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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낮은 소리

시리즈 : 천년의시 1000 시리즈 [15]

서수자 저 | 천년의시작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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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593 / 140쪽 124 x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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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1988년 『문학정신』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수자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아주 낮은 소리』가 천년의시 0076번으로 출간되었다. 등단 후 30년 만에 내는 첫 시집인 만큼 고단한 현실 생활을 견디며 살아온 인생의 내력이 ‘아주 낮은 소리’가 되어 우리의 마음을 다독인다. 시집의 제목처럼 시인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담담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끝내 하지 못한 말이 시적 이미지로 승화되어 다채로운 빛깔의 무늬를 만들어낸다. 시인은 귀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는 나직한 목소리로 세상을 노래한다. 바꿔 말하면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것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거기에서 시적 의미를 길어 올린다. 요컨대 시인은 일상적 사건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진실을 우연과 직관을 통해 포착해 냄으로써 시를 시작한다. 정병근 시인은 “시의 곳곳에 주술과도 같은 속말들이 발화되고 있다. 쏟아내는 말들이 다글다글한 구슬처럼 보배롭다. 고단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서 일구어낸 그의 끈질긴 시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고 평했다. 주름 깊은 나이테가 고목의 얼굴이라면, 몸과 정신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과거를 되새기고 현재를 자각하는 시인의 발화 행위는 시의 얼굴이다. 행간마다 얼룩져 있는 시의 얼굴에 우리는 자신을 비춰봄으로써 세상에서 가장 낮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1944년 경남 양산 출생. 
1988년 『문학정신』 신인상으로 등단.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삼량진중학교, 부산항도중학교 교사로 재직.

머리말

br>지키고자 했다.
내게 온 것들을 지키려고 힘껏 끌어안았다.
그러나 팔은 쉬 늘어나지 않았고 지키는 일은 만만하지 않았다.
안을수록 가시덤불 속 가시는 날을 세웠다.
그래서 평생 쏟을 눈물 다 쏟아 울었고
투명 샌드백을 위에서 아래까지 엑스엑스엑스 긋고 다녔다.
눈물과 미움에도 정량이 있는 건지.
끝내는 내 팔을, 내게만 보이는 저주의 그 팔을
거둬달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말을 버렸다. 살도 버렸다.
버린다는 의미조차 버리고 나는 나를 해방시켰다.
그때부터 못다 한 말들이 내 머리 주변을 성운처럼 맴돌았다.
내 영혼의 방에 깃들길 바라는 그 말들,
그을음이 묻어 있고 때로는 피가 묻어 있었다.
나는 말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깨끗해졌다. 건강해졌다.
안 늘어나던 팔이 좌악 늘어났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내가 들락거린 문들이다.

책 속에서

지키고자 했다.
내게 온 것들을 지키려고 힘껏 끌어안았다.
그러나 팔은 쉬 늘어나지 않았고 지키는 일은 만만하지 않았다.
안을수록 가시덤불 속 가시는 날을 세웠다.
그래서 평생 쏟을 눈물 다 쏟아 울었고
투명 샌드백을 위에서 아래까지 엑스엑스엑스 긋고 다녔다.
눈물과 미움에도 정량이 있는 건지.
끝내는 내 팔을, 내게만 보이는 저주의 그 팔을
거둬달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말을 버렸다. 살도 버렸다.
버린다는 의미조차 버리고 나는 나를 해방시켰다.
그때부터 못다 한 말들이 내 머리 주변을 성운처럼 맴돌았다.
내 영혼의 방에 깃들길 바라는 그 말들,
그을음이 묻어 있고 때로는 피가 묻어 있었다.
나는 말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깨끗해졌다. 건강해졌다.
안 늘어나던 팔이 좌악 늘어났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내가 들락거린 문들이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파리지옥

파리지옥 13
장인匠人 14
알리바이 16
부재不在 17
낮잠 18
거울 20
1987년 가을 21
나비 22
민들레가 무섭다 24
게 26
능소화 28
어긋나기 29
물의 빛깔 30
설중매 31
월악산 어린 솔 32

제2부 까마귀 고기를 먹는다
순장 37
수련 38
아주 낮은 소리 40
사보텐 42
붓돌이 44
선아, 선아 45
공백 47
까마귀 고기를 먹는다 48
목소리 50
발자국 52
비겁 54
어떤 시인 56
엄마의 고관절 58
엄지가 꺾어졌다 60
꽃과 아기 62
후여어 64
백중사리 66

제3부 매화 일기
매화 일기 1 69
매화 일기 2 71
참새 74
글로셀리나 꽃가지 76
새들은 새들의 말을 하구나 77
논병아리 78
뷰포인트Veiw point 80
법흥사 극락전 82
병산서원에서 84
소쇄원의 담 86
태을동천太乙洞天 일소계一笑溪 88
사그라다 파밀리아 89
에두르다 에둘리다 90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92
토닥토닥 그림 편지 94
동티 96
손을 베다 98
카사노바야자 99
우야꼬 100
포인트 102

제4부 잠실 통신
난타 105
지문의 행방 106
잠실 발신 108
잠실통신 1 110
잠실통신 2 111
스멀대는 것들 113
나의 하나님 114
살풀이 116
백만 송이 장미 118
수다를 떨자 120
순간 122
꽃다발 124
피 드립니다 126
마지막 춤은 그림자와 함께 127

해설
이현호 슬픔을 껴안아주는 노래의 팔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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