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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586 / 124쪽 176 x 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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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987년 『분단시대』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응교 시인의 시집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면』이 시작시인선 0252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현실적 삶의 면모가 잘 드러나는 시편들이 대부분인데 시인의 시적 발아가 관념이나 추상이 아닌 삶 그 자체에서 이루어지는 까닭이다. 김응교 시인에게 타자 지향성은 현실을 지탱하는 힘이자 삶을 살아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시인이 추구하는 타자 지향성은 ‘긍휼’적 태도에 가깝다. 사회적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인에 대한 연민이 있기 마련이지만 현대사회에서 한 인간의 사회화가 긍휼과 연민 같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바래지고 사려져 가는 과정이라고 환기해 봤을 때 ‘긍휼’을 키워서 실천하는 이는 흔치 않다. 해설을 쓴 정우영 시인은 “내가 보기에 그는 거의 천성적으로 타자에게 귀 열려 마음 기울어지는 시인이다. ‘모심의 시’들을 적지 않게 만나왔지만, 그만큼 진지하게 충심으로 타자를 적어가는 시인 흔치 않다.”라고 평했다. 인간적 탐욕에 순응하지 않고 인간성 상실에 궁핍해져 가는 삶을 스스로 돌보며 성찰하는 태도가 그의 시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시적 공간을 스스럼없이 내어주는 이가 김응교인데, 이런 연유로 그는 자신보다 타인의 삶을 더 귀히 여기는 시인이다. 타자 지향적이라는 말은 얼핏 자신에게 관대하거나 자기반성을 게을리하는 태도로 오인될 소지가 있지만, 그의 경우에는 오히려 타자를 거울삼아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민낯을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창으로 기능한다. “숲을 좋아해서 수락산 기슭에서 시 쓰며 살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곧게 뻗은 한 그루 나무로 성장시키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저마다 시의 나무를 가꿀 때, 우리 사회가 울창한 숲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시인의 말
은하철도 타고 있다 돌아오니
많은 사람이 별이 되었어
영양실조에 걸려 있던 모국어 가까스로 숨을 쉰다
2018년 2월 21일
김응교
세상의 모든 숲
부엉이바위에서 그가 떨어졌던
숲속에서 주워온
부러진 나무
기타 옆에 세워두었어
친구 잃은 인디언처럼 주문을 외웠지
억울한 죽음이 이어졌어
장례식이 있을 때마다
설움에 달았던 근조 리본을 부러진 나무에 붙였어
나무야, 오늘도 누군가 돌아가셨어
부러진 나무에 귀를 대면
가끔 들리지, 골판지 닮은 사투리 연설
가끔 보였어, 철거민들의 아우성
가끔 울었어, 아이들의 절규
마른 뼈다귀처럼 일어날 뿌리
기억하고 있다면 살아 있지
극복하려 한다면 더 살아 있는 거야
잎이 마르고 나무가 죽어야
세상의 모든 숲은 다시 일어나니까
프롤로그 욱욱한 맛
끼니 13
단추 14
대 15
딱새 16
야래향 17
어김없이 술 취해 오셨는데 20
비린내는 내 친구 22
입궁入宮 24
지렁이가 듣는 노래 26
늙은 진주 28
경전 29
겉절이 30
제1부 초밥의 이력서
초밥의 이력서 33
비행기 34
남아 있는 맛에 대하여 36
메를로 뽕띠 37
위장과 대화하다 38
구름사막에 살아 40
사시미 42
세뇌공장 44
곡우의 속삭임 45
송광사 쇠붕어 46
나의 요릿집 메뉴 48
소년을 찾는다 50
쑈쑈쑈 52
언제 춘향을 봤냐구 54
출세出世하라 새여 56
야생마 58
깜짝 60
흰꽃황후나비 61
파피용 62
환幻 64
저這 65
제2부 사과우체통
성聖 지린 69
사과우체통 70
독특한 책 72
봄 74
성냥 75
혀 76
장미를 위하여 78
불법체류 80
아프리카 표범에게 82
야쿠자데이 84
기계충 85
나는 트렁크 86
사소한 탄생 87
에필로그 재미없고 힘들 때
비루한 91
세상의 모든 숲 92
재미없고 힘들 때 94
밥 딜런이 밥 달라고 96
눈 감아도 여전히 97
보이지 않는 98
잠깐 불빛이라도 99
연탄불이든 촛불이든 100
지루하고 잔혹했는데 102
왜 내 눈에만 보이는지 105
그의 묘 108
밀물 기다리는 침묵 109
해설
정우영 연민과 긍휼의 연대 111














































