‘그는 지도가 지구를 완전히 덮어버리는 환상을 보았다. 완전한 페이크의 승리가 완결되는 순간이었다.’ 상실의 시대, 정교한 지도가 지구를 덮어버렸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이름을 갖고 싶어 선택한 필명, 김이박. 누구나 생각하듯이 가장 흔한 성씨인 김, 이, 박을 따와서 조합했다. 그 평범한 세 성씨를 모아 김이박이라고 불러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특이했다. 필명 김이박처럼 『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 역시 평범해 보이지만 특이하다. ‘사람들은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상실이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문학이 탄생한 이래 대다수의 이야기들은 충만이 아닌 결핍을, 선행이 아닌 악행을, 논리정연이 아닌 어처구니없음을 노래했습니다. 인간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을 노래하는 문학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함량이 모자라는 저 역시 행복이 차고 넘치는 이야기는 쓸 수 없었습니다. 태어나는 순간 아기가 울지만, 사실은 결핍의 존재를 악마의 세상으로 인도해야 하는 부모가 울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서문 중에서 김이박 소설집 『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에 수록된 4편의 소설은 ‘상실’이라는 문학의 단골 소재를 차용했다. 평범하다. 4편의 소설은 각각 자아의 상실, 이상의 상실, 진실의 상실, 국권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모아놓고 보니 특이하고 기이하다. 아니 어쩌면 너무 평범해서 특이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작가가 늘어놓은 말들이 너무 아파서 특이하게 느껴질 것이다. 표제작 「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은 진실의 상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球)형인 지구를 평면으로 펼쳐놓은 지도는 필히 왜곡을 동반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기 위해 지도가 지구라고 믿어버린다. 마찬가지로 온갖 가짜 정보가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진위 여부 확인은 미루어둔 채, 가장 믿기 쉬운 것을 믿어버린다. 그러는 동안 진실은 지도 밑으로 자취를 감추고 만다. ‘어차피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페이크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한상수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판을 깔기만 하면 돼. 단 그 판이 이놈 저놈 뛰어들 만큼 섹시해야지…… 우리는 누군가가 그럴 듯하게 판을 깔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게 진실이든 페이크든 상관없이 매력적이기만 하다면 아무런 계획 없이 그 판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게 확대되고 재생산된 페이크는 결국 진실을 실종시키고 만다. 소설을 읽으며 ‘이건 완전 사실이다, 이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이건 완전 허구다’라는 판단을 잘한다는 「미스 디?버」 속 클레의 수고로움은 그저 오지랖일 것이다. 물론 클레 역시 김반에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여행을 선물하는 인물이지만… 자신을 스스로 실종시키며 자아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표재일(「어떤 실종」),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기묘한 여행에서 우상을 만났으나 정말 만난 것이 맞는지도 모를 경험을 한 김반(「미스 디?버」), 페이크 뉴스를 만들어낸 장본인이지만 결국 페이크 같은 현실을 마주한 한상수(「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 잘 짜인 각본 속에서 결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 인공지능 복제인간 최인지(「디렉터스 컷」)는 결국 진실과 페이크를 구분할 수 없는 삶 속에서 진실을 실종하고 마는 인물이다. 소설은 작가의 현실을 반영한 허구이다. 그런 면에서 『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의 뼈 있는 문장 하나하나와 그가 설정한 소설 속 상황들이 작가 김이박이 겪은 현실의 세계를 궁금하게 만든다. 김이박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 바로 그가 처한 현실과 우리가 처한 현실이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 모를 동질감 때문일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이박
김이박
마케팅, 브랜딩 분야에서 25년간 생각을 단련해 왔다.
그간 단련해온 생각의 근육으로 소설을 쓰기로 했다.
필명을 갖고 싶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이름이었으면 싶어서
가장 흔한 성씨인 김, 이, 박을 따왔다.
그 평범한 세 성씨를 모아 김이박이라 불러 보니,
그러나 특이하고 기이하다.

운명이라 생각한다.
특이하고 기이하게 쓰겠다.



책 속에서

「어떤 실종」 中 p57
이곳은 북위 31도 14분, 동경 121도 29분. 정확한 지표지만 누구도 이 정보로는 그 위치를 찾지 못한다. 나는 북위와 동경으로 정의 내려진 인간이었다. 존재하지만 실종된 인간이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내 존재의 생성과 내가 알지 못할 내 존재의 소멸 사이에 내가 알 수 있는 건 그 길고 지루한 실종뿐이었다.

「미스 디쎔버」 中 p97
철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들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십대에 순수했었다. 그때가 우리가 인간임을 자각할 때였다. 철들며 우리는 허접한 악마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세상이 흉흉하다고 늘 툴툴댔지만, 알고 보니 우리가 흉물이었던 것이다.

「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 中 p105
본격적인 AI의 시대에 돌입하여 인간 지능이 인공지능에 위협을 받게 될 즈음엔 정말 우리는 우리 존재 자체가 페이크라는 인식에 도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미리 백신을 맞아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치인들이, 언론인들이, 밥 먹고 댓글만 다는 댓글 폐인들이 만들어내는 찌질한 페이크가 아닌, 허구와 현실이 뒤섞인 이 사회의 괴물 같은 모습을 비추는 그런 고차원의 페이크 백신 말입니다.

「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 中 p123
‘못생겨서 죄송하다는 언설은 다만 외모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생활고, 일상사의 갈등과 고통을 겪는 상황은 모두 못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고통을 겪는 주체가 죄송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 고통과 불안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사회는 그 고통과 불안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그것이 드러나길 유도하고 입에 올리기를 즐깁니다. 소셜미디어는 그 유희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죠. 초창기 폭넓은 네트워크의 확산과 소중한 정보의 빠른 공유라는 미덕이 있었던 소셜미디어는 이제 온갖 악의 분뇨가 차고 넘치는 하수구로 바뀌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사실 새디스트로 득실거리는 집단입니다. 남의 행복이 시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듯이 남의 불행이 가십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쩌다 보니 저는 못생긴 걸 사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디렉터스 컷」 中 p210
여러 버전을 모두 소유하고 있었지만, 그가 즐겨보는 버전은 디렉터스 컷 버전이었다. 극장판의 아쉬움을 보상한 버전이었다. 누구나 인생에 아쉬웠던 순간을 맞이하고 돌이킬 수 있다면 그것을 보상하고픈 열정에 휩싸인다. 그 점에서 디렉터스 컷은 완전한 복구에 대한 열망을 대변하는 메타포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디렉터이지만, 누구도 영화처럼 자기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재편집하진 못한다. 결국 그 누구도 자기 인생의 디렉터스 컷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미완성인 채로 찝찝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목차

_ 서문 005
_ 어떤 실종 011
_ 미스 디?버 059
_ 지도가 지구를 덮은 날 099
_ 디렉터스 컷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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