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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609 / 124쪽 188 x 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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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005년 『시와 정신』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고명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 밖은 참, 심심한 봄날이라』가 시작시인선 0253번으로 출간되었다. 첫 번째 시집 『술병들의 묘지』에서 주로 자전적인 소재를 다루었던 것과는 다르게 이번 시집에서는 삶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으로 시선을 옮겨 자신을 타자화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첫 번째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을 분리시켜 본다면 자칫 시인이 지니고 있는 근원적 슬픔을 공감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유인즉슨 시인이 풍경을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 자신과의 ‘거리 두기’를 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풍경에 자신을 비춰봄으로써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해설을 쓴 문종필 문학평론가는 “우리는 ‘울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시인과 마주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울음’은 노력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데, 울음을 얻기 위해 시인이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중략) 시인은 울기 위해 ‘나’를 배신하기도 한다. ‘나’가 ‘나’를 배신한다고 했으니,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시인이 자신의 내면에서 풍경 쪽으로 시선을 옮긴 것은 어쩌면 일상의 모든 저변을 끝내 응시하리라는 ‘다짐’으로 느껴진다. 자신을 배반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슬픔’을 객관화시켜 일상의 풍경 속에 던져 놓을 때 시인은 삶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시인이 끝내 자신을 괴롭게 하는 ‘슬픔’을 마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인에게 ‘슬픔’이 시를 쓰는 이유라면, 시는 시인이 슬픔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거처인 까닭이다.
살구색 슬리퍼가 포개져 있다
버려짐마저 따듯해 보이는 봄날
풍경 속으로 발을 집어넣었다
몸 하나가 다 들어간다
나는 뒤가 없는 사람
안부
세상에는
그라는 나무
한 그루만 있었다는 듯
그 밖은
그의 밖은
두꺼운 적막이어라
꽃 피고 꽃 지는 일
그 밖은 참 심심한 봄날이라
흰 홑청 창창한 볕에 얼굴을 대어보는데
꽃가지라면
흰 손목 두어 마디 아프게 꺾어
그 책상에서 저물도록 피어났을 터인데
핸드폰도 잠겨버린
가파른 언저리
꽃 다녀간 어제는 선몽이었고
그는 다른 바깥세상
제1부
소식 13
헝겊 인형 1 14
구름과 신발 15
명징 16
봄, 화인火印 18
이름을 불렀을 때 20
엄마의 발톱 22
숭양, 숭양이라 24
안부 26
밥과 시 27
공수마을 엘레지 28
책상의 면적 30
처음과 끝을 지우니 32
마른 풀에 베인 뺨의 노래 34
제2부
사랑 39
헝겊 인형 4 40
내 눈동자에 스미는 고요 42
시폰 원피스 43
제주집 44
락스와 얼룩 고양이 45
갈치 46
사랑을 잃은 잔느와 강아지풀의 비대칭 구조 48
구름사 50
비에게 반납하다 52
커다란 입을 가진 책상 54
발등에 바다를 얹다 56
첫눈 58
그런 방 한 칸 60
제3부
천수천안관음보살 65
헝겊 인형 3 66
아주 커다란 연꽃 접시 68
타인의 입술 69
휴일의 목록 2 70
오동꽃 만발했던 옛날에는 72
너 73
얼굴을 덮다 74
착한 무일푼 씨 76
울음 산맥 77
그 높이에서 새 떼가 산다 78
황매산 박귀전 씨 80
모기 문蚊 82
베일 83
제4부
대나무 소쿠리 87
연두 88
느티나무 꿍꿍이 89
불법不法 불법佛法 90
야구 모자 92
발바닥 화석 93
멧돼지가 출몰했다 94
헤이, 미스터 카파토키아 96
아코디언 유리창 98
꽃의 시치미 100
헝겊 인형 2 101
가을 마을 102
머윗잎 외가 104
자갈치 가자 106
얼굴에서 너무 먼 귀 107
은빛 레이스 108
해설
문종필 은빛 레이스 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