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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우물

시리즈 :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김완하 저 | 천년의시작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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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623 / 128쪽 208 x 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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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완하 시인의 6번째 시집 『집 우물』이 시작시인선 0254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그간 다수의 시집을 상재하면서 인간의 존재론적 조건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이번 시집에서도 인간의 숙명에 대한 숙고가 서정의 샘을 만나 깊은 우물과도 같은 시적 사유의 과정을 보여 준다.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이전의 시집들과 맥을 같이하고 있고 정서적 측면에서도 유사한 부분이 많지만 시인은 시점의 변화를 통해 ‘자기 성찰’의 정수精髓를 보여준다. 가령 시인은 이전의 시집에서 전략적 소재로써의 ‘허공’을 거울삼아 자신을 들여다봤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시점이 ‘허공’에서 ‘지상’으로 옮겨져 왔음을 알 수 있다. 해설을 쓴 송기한 문학평론가는 “『집 우물』은 제목도 그러하거니와 시집의 1부 역시 고향, 안성, 아버지와 같은 지상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런 소재들은 경험의 차원에서 형성되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모두 근원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의 시선들이 하늘이 아니라 땅, 보다 정확하게는 자신을 만들어낸 공간으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시인의 시선은 유년의 집과 우물에 가닿고 나아가 농경문화의 한 단면을 복원시켜 우리 앞에 아름다운 이미지로 재현하고 있다. 시인은 단순히 과거의 고향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적 상상력을 통해 기억을 재구성함으로써 현재의 처지를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가변적이고 ‘덧없음’을 특성으로 하는 현대사회에서 시인이 ‘집 우물’을 그리워하는 까닭은 아마도 기억의 우물에 두레박을 내려 잃어버린 ‘순수한 존재’를 길어 올릴 수 있다는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꿔 말하면, 시인이 기억과 상상 속에서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집 우물’을 찾는 것은 우물 안에 반짝이는 시의 샘물이 흐르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저자 소개

경기도 안성 출생. 
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네가 밟고 가는 바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절정』, 시선집 『어둠만이 빛을 지킨다』, 저서 『한국 현대시의 지평과 심층』 『한국 현대 시정신』 『신동엽의 시와 삶』 『우리시대의 시정신』, 시평집 『김완하의 시 속의 시 읽기』 1, 2, 3, 4권 외 다수가 있음.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대전시문화상 등 수상. 
2018년 현재 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머리말

시인의 말


내가 시인이 된 지도 어느새 햇수로 30년이 넘었다. 이제 여섯 번째 시집을 낸다. 주변을 돌아보니 앞서 달려가 빛나는 언어를 뽐내는 친구도 있다. 그러나 어느새 시단에서 얼굴이 사라진 친구도 여럿 있다. 그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이긴다고 했던가.

이제야 시를 알 것 같은 느낌, 그러나 펜을 들면 다시 막막해지는 기분. 그래도 시와 함께해 온 30년 시간에 대해 한없이 감사한다. 앞으로도 나는 시와 함께 더 깊이 살아갈 것이다.

이 봄에 다시 내 시의 봄으로 돌아가 처음 시를 쓰던 그 순간의 감격과 설렘으로 새로이 시작하려 한다.


책 속에서

집 우물


우리 집 우물은 일 년에 한 번 바닥을 쳤다

그해 수확한 밀을 빻기 위해 새벽부터 밀을 일었다 큰 대야에 물을 길어 올리면, 오후 서너 시경에 몇 가마 밀을 다 일 즈음 우물은 바닥을 드러냈다 어둠 속에서도 일렁이며 푸른 별빛을 살려 내던 우물이 모로 돌아누웠다

우물이 바닥을 보이면 그 위로 지나는 구름이 잠시 그늘을 쏟고 갔다 우물가 팽나무는 기운이 떨어지고 장독대 항아리도 서늘한 침묵을 쓰고 웅크렸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는 나의 귓가에 집이 어둠 속으로 강물 끌어당기는 소리 들렸다 집은 신음 소리를 내며 밤새 허기를 채우려 달빛을 빨아들였다

그 밤 나의 꿈속으로는 별들이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내 겨드랑에서 날개가 자랐다 한밤내 하늘을 날다 깨어나면 내 아랫부분이 이슬에 흠뻑 젖어 있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집 우물 13
새벽의 꿈 14
안성 15
연못 치기 16
새벽 신문을 펼치며 18
새끼 새 같던 날 20
거울 속의 고요 21
어머니의 손맛 22
자염 23
어정칠월이 오면 24
맛의 고향 26
감잎으로 찾아왔지 27
서대전역 28

제2부

금문교 33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4
내 사랑 버클리 36
버클리 사랑 38
크로노스 미궁에서 39
평창 순두부 40
라피엣에서 42
야간 비행 44
귀거래사 45
상아탑 46
시인의 천국 47
물의 생生 48

제3부

봄밤 53
노루귀 54
덕유산 연봉連峰에서 56
그늘을 부려놓았네 58
느티나무 59
강경포구에서 60
갯벌 낙지를 잡으며 62
느티나무와 마을 사람 63
걸매리 사람들 64
노을 속 동학사 66
발자국 67
이사리 68
횃불 70

제4부

무선부호를 송신하다 75
소금꽃 76
무창포 바닷길 77
바다 한 줌 78
풍경 밖의 풍경 79
그래도 산성동의 밤은 푸르다 80
눈 내리는 금강 82
바위 속으로 꽃 그림자 83
꽃의 마음 84
꽃길 85
꽃의 일생 86
꽃 진 뒤 87

제5부

공중의 사랑 91
대천항에서 92
만대항에서 93
안흥성 94
다도해 95
출항 96
눈사람 97
시의 언덕 98
증축 100
회오리 101
바다 102

해설
송기한 기억 속에 저장된 향기의 마취력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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